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할 줄 아는 것에 안주합니다. 기존 콘텐츠를 십분 활용하여 ‘빠른 수정’을 진행합니다. 우리(또는 동료)가 최근에 만든 슬라이드에서 출발해, 슬라이드들을 꿰맞춥니다. 글머리 기호 텍스트를 가득 채우고,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모든 차트를 갖다 붙입니다. 사내 포털에 돌아다니는 마케팅 팀의 ‘예쁜’ 슬라이드도 빼놓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종류의 일관성이 없는, 뒤죽박죽이 된 커뮤니케이션을 뜻하는 전문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프랑켄데크Frankendeck입니다.
--- p.1
발표자가 온갖 차트와 도표들, 글머리 기호가 붙은 사실들을 쏟아내던 회의 시간(대면 회의든 원격 회의든)을 떠올려 보세요. 그중 기억나는 게 있나요? 그렇다면, 줄지어 늘어선 숫자인가요, 아니면 그 데이터가 말해준 스토리인가요? 아마 대부분의 경우 여러분은 스토리를 기억할 것입니다(하나라도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요).
--- p.10
모든 스토리에는 뼈대를 이루는 4가지 지표가 있습니다. 배경, 등장인물, 갈등, 해결입니다. 이 요소들이 친근하고, 인간미가 있으며, 만족스럽게 느껴지는 생각의 패턴을 만들어 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우리의 감정을 자극할 때, 우리는 그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 p.30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서 갈등이 부족하면 단순히 지루한 정도겠지만,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에 갈등이 없다면 지루함을 떠나, 의미 없는 엄청난 시간 낭비입니다. 갈등은 청중이 관심을 가져야 될, 즉 몸을 기울이고 들어야 될 이유를 제공합니다. 명확하게 정해진 갈등의 부재는 회의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주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불필요한 전화나 이메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까닭에 청중은 의문 속에 남겨집니다. ‘우리가 해결해야 될 문제가 뭐지? 왜 여기 앉아 있지?’이런 일이 날이면 날마다, 또 조직마다 발생합니다. 여러분의 조직도 예외가 아닙니다.
--- p.39
청중이 유일하게 기억하도록 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여러분의 핵심 아이디어, 여러분의 WHAT입니다. 여러분이 갈등을 성공적으로 소개했다면, 즉 청중의 관심을 끌었다면 그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 그들은 그 불편함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기를 원합니다. 그들에게는 지금, 갈등을 극복하고 여러분이 제시하는 해결책을 수용하게 할 또 하나의 정신적 매개가 필요합니다. 바로 여러분의 핵심 아이디어가 그들의 바람을 충족시키고, 안도감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 p.50
‘헤드라인’과 ‘제목’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잠깐 슬라이드를 떠올려 주세요. 슬라이드 상단에서 ‘다음 단계’, ‘매출’ 또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업데이트’ 같은 제목들, 모두 본 적 있으시죠? 맞습니다. 이 제목 글씨들은 다른 어떤 단어나 그림보다 크고 굵직합니다. 쓸모도 없는데 말입니다. 슬라이드가 의논할 가치가 있음을 알리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스토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 않습니다. 그중 가장 최악은, 청중이 여러분의 메시지를 해독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몰두하게 강요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제목은 끔찍한 자원 낭비입니다.
--- p.64~65
시각적인 스토리를 구축하는 경우에도, 여러분은 시각 자료 이전에 헤드라인부터 작성해야 합니다. 스토리의 윤곽이 되는 헤드라인이 시각 자료 선택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이디어들을 자유롭게 메모해도 좋지만, 디자인하기 전에 헤드라인을 먼저 짜는 편이 가장 좋습니다.
--- p.68
보통 시각 자료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둘 중 하나입니다. a) 시간이 부족하거나 b) 믿고 따라갈 스토리 전략이 없거나. 먼저 시간 얘기부터 하죠. 모든 사람이 시간을 아끼기 위해, 기존 콘텐츠를 재활용하거나 용도를 바꿔서 사용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기 위해, 기존 자료나 ‘빌려온’ 슬라이드를 취합합니다. 처음에 이 방법은 정말로 시간을 절약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은 일관성을 포기한 대가일 뿐입니다. 왜 그럴까요? 먼저 스토리 전략을 세우지 않고서는 일관된 자료를 작성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 p.81
비즈니스계의 최신 화두는 무엇일까요? 바로 피벗™입니다. 경영진이나 주요 관계자를 대할 때는, 그들의 니즈에 맞춰 유연하게 피벗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핵심 아이디어로 시작되는 스토리의 중심 구조를 기반으로 사용하되, 청중으로부터 받는 피드백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 p.203
마침내 의사 결정권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중요한 회의를 잡으셨습니다. 아, 한 가지 문제가 있다고요? ‘회의실’이 가상이군요. 여러분이 일반적인 대면 회의에 사용하는 슬라이드 자료는 매우 탄탄하고 잘 검증되었습니다. 또한, 늘 바쁘고 유능한 비즈니스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시간을 절약하고 싶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같은 스토리를 원격으로 발표하면 안 되나요?’ 네. 안 됩니다! 가상 환경의 스토리텔링은 달라야 합니다. 회의실에서 수도 없이 익숙하게 사용해 온 프레젠테이션 덱이, 원격 회의에서는 매우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 p.238
여러분 모두, 갑자기 폭발적으로 유행하다가 순식간에 잊힌 사업 트렌드를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은 그런 한때의 유행이 아닙니다. 잊지 마세요. 우리 인간은 수천 년 동안 이야기와 함께 해왔다는 사실을요. 단지 비즈니스를 위해서 쓰지 않았을 뿐이지요.
--- p.255
코칭은 조언보다는 사실 질문하기에 가깝습니다. 베스트셀러인 《좋은 리더가 되고 싶습니까? 충고보다는 질문으로 창조하는 새로운 코칭 습관》에서 마이클 번게이 스태니어Michael Bungay Stanier는, 모든 코치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이야기 이면의 것들을 질문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모든 사람이 훌륭한 코치로 타고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스토리를 이루는 논리와 가정에 대해 체계적으로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 p.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