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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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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100쪽 | 246g | 167*230*8mm
ISBN13 9791197695704
ISBN10 1197695702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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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수, 커서 뭐가 될래?”
할머니는 목에 걸린 수건으로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물었다. 힘줄이 울뚝불뚝 불거진 할머니의 거친 손이 한수의 눈에 맺혔다. 그만 한수의 목에 뜨거운 물 같은 것이 솟구쳤다. 한수는 할머니의 그 땀이, 거친 손이 가슴 아팠다.
“응, 돈 이따만큼, 많이많이 벌어서….”
한수의 팔이 빈 하늘에서 커다란 원을 그렸다. 그리고 할머니의 눈도 한수의 팔을 따라 커다랗게 움직인다.
“커다란 집에서, 응, 아주아주 커다란 집에서….”
보라도 한수 곁에 나란히 서서 할머니를 보며 두 팔로 커다랗게, 커다랗게 원을 그렸다.
--- 「비탈」 중에서

누르스름한 몸빛에 까만 얼룩 점무늬가 있는 아기 두꺼비는 짧고 오동통한 네 다리로 흙바닥을 꽈악 그러쥔 채, 마치 자기가 땅인 척 시치미를 뚝 떼고 있었어요. 오돌토돌한 돌기를 바짝 세우고 졸린 듯한 눈으로 앞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말이죠. 만약 숨을 쉴 때마다 배가 볼록거리지만 않았다면, 순이도 아기 두꺼비가 땅인 줄 깜빡 속았을 거예요.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중에서

이제 붕은 없어.
청명한 초가을 하늘을 수놓는 한 떼의 잠자리들을 아련히 바라보며,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붕’이라고 부르는 시기가 사라졌다고 해서 내 안에 아로새겨진 그 풍요로운 세계마저 떠나가는 것은 아니다. 따뜻하고 안전한 어머니의 품을 떠나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내 마음속 깊은 곳에는 언제나 어린 날의 ‘붕’ 이 살고 있을 것이다.
--- 「나의 잠자리, 붕」 중에서

이내 돌이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아기 너구리에게 “안녕!” 하고 인사했어요. 달개비 덤불 숲에 죽은 척 머리를 처박고 있는 아기 너구리의 엉덩이에 대고요. 그리고는 돌아서서 힘차게 뛰어갔답니다.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저물 무렵, 아무도 없는 텅 빈 고갯마루에 맑고 경쾌한 발소리를 울리며.
--- 「집으로」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비탈〉 : 부모를 사고로 잃고 폐지를 주우며 사는 할머니와 어린 동생과 함께 사는 한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요? 입에 단내가 나올 정도로 가파른 비탈을 올라야 만날 수 있는 송현동 산동네 한수의 집. 한수는 오늘도 세상의 편견과 차별로 인해 상처를 받았지만, 할머니의 수레를 밀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렴풋한 희망과 행복의 단꿈을 꿉니다. 돈을 많이 벌어 커다란 집에서 할머니와 동생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한수의 마음이 잔잔한 울림을 전해 줍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순이에게 집은 늘 엄마가 기다리고 있는 집입니다. 심부름 길에서 ‘돌차기’ 놀이를 하거나 아기 두꺼비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잠깐 딴청을 피워도 괜찮습니다. 날이 저물면 “어서 와서 밥 먹어야지!”라며 순이를 부르는 반가운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고, 순이는 바람결에 구수한 밥 냄새가 실려 오는 집으로 향합니다.

〈나의 잠자리, 붕〉 :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막둥이 동이는 아름다운 비행을 하는 잠자리를 ‘붕’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잠자리’라는 말을 외우게 하려는 언니와의 다툼 끝에 소중했던 한 순간을 떠나보내는 경험을 하지요. 동이는 이 성장통을 겪으며 한층 더 자라나지만, 풍요로웠던 이 시절을 가슴 깊이 새깁니다. 동이가 고단한 삶에 지칠 때마다 어린 날의 붕과 누구보다 동이를 사랑했던 엄마의 모습은 동이의 마음속에 되살아나 고요하고 눈부신 평화로 찾아올 것입니다.

〈집으로〉 : 빰이 토실토실하고 눈이 똘망똘망한 꼬마 돌이는 심부름을 다녀오던 길에 아기 너구리를 만납니다. 호기심이 많아 엄마 너구리가 없는 사이에 사람 마을로 내려와 양말을 입에 물고 집으로 돌아가던 너구리였지요. 아기 너구리는 덜컥 겁이 나 마음속으로 엄마를 애타게 불렀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이런 너구리의 마음을 돌이도 알아챈 걸까요? 돌이는 장난 대신 인사를 건네고 애타게 자신을 기다릴 엄마를 생각하며 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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