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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270*220mm
ISBN13 9791185772882
ISBN10 11857728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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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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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전세계가 멈춘 지 2년이 지났다. 나의 여정도 함께 멈추었다. 언제나 간단하게 싸는 짐, 꼭 필요한 것만 쟁여놓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게 준비한 여행가방, 그 여행 가방을 바라보면 아득하게 펼쳐진 스페인의 순례자 길과 실크로드, 중동의 사원에서 울려 퍼지던 기도 소리가 흘러나오는 듯하다. 오지 마을에서 반갑게 맞아주던 원주민들의 삶이 살아오는 듯하다.

어쩔 거나? 위안을 삼고자 잠시 보았던 ‘자오족’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결혼을 앞둔 아들을 위해 신부의 집으로 보낼 지참금을 마련하기 위해 밤을 새워 가며 한 올 한 올 수를 놓는 어머니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그렇게 꼬박 밤을 새운 정성으로 다음 날 어린 딸까지 동원해서 관광객들에게 판매에 나서지만 원하는 만큼 실적이 오르지 않아 아들 걱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 기껏 해야 몇 천 원이라 관광객에게는 푼돈에 불과하지만 그들에겐 소중한 양식이 되고, 아들의 결혼 지참금이 되는 것을.

그렇다. 인당갤러리에 모셔진 상품들이 다 그렇다. 작은 보자기 하나, 작은 목각인형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그 물건 하나 팔아놓고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환하게 웃어주던 오지에서 만난 원주민들의 순수하고 밝은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람 사는 모습을 가장 진실하게 보여주던 그 해맑은 모습들.

이제 이들을 사진으로 찍어 한 권의 책자로 엮고 보니 모든 것들이 동시 다발성 데자뷔를 이루고 있다. 따뜻한 사람의 숨결이 흐르고 있다. 눈을 감고 그 기억들을 떠올리며 나는 지금도 여행 중이다. 팬 데믹 코로나도 따뜻한 사람의 숨결로 이어진 세계촌의 정경에는 어쩔 수 없을 것이라 본다. 이제 좀 시간이 지나면 코로나도 어쩔 수 없이 어여 떠나라고, 가서 더 많은 나라의 사람들과 데자뷔를 느끼며 좋은 세상 마음껏 누리라며 자리를 비켜줄 것이라 확신한다.
--- 「에필로그) 작은 보자기 하나 작은 목각 인형 하나라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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