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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가을

고려의 가을

: 여말선초의 인물과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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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676쪽 | 150*220*35mm
ISBN13 9791197053337
ISBN10 119705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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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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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행복이 자라는 대지가 아니다. 역사 속에서 행복한 시기는 빈 페이지이다. 불행한 시기에 역사는 오히려 창조의 에너지로 충만하다. 한국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가 몰아닥친 14세기 말과 19세기 말도 그랬다.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역사가 바뀌었다. 14세기 말은 변혁에 성공하여 조선이 건국되었다. 19세기 말은 실패하여 나라가 망했다. 어떤 경우에도 변혁을 위한 에너지는 심대했다.

이 변혁에 의해, 14세기에는 한국의 전통적 정체성이 탄생했다. 19세기에는 근대적 정체성을 향한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공민왕대 이후 40여 년 동안 고려는 부단한 전쟁과 기근, 폭정을 겪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매우 창조적인 시대였다. 고려말의 구세주의적 지식인들은 국가의 타락과 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고난을 슬퍼했다. 이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이들은 성리학을 받아들여 변혁 운동에 헌신했다. 그 결과 1392년 조선이 건국되었다.
--- p.4

고려말 공민왕(恭愍王, 1330-1374)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뛰어난 자질과 원대한 이상을 갖고 쓰러져 가는 나라와 백성을 구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나라와 백성은 물론이고 그 자신조차 구하지 못했다. 운명의 여신이 그를 버렸고, 삶은 비극으로 끝났다. 몽골 왕비 노국공주와의 순애보적 사랑은 그 한 사례이다. 공민왕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그녀는 그토록 원하던 아들을 낳다 세상을 떠났다. 그 뒤 공민왕의 영혼은 죽었다.

뛰어난 화가였던 공민왕은 손수 그녀의 초상을 그려놓고, “밤낮으로 식사를 대할 때면 슬피 울며, 3년 동안 고기반찬을 들지 않았다. 벼슬에 임명받거나 사신으로 나가는 신하들은 모두 능에 가서 궁중에서 예를 행하는 것과 같이 하게 하였다.”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산 사람처럼 대한 것이다. 지극한 사랑은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되었다. 죽어서도 그는 노국공주 옆에 묻혔다. 노국공주의 정릉과 나란히 선 공민왕릉은 고려의 유일한 쌍릉이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다.

하지만 공민 왕의 실패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지고한 사랑은 결과적으로 국가와 백성의 안위를 위태롭게 했다. 국가와 정치를 담당하기에는 그는 너무 인간적이었다. 국가와 정치의 최고 목적은 인간을 위한 것이지만, 그 목적을 위해 때로는 인간을 넘어서야 한다. 그런 사례는 역사에 숱하다. 사실 공민왕은 왕건과 더불어 고려가 낳은 가장 걸출한 왕 중 하나였다. 한 시대를 넘어 고려왕조의 마지막 희망이 그의 어깨에 지워져 있었다. 시대도 그러했고, 지위도 그러했고, 능력도 그러했다. 하지만 공민왕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 p.17-18

조선건국의 관점에서 볼 때, 이색의 역할과 의미는 양면적이다. 조선은 그의 사상에서 배태되었으나, 그 자신은 조선건국에 반 대하는 정치세력의 정신적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조선은 세 개의 큰 변동 속에서 탄생했다. 첫째는 대륙에서의 원명교체, 둘째는 전제개혁, 셋째는 유불(儒佛) 사상교체이다. 이중 이색이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유불교체이다.

이색을 통해 성리학이 비로소 고려의 정치와 역사의 전면에 부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배출된 인물들이 조선건국의 주역들이었다. 하지만 그는 전제개혁에 반대했다. 원명교체에 따른 대외정책 변경에도 소극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색의 종국적인 정치 행로는 자신의 정신적 산물과 대결하는 것이었다. 정신과 세계가 분열된 것이다. 정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세계의 변화가 더 컸다. 이색의 개인적 삶이 불행해진 것은 그 때문이었다.
--- p.182-183

최영(崔瑩, 1316-1388)은 어떤 의미에서 고려말의 자베르였다. 옳은 길에 온 삶을 바쳤는데, 생의 마지막에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역설적이고 비극적인 삶이다. 『레 미제라블』의 자베르 경감이 그렇다. 그는 범죄자의 아들로 감옥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법 은 밤하늘의 별 같은 것”이란 신념을 가지고 법의 수호신이 되었다. “밤하늘의 별은 조용하지만 흔들리지 않는다. 그 별을 보고 사람들은 좌표로 삼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가면 별은 항상 정해진 그 자리에 서 있다.” 확실히 그런 사람이 없으면 사회는 정글일 것이다. 법은 인간다움의 조건이다.

그런데 법이란 무엇인가? 자베르는 이 질문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장발장 때문에 자베르는 이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이 그를 파괴했다. 그는 발밑 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고, 다리에서 몸을 던졌다. 역설이란 하나의 가치를 다른 가치로부터 보는 것이고, 그로부터 생겨나는 깊은 크레바스이다. 그 깊이가 비극의 깊이이다. 최영은 자베르와 달리 자신의 삶에 내포된 역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죽었다. 비극적 죽음이었지만, 정신적으로 비극적이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부조리 가 아닌 순교로 이해했다. 그런 견결함이 최영을 역사의 충신으로 만들었지만, 그런 둔감성이 그 삶의 비극성을 잉태한 것이다.
--- p.313-314

이 제문은 정몽주 자신의 정신적 운명에 대한 예언이다. 그 역시 정치 속에서 그의 정신을 완성하고자 했으므로, 그것은 또한 그의 정치적 운명이기도 하다. 그도 본질적으로 김득배와 같은 죽음을 맞이했다. 정치적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정략의 희생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득배와 달리 그는 자신의 죽음에 내포된 이념적 의미를 자각하고 있었다. 정몽주의 죽음은 조선인의 영혼을 울렸고, 단순한 정치적 사건을 넘어 정신적 사건이 되었다. 정몽주는 세계와 인간의 크레바스를 죽음을 통해 연결시켰다. 이것이 성리학의 이념이 세계와 정치 속에 존재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정몽주의 죽음은 순교가 되었다.

이성계와 정도전이 조선을 세웠지만, 조선의 정신적 탄생은 근본적으로 정몽주의 죽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송시열은 정몽주가 “조선 문명의 창성을 열어놓아서 우리 동방 사람으로 하여금 망극한 은혜를 받게 하였다.”고 말한 것이다. 그것은 예수의 죽음이 기독교의 탄생에서 가진 의미와 본질적으로 같다. 플라톤은 이 세계에서 정신이 실현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대개 불교처럼 산중(山中)이나 혹은 예수처럼 십자가 위에서만 실현되는 것이다. 정몽주의 절규는 세계 속에 나타난 정신의 고통을 상징하고 있다. 세계는 정신이 살기에 험난한 곳이다.
--- p.353-354

건국 후 이성계가 겪은 불행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신적 안식처인 신덕왕후 강씨가 먼저 세상을 하직했다. 제1차 왕자의 난으 로 아들 방번과 방석, 사위 이제, 고굉(股肱)의 신하 정도전, 남은이 피살되었다. 조온, 조영무, 이무, 조준 등 이성계의 은혜를 입은 오랜 신하들도 모두 이방원 편으로 돌아섰다. 재위 7년만인 1398년 그는 왕위에서 내려왔다. 사실상 이방원에 의해 폐위당한 것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아들과 신하, 왕위 모든 것을 잃었다.

1399년 이성계는 과부가 된 경순공주를 비구니가 되게 하였다. 머리를 깍을 때 그녀는 눈물을 줄줄 흘렸다. 이성계 자신도 불교에 깊이 귀의했다. 하지만 슬픔과 분노는 사라지지 않았다. 일찍이 노승 신강(信剛)에게 “방번과 방석이 다 죽었다. 내가 비록 잊고자 하나 잊을 수가 없구나!”라며 비통해했다. 언젠가 정종과 이방원이 베푼 잔치에서 “밝은 달은 발에 가득한데 나 홀로 서 있네. 산하는 의구한데 사람은 어디 있는가?”라는 시를 지은 뒤 “나의 이 글귀에는 깊은 뜻이 있다”고 말했다. 깊은 고독과 외로움 속에 홀로 울고 있었던 것이다.
--- p.425-426

모든 국가의 탄생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국가는 정통성, 제도, 관습을 결여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하의 질서는 일차적으로 폭력을 수반하는 강력한 권력과 강인한 정치적 인격에 의해 수립된다. 이 때문에 마키아벨리는 심지어 “어떤 악덕을 행사하지 않으면 자기 나라를 구제하기 힘든 경우에는 그 악덕에 대해 비난받는 것을 너무 우려해서는 안 된다”는 극단적인 충고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충고는 인간적으로 권장될만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정치가의 잔인성이 오직 인간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마키아벨리가 묘사하고 있는 건국자의 과업은 ‘인간성’(humanity) 의 가장 가혹한 시련으로 보인다. 악 속에서 인간성을 지킬 수 있는 인간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가는 정치의 필요성 때문에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모든 존재가 되도록 요구받는다. 그는 필요에 따라 신이 되거나, 또는 인간이 되어야 하며, 또는 야수가 되어야 한다.

즉 군주는 때로는 인간 외의 다른 존재, 즉 비인간이나 혹은 초인간이 된다. 그러나 그러한 군주의 삶은 대체로 그들의 인간성을 파괴해왔다. 크세노폰(Xenophon)은 참주 히에로(Hiero)를 통해 “영혼이란 인간 의 행복과 불행이 깃든 곳입니다. (…) 나는 나 자신의 경험상, 군주는 가장 좋은 것은 거의 공유하지 못하며, 대개 가장 나쁜 것을 소유한다는 점을 명백히 알고 있소.”라고 말하고 있다(On Tyranny).

신을 제외하고 이러한 불행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우정과 헌신이다. 세종과 달리 태종에게는 우정을 나눌 친구가 없었다. 그는 누구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가장 가까운 사람 들은 언제든지 반역자가 될 수 있었다. 그의 형제들이 그러했으며, 민씨 형제 같은 측근이 그러했다. 그러나 태종은 ‘정치에의 헌신’을 통해서 자신을 구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태종우(太宗雨)’라는 다소 신화적인 이야기는 그 점을 암시하고 있다.
--- p.512-513

이 정도전은 더 이상 나주 동루에서 훈시하던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천민들의 따뜻한 배려에 ‘감동’하고, 또한 ‘부끄러움’을 느 꼈다. 이 감사와 부끄러움이야말로 정도전이 새롭게 체험한 백성이었다. 이러한 체험은 이색의 문하에서 형성된 그의 학문적?정치적 태도에 근본적인 전환을 초래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저 남들 이 만들어 놓은 음식을 먹는 자는 남의 책임을 맡아야 하고, 남들이 만들어 놓은 의복을 입는 자는 남의 근심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삼봉집』 「經濟文鑑」) 그것은 관습적인 정치의식에 대한 반론이었다.

왕과 지배 엘리트들이 백성에게 무슨 은혜를 베풀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그것은 정치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바에 대한 의문이었다. 또한 정치가들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그들의 무엇에 근거하여 존재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러한 자각은 경전을 통한 앎과 근본적으로 다른 무게감을 가지게 한다. 정도전은 최고 통치자 역시 백성으로 인해 존재하며, 따라서 그들을 존중하고 그들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p.55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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