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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를 품은 이야기

남도를 품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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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604g | 152*225*30mm
ISBN13 9791191656169
ISBN10 119165616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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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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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는 가장 낮은 자들이라 호명되는 이들을 부상시켰다. 인권 없던 여성들을 역사에 전면에 내세웠다. 이것을 시대정신이라 부른다면 오늘날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단연코 서민의 문화다. 오명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민중문화라는 호명도 가하다. 한국 정신문화의 요체를 서민의 말과 몸짓과 풍속에서 길어 올려야 시대정신에 부합한다.

어느 지역이고 민족학적 기반이 없을까만 그 상징적이고 유형적인 특징들을 남도 지역을 기반 삼는 ‘남도 인문학’으로 호명할 수는 없을까? 이 책은 이렇게 낮은 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남도 인문학이라 호명한 언설들을 [전남일보]에 연재한 칼럼 중 42편을 추려 엮은 것이다. 이름도 빛도 없던 변방과 소외된 이들을 기억하고 모두를 일으켜 세울 레퓨지움에 대한 나의 간절한 사랑이다.
---「프롤로그」중에서

방에는 신방이 꾸려졌다. 마당에서의 왁자지껄한 폐백이 끝난 후 인형(허재비 망자)들은 방안의 신방으로 옮겨졌다. 당골은 병풍을 치고 안쪽에 요를 깔았다. 두 인형을 나란히 눕힌 뒤 새로 만든 고운 이불을 덮어주었다. 윗목으로 술상을 차렸다. 이승에서 맛보았을지도 모를 좋은 술을 나눠마시게 될 것이다. 신발을 벗기고 병풍으로 신방을 가렸다. 누군가 밖에서 엿보다 말했다. “신랑, 술 쪼끔만 마셔!” 여기저기 웃음이 터졌다. 망자들의 죽음을 벌써 잊은 듯, 새로 열릴 또 하나의 세계에 대해 모두들 기대하는 눈치였다.

다시 마당에서는 한 밤이 지새도록 망자들에 대한 씻김굿이 이어졌다. 때때로 반백년도 전에 죽었을 조상들이 출현하기도 하고 어딘지 모를 세계로부터 이런 저런 망자들이 초청되기도 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진행되는 씻김굿 속에서 울다 웃기를 반복했다. 그랬다. 이들이 건져 올린 것은 파도 사이 흩뿌려졌던 어린 남녀의 넋이라기보다는 그네들이 차마 거두지 못했던, 그래서 울다 웃다를 반복한 모든 이들의 마음이었던 것이다.
---「이승에서 못 푼 고난 풀고 가라」중에서

“나는 이 씨 문중에 안 묻힐라요.” 형수가 대뜸 말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당가요?” 형수가 눈을 흘겼다. “대장들이 줄줄이 묻혀있는 곳에 가면 또 구박받고 시집살이할 터인데, 내가 왜 거기 묻히겠소?”

선산에 묻혀있는 시할머니로부터 시어머니 등을 대장이라 표현한 것이다. “에이, 그래도 그렇지. 법통이 있는 가문인데요. 열녀를 낳고 효부를 낳은 집안 아닙니까?” 내 너털웃음을 받는 형수의 대답이 쌀쌀하고도 옹골찼다. “흥! 열녀고 효부믄 뭐 한다요. 내 죽으면 뼈를 몽글디 몽글게 갈아서 너른 들판에 뿌리라 할라요. 훨훨 잔 날아 댕기게.” 그래, 훨훨 날아다니고 싶으셨던 것이구나. 형수에게는 자유롭고 화평해야 할 가정이 종가와 문중으로 불리는 감옥이었던 셈이다.

많은 여성들이 종부 혹은 며느리란 이름으로 호명되며 이른바 가문의 뼈대를 세우고도, 시대가 유수와 같이 흘렀다. 여성 상위시대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말할 수 있는 것은 열녀나 효부가 가진 의미에 대해 이미 오래 전부터 성찰을 시도 했다는 것. 그래서 지금 남아있는 기념비, 제각 등의 유물 유적들은 추모와 더불어 성찰의 대상이어야 한다는 점이 아닐까.
---「효부는 말한다, 뼈대 있는 집안이 뭐라고」중에서

1955년 어느 날 아침, 전쟁의 참화가 채 가시지 않은 시절, 유달산 계곡을 오르다 보니 어디선가 노래 소리가 들렸다. 여리고 작은 목소리, 판소리였다. 가까이 가보니 두 명의 어린 꼬마 아닌가. 말을 걸어 본다. 어디서 온 명창들인고? 꼬마들이 손을 입에 대고 까르르 웃기만 한다. 아침마다 유달산엘 오르는고? 둘 다 고개를 끄덕인다. 금방 부른 판소리는 무슨 소리인고? 킥킥거리며 고개만 양옆으로 흔든다. 노래만 하는 벙어린고? 그때서야 한 친구가 대답을 한다. “안중근전이야요.”

다시 물어본다. “안중근전? 그런 판소리도 있는고?” “예, 우리 엄마가 가르쳐주신 판소리야요.” 더 궁금해진다. 엄마가 가르쳐준다니. “네 엄마 이름이 무엇인고?” 다른 한 친구가 대답한다. “우리 선생님 이름은 장월중선이야요.” 고사리 손으로 다시 입을 가리고 웃더니 이내 계곡 밑으로 쏜살같이 달려 내려간다. 날마다 유달산에 올라 소리 공부를 했던 이들, 바로 판소리계의 거목으로 성장한 안향현과 월중선의 딸 정순임이다.
---「전통을 버무려 재창조하는 법」중에서

베니또는 일본식 이름인 듯했다. 아버지를 한국인 오 씨로 기억했다. 때는 제2차 세계대전, 일본군으로 징용된 군인의 이름이 오 씨였다. 현지인 아내를 들였던 모양이다. 베니또를 임신했을 무렵 전쟁이 끝났다. 일본군으로 전쟁에 나섰던 이들이 대거 소환되었다. 베니또의 아버지 오 씨는 어디로 소개(疏開)되었을까? 아마도 일본, 아니면 북간도나 중국 동북 삼성의 어디였을 것이다. 그저 아버지가 오 씨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다.

나는 베니또의 집에 머물렀다. 날이면 날마다 베니또와 차를 마셨다. 흔들리는 바람과 나무와 바다에 대해 얘기했다. 섬사람들을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때때로 그물침대에 누워 출렁이는 파도 소리를 들었다. 밤이면 베니또의 딸들이 들려주는 추키 노래(Chuukese Song)를 들었다. 함께 웃고 박수 치며 즐거워했다. 베니또가 혹시 아리랑을 부를 수 있는지 주문해봤지만 미디어를 통해서 접한 것이 전부였다.
---「베니또의 오 씨 아버지’ 중에서

서복이 동남동녀 500명을 데리고 이 마을에 와서 샘물을 마셔보니 물이 너무 차서 ‘냉천(冷泉)마을’이라고 했다. 서시천은 서복이 9척의 배에 청춘남녀 3천 명을 데리고 남해를 지나 지금의 섬진강인 다사강을 따라 올라가다가 구례의 서시천을 통해 지리산으로 들어갔다는 곳이다. 하지만 불로초를 구하지 못하고 탐라(제주도)로 갔다 한다.

서복과 관련된 논의의 쟁점은 주로 중국에서의 출발지, 한국에서의 경유지, 일본에서의 정착지로 귀결된다. 지명 전설이나 도교의 삼신산 관련 설화들이 그 중심에 있다. 중국에만도 출발지가 10여 곳을 상회하는가 하면 일본에서의 정착지도 십수 곳을 상회한다. 그만큼 한중일의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도 경유지뿐만이 아닌 기착지 등으로 전국에 걸쳐 지명 전설이 전승되어 온다.

그렇다면 서복이 해 뜨는 동쪽으로 건너온 까닭은 무엇일까? 의심의 여지없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서다. 불로초는 무엇일까? 산삼 같은 약초라기보다는 도교적 이상 세계에 대한 은유로 보는 것이 옛이야기의 행간을 읽어내는 기술이다.
---「한반도에는 불로초가 자란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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