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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우니부스 플루람 : 텔레비전과 미국 소설

에 우니부스 플루람 : 텔레비전과 미국 소설

[ 양장 ] 알마 인코그니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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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56g | 136*220*24mm
ISBN13 979115992356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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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라는 족속은 훔쳐보는 습성이 있다. 그들은 대체로 숨어서 엿본다. 그들은 타고난 관찰자다. 그들은 보는 자다. 지하철에서 무심한 눈길을 보내지만 어딘지 소름 끼치는 승객이다. 포식자에 가까운 눈빛. 이것은 인간 조건이 작가의 먹이이기 때문이다. 소설가는 교통사고 구경하려고 속도를 줄이는 운전자처럼 다른 사람들을 쳐다본다. 그들은 ‘목격자’로서 직접 보고 싶어서 안달한다.
하지만 소설가는 그와 동시에 지독하게 자의식적인 성향이 있다. 생산적인 시간의 상당 부분을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꼼꼼히 조사하는 데 할애하며 덜 생산적인 시간의 상당 부분 또한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노심초사하는 하는 데 쓴다.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어떤 모습인지, 셔츠 자락이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았는지, 치아에 립스틱이 묻어 있진 않은지, 자신이 훔쳐보는 사람들이 자신을 숨어서 엿보는 소름 끼치는 사람으로 여기진 않을지.
--- pp.9~10, 「에 우니부스 플루람」 중에서

물론 텔레비전의 거대한 환상에 따르는 단점은 그것이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진짜 경험의 한계에서 도피하는 것은 별미로서는 훌륭하다. 하지만 주식主食으로서는 나 자신의 현실을 덜 매력적으로 만들고(현실 속에서의 나는 사방에 한계와 제약이 있는 데이브라는 일개인에 불과하기 때문), 내가 현실을 최대한 활용하기에 부적합하도록 만들고(내가 현실 속에 있지 않은 척하는 일에 시간을 전부 쓰기 때문), 나의 도피주의 때문에 불쾌하지는 바로 그것으로부터 나를 도피시키는 장치에 점점 더 의존하게 만든다.
--- p.105, 「에 우니부스 플루람」 중에서

이 나라에서 벌어질 다음번의 진짜 문학적 ‘반란’은 반反반란자의 기묘한 무리로서 나타날지도 모른다. 타고난 관음자인 그들은 반어적 관찰에서 대담하게 한발 물러나는 자이며 간단명료한 원칙들을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옹호하고 표현하는 자다. 미국의 삶에 깃든 오래되고 진부한 인간적 역경과 감정을 경의와 확신으로 대하는 자다. 자의식과 힙한 피로를 멀리하는 자다. 물론 이 반반란자는 시작도 하기 전에 시대에 뒤떨어질 것이다. 페이지 위에서 죽을 것이다. 너무 진실하기에. 틀림없이 억압당할 것이기에. 퇴행적이고 예스럽고 순진하고 시대착오적일 것이기에. 어쩌면 그게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게 그들이 다음번의 진짜 반란자가 될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 p.115, 「에 우니부스 플루람」 중에서

‘떡 치려는 인간의 의지’라고? 떡은 짐승도 다 칠 줄 안다. 하지만 인간만이 색정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은 생물학적 짝짓기 충동과 전혀 다르다. 색정은 인간의 삶에서 필수적인 정신적 힘으로서, 장애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장애물 ‘때문에’ 수천 년을 버텨냈다. 평범한 교미가 색정을 담고 정신적 힘을 품게 되는 것은 장애물, 갈등, 금기, 결과로부터 양날의 성격을 부여받는 바로 그 지점에서이며, 의미 있는 섹스는 극복이자 굴복이요, 초월이자 위반이요, 의기양양하면서도 끔찍하고 황홀하고 서글프다. 거북과 각다귀도 짝짓기를 할 수 있지만, 인간만이 거역하고 위반하고 극복하고 사랑할, 즉 ‘선택’할 수 있다.
--- pp.121~122, 「새로운 불 속으로 다시」 중에서

진부하게 들리(렸)겠지만 진정한 성은 서로 연결되는 것, 자아와 자아를 나누는 간극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세우는 것이다. 성은 궁극적으로 ‘상상력’에 대한 것이다.
--- p.126, 「새로운 불 속으로 다시」 중에서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그토록 관심이 없는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현대 정치인들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언급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름 붙이기조차 힘든 방식으로 우리에게 깊은 상처를 가하기 때문이다. 눈알을 부라리며 무시하는 게 훨씬 쉽다. 어쩌면 여러분은 이 모든 얘기조차 듣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 p.180, 「기운 내, 심바 안티후보 트레일에서 보낸 일주일」 중에서

이것은 우리 모두가 중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배운 것과 같다. 내가 투표하고 당신이 투표하지 않으면 내 표의 비중은 두 배가 된다. 주변부만 이런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다. 대다수 젊은이가 정치를 혐오하고 투표하지 않는 것은 실은 매우 힘 있는 주류 세력에도 유리하다. 이 또한 여러분이 견딜 수만 있다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 p.182, 「기운 내, 심바 안티후보 트레일에서 보낸 일주일」 중에서

정치가 지겹고 신물 나서 투표하지 않는 것은 두 주요 정당의 굳건한 주류에 투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부디 믿어주시라) 바보가 아니며 여러분으로 하여금 혐오하고 지겨워하고 냉소하게 하여 예비 선거일에 집에서 대마초나 처빨고 MTV나 처볼 온갖 심리학적 이유를 대는 것이 자기네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예리하게 자각한다. 원한다면 집에 처박혀 있는 거야 여러분 자유다. 하지만 자신이 투표하지 않는 거라는 개소리는 하지 말라. 실제로도 그렇다. 투표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투표함으로써 투표하거나 집에 처박혀 골수 지지자들 표의 비중을 암묵적으로 늘려줌으로써 투표하거나 둘 중 하나다.
--- pp.211~212, 「기운 내, 심바 안티후보 트레일에서 보낸 일주일」 중에서

위대한 지도자와 위대한 세일즈맨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다. 물론 비슷한 점도 있지만. 위대한 세일즈맨은 대체로 카리스마가 있고 호감이 들며 종종 우리로 하여금 우리 스스로는 하지 않을 일(물건을 사고 의견에 동의하는 것)을 하고 그것에 대해 만족하도록 할 수 있다. 여기에다 많은 세일즈맨은 기본적으로 존경할 구석이 아주 많은 점잖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위대한 세일즈맨조차도 지도자는 아니다. 이것은 세일즈맨의 궁극적이고 최우선적인 동기가 사익이기 때문이다─세일즈맨이 파는 것을 여러분이 사면 그는 이익을 얻는다. 따라서 세일즈맨이 매우 힘 있고 카리스마 있고 존경할 만한 성격이고 심지어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이 ‘여러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물론 실제로 그럴 수도 있다) 설득할 수 있을지라도, 그래도 여러분의 작은 일부는 언제나 세일즈맨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그 자신을 위한 무언가임을 안다. 그리고 이 자각은, 물론 따끔한 주사처럼 사소한 고통이고 의식되지 않을 때도 많지만…… 고통스럽다.
--- pp.241~242, 「기운 내, 심바 안티후보 트레일에서 보낸 일주일」 중에서

세일즈맨이든 지도자이든 둘 다 아니든 둘 다이든, 최종적 역설은, 빙글빙글 돌며 매케인을 감싼 선거 운동 퍼즐의 모든 상자와 네모 안쪽 깊숙이 들어 있는 정말로 작은 핵심적 역설은 그가 진짜로 ‘진짜’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그의 가슴속이 아니라 여러분 가슴속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깨어 있도록 노력하라.
--- p.253, 「기운 내, 심바 안티후보 트레일에서 보낸 일주일」 중에서

참사’의 한 가지 부작용은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전화하려는 압도적 욕구였다.
--- p.271, 「톰프슨 여사의 집에서 본 광경」 중에서

이 블루밍턴 여인들을 표현하(는 듯 여겨지기 시작하)는 말은 ‘순진무구’다. 이 방 안에는 많은 미국인에게 특이하게 보일 만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냉소주의가 놀랄 만큼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 ‘전에 본 거잖아’라는 역겹고 명백히 포스트모던적인 불만을 제기할 정도로 세상 물정에 밝다고 할 만한 사람은 이 중에 아무도 없다. 이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모두 함께 앉아 진심으로 애통해하며 기도하는 것뿐이다.
--- pp.274~275, 「톰프슨 여사의 집에서 본 광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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