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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인 것의 귀환

시적인 것의 귀환

: 김종훈 평론집

김종훈 | 창비 | 2022년 02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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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30쪽 | 568g | 153*224*22mm
ISBN13 9788936463588
ISBN10 8936463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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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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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세계가 삶 속에 침투하여 체험 세계를 확장하는 것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까닭은 이미 우리가 그러한 삶에서 편안하게 살아간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두렵다면, 그것은 인공지능 때문이 아니라 죽음과 울음의 망각에 대한 불안함에서 비롯할 것이다. 인공지능을 통해 우리는 더욱 직접적으로 시적인 것을 물을 수 있다. 어디까지 인간이고, 어디까지 삶인가.
--- 「시적인 것의 귀환」

지금 시의 영역뿐만 아니라 일상의 영역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은 시적 순간을 체험하고 기억하는 일이다. 우리는 합일의 실패가 은폐되었다기보다는 아예 전제되어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랑의 순간을 담은 ‘나는 너다’는 이 세상에 다른 시간을 데려오는 일과 같다. 그러니 이렇게 말하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세상은 시를 필요로 한다고.
--- 「너에게 이르는 길」

140자만을 허용하는 트위터 공간은 밀도 높은 말과 짧은 길이를 요청한다. 이용자는 잡담을 끊어서 나열하기도 하지만 메시지를 응축해서 제시하기도 한다. 재잘거림이 심해질수록 반대급부로 농밀한 말들의 수요가 생겨난다. 99퍼센트의 잡담은 자연스럽게 1퍼센트의 응축된 말들을 요청한다. 고도로 응축된 말, 집중된 정신과 두터운 시간을 담은 말이 시가 아니면 무엇인가. 극서정시는 이에 응답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시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계정에서는 여운이 길고 생각이 많이 담긴 짧은 형태의 시를 주로 들려준다. 한시와 하이쿠만 소개하는 계정도 있다. 여기에 극서정시도 포함될 것이다. 어쩌면 디지털 공간은 자신의 삶을 고양시킬 수 있는 말에 갈증을 느끼는 공간, 시의 말이 가장 둔중한 울림을 줄 수 있는 공간일 것이다.
--- 「현대시와 극서정시」

현대시의 리듬은 시인의 개성과 함께 시대의 개성을 드러내는 증표이다. 한 시기에 속해 있을 때는 자연스러웠던 말투와 억양이 그 시기를 통과하면 어색해 보이는 것처럼 다른 시대와 변별되는 시대의 호흡이 리듬에서도 나타난다. 시대와 사회 속 개인이 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를 반영하는 시의 언어는 동시에 시대의 초월을 감행한다. 시대를 반영하는 힘에서 시의 기층 리듬이 환기된다면 시대를 초월하는 힘에서는 고유의 리듬이 형성된다. 리듬에는 시대를 초월하기 위해 시대를 헤매는 흔적이 축적되어 있다. 현대시에서 리듬은 산출된 규칙이 아니라 헤맴의 궤적이다.
--- 「헤맴의 궤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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