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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쿠바

어쩌다 쿠바

: 14살 연하 쿠바 남자와 결혼한 쿠바댁 린다의 좌충우돌 쿠바살이

리뷰 총점9.8 리뷰 41건 | 판매지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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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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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46g | 140*200*16mm
ISBN13 9788967821562
ISBN10 896782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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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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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를 만나기 전에 나는 아주 훌륭한 조건의 남자에게 청혼받았지만, 곰곰이 생각한 후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생을 함께할 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결국 난 사람 하나만 보고 사랑을 선택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선택에 대해서 흔들림이 없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 익숙한 게 편하고 좋으니까. 하지만 두려움을 넘어서면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나를 반겨준다. 그리고 그 또 다른 세상은 나도 몰랐던 나의 달란트를 꺼내어 또 다른 인생을 살게 한다.

·내가 행복하려면 나쁜 일은 빨리 지우개로 싹 지워버리고 좋은 것만 기억하자.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즐기자. 카르페 디엠!

·삶의 질이 완벽하다는 스위스 같은 나라에서도 자살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이 어떠하든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이었다. 이제 쿠바도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니, 어쩌면 이런 아날로그적이고 불편했던 날들이 눈물겹도록 그리울 날들이 오겠지? 그때가 되면 내가 왜 예전에 좀 더 즐기지 못했을까 후회할 수도 있을 테니, 지금 덥고 깜깜해도 웃음으로 이 순간들을 즐기는 게 현명할 것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먹을 것과 생필품을 구하기도 힘든데, 건너편 집 여인은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시도 때도 없이 노래를 부른다. 처음에는 그런 그녀를 이해하는 게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가 현명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힘든 상황에 대해서 불평하기보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을 기쁘게 하는 일을 찾아서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인생을 제대로 깨닫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게 아닐까? 그동안 나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생활의 기준에 맞추어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었다. 나는 당신들과 달라요, 라는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하거나 그들의 세상을 깊이 있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내 기준으로만 그들에게 섞이려고 했었다. 이제는 달라져 볼까 한다. 내가 있는 이 천국에서 똥도 밟아보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춰 보아야겠다. 좀 더 유연한 사고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봐야겠다. 이곳에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고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려봐야 나중에 미련이 없겠지?

·온 세상이 암흑 같은 지금도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며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그동안 그런 이들을 보면 생각 없이 산다고 여겨졌는데, 생각을 고쳐먹으니 그들이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사실 그들은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데 말이다. 늘 그렇듯 정전이 되면 더워서 집 밖으로 나왔고, 심심하니까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튼 것뿐이었다. 이래서 생각이라는 게 참으로 중요하다. 나를 천국으로 데리고 갔다가 순식간에 지옥으로 빠뜨려 버릴 수가 있으니. 이 순간 내가 바라는 것은, 이 마음이 오랫동안 이어져 귀인과 천국을 제대로 느껴보는 것이다. 더위에 무척이나 약한 나의 귀인은 정전이 되어 선풍기가 멈춰버리면 절망에 빠지고, 나는 내일 길거리에 나가면 맞닥뜨릴 현실이 살짝 두렵긴 하지만, 내가 있는 이곳이 천국이라는 마음으로 사뿐히 걸어보아야겠다.

·땡땡땡… 땡땡땡…
그 소리가 들리면 나는 곧장 세탁실로 달려가서 창밖을 보았다. 말레꼰 도로에 기차가 지나가면서 기차 맨 앞에 달려있는 종이 바닷바람에 자연스레 “땡땡땡” 하고 소리를 낸 것이었다. 어린 시절 우리는 기차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의 로망을 쿠바에서 실현이라도 하듯, 기차가 지나가면 나는 매번 창가로 가서 말레꼰을 따라 시원하게 달리는 기차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집에서뿐만 아니라 밖에 있을 때에도 기차 소리가 들리면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기차를 세우고는 그곳에 몸을 실었다.

·매일 하늘만 봐도 설레는 낭만적인 쿠바지만, 현실은 힘든 것투성이라 이곳에 여행을 오시는 분들은 종종 곤란을 겪기도 한다. 대부분 내가 경험한 일이라 그런 일이 단톡방에 올라와서 보게 되면 월드클래스 오지랖 때문에 최대한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내가 겪은 것들을 다른 이들은 덜 겪길 바라는 마음과 내가 살고 있는 쿠바라는 나라에서 최대한 좋은 추억을 많이 가져갔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세계에서 가장 긴 소파’라는 닉네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실제로 쿠바인들은 말레꼰 위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말레꼰의 폭은 꽤나 넓어서 쿠바인들은 그 위를 걸어 다니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낚시를 하기도 하는데, 나는 겁이 나서 그들처럼 해 본 적은 없다.

·이십 대 때 존재의 이유를 찾으러 다니다가 처음으로 깨달음이라는 것을 얻었을 때, 그때 알았다. 남을 이롭게 함으로써 내가 이로워진다는 참된 진리를. 그리고 그랬을 때 나는 더 큰 에너지를 얻고, 내가 살아가는 데 더 많은 힘이 된다는 것을.

·나의 사랑, 나의 진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 그리고 봉사가 쿠바에서 절정의 꽃이 되었다. 지금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고, 앞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타인을 통해 알게 된 순금과 같은 것이었다. 나는 쿠바에서 사랑을 만났고, 쿠바에서 인생을 다시 배우고 있다. 누구를 위한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한 것임을 철저히 배워가고 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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