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연민의 기록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72
베스트
프랑스소설 top100 4주
정가
16,500
판매가
14,85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16g | 130*213*16mm
ISBN13 979115992357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침마다 거울 속 내 나체를 대면하는 일은 매일 되풀이되는 중요한 경험이었지만, 그 모습이 나를 침대에서 일으켜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인물에게 동정심을 느꼈다고도 말할 수 없다, 날마다 다르다, 어떤 날은 그가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우슈비츠에서도 사람들이 살아 돌아왔으니까, 또 어떤 날은 그가 사형을 선고받았음을 명백히 느낀다, 피할 수 없는 무덤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 p.16

나는 잠에서 깨어나 디다노신이 가득 담긴 봉투가 아직 침대 밑에 있는 것을 보며, 그것이 꿈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부인했다, 쥘은 다급히 내게 속삭였다. “네가 이걸 어떻게 얻었는지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맹세해. 나도 맹세했어. 약을 소량 또는 다량으로 실험하는 이중맹검법 실험 기록용으로 나온 거야. 3주 분이고, 봉지에 적혀 있던 조회 번호는 취합할 수 없도록 찢어버렸어.” --- p.17

쥘은 디다노신이 가득 담긴 봉투를 침대 밑에 내려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일 아침부터 투약을 시작해야 해. 너를 믿을게. 지금 네 상태를 고려했을 때 해볼 만하다는 것을 너도 잘 알 거야.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어.” 다음 날, 나는 샹디 박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그의 진료가 끝나기를 기다렸고, 그는 내게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구하신 겁니까?” 내가 “그가 말해줄 수 없다고 했어요”라고 대답하자, 그가 덧붙였다. “정말 디다노신이 맞아요?” 그는 내게 복용량이 확실하지 않으니 쥘이 주장하는 첫 번째 투약을 보류하라고 요구하면서, 행정적 요청이 거의 통과된 상태라고 말했다. --- p.19

오늘 아침에는 클로데트에게 진찰을 받으면서 당황했다. 나는 점점 더 내게 친절을 베푸는 그 젊은 여자의 손에 나를 맡겼다. 그녀가 먼저 진찰한 환자를 배웅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봤다. 오늘 그녀는 검은색과 흰색 조합으로 그림이 그려진 아주 우아한 여름 신발을 신고 있었는데, 지난번 저녁에 응급실에서 봤던, 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녀의 신발이 사실 샌들이 아니라 에스파듀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그녀의 발목이 창백한 얼굴과는 다르게 분홍빛이라는 것을 눈여겨봤다. 그녀는 9월에 휴가를 떠날 것이다. 마 소재로 보이는 바지가 의사 가운 밑으로 내려왔고, 그 밑으로 발목이 보였다. --- p.48

나는 기침을 했고, 열이 났으며, 혈중 티록신 수치가 200 이하로 떨어졌지만, 박트림을 복용하고 있진 않았다. 도움을 주기 위해 진찰을 해준 귈큰 박사는 폐렴이 번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내게 말했다. “이 상태라면 당신은 절대 금요일 방송까지 버티실 수 없을 겁니다. 가능한 한 빨리 기관지 폐포 세척을 해야 해요. 폐렴은 빨리 발견할수록 더 잘 치료할 수 있거든요. 폐렴이라면 검사 당일 오후에 알 수 있을 겁니다. 만약 폐렴이라면, 병균을 제대로 공격하기 위해 진한 농도의 박트림을 링거로 투여할 겁니다. 그렇게 한다면 〈어포스트로프〉에 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샹디 박사도 귈큰 박사도 깜빡 잊고 공복 상태로 오지 않으면 질식할 수 있다는 말을 내게 해주지 않았다. --- pp.80~81

“좀 나아졌어요?”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나는 바람을 쐬려고 밖에 나와 난간 구석에 몸을 구겨 넣었다, 그늘에는 바보처럼 보여도 좋을 만큼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 불었다. 다리 운동을 했다, 발끝을 펴고, 구부리고, 발끝으로 구부리며 유리창으로 하얀색 환자복을 입은 실루엣이 뒤로 지나가는 것을 봤다, 이제는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하얀 환자복을 걸친 십여 명의 실루엣. --- p.112

오래 잠 못 이루는 밤이다, 밖에는 바람이 불고, 쥐가 조심스럽게 주방의 비스킷을 갉아먹고, 모기장에 부딪혀 허탕을 친 모기가 내 귓속에 버릇없이 들어오진 않는 대신에 멀리 떨어져 윙윙 소리를 내고, 모기장을 엄청난 식량 창고로, 나를 숨겨진 진수성찬으로 만드는 탄소 가스 냄새에 흥분한, 집요하고 배고픈 암컷 모기가 포기를 모르고 모기장의 작은 틈을 찾아 지칠 때까지 주변을 나는 동안, 아다모의 밤처럼 나는 미쳐간다. 체조를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쓴다. --- p.161

언덕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 눈을 감는 조종사처럼 죽음에 바짝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나는 내 상태가 어떤지 더는 알고 싶지 않고, 의사에게 더는 묻지 않으며, 평소에 하던 에이즈와 관련된 검사 결과도 보지 않는다. 나는 환자에게 검사 결과를 말해주는 것이 정말 더 나은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나는 지금 생존할 것이라고, 삶은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싶은 위험한 구간에 있다. 그렇다.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가련하고 우습지만, 그것이 모든 중병환자가 가진 공통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그토록 죽음을 꿈꿨는데, 이제는 지독히 살고 싶다. --- pp.176~177

1990년 8월 13일, 오늘 나는 탈고했다. 숫자 13은 행운을 가져다준다. 검사 결과에 뚜렷한 호전이 있다, 클로데트가 미소 짓는다(그녀가 내게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나는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내 첫 번째 영화다. --- p.245

에르베 기베르가 절필을 선언하고 1년 반 후, 《연민의 기록》이 세상에 나왔다. 쓰지 않는 시간 동안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었고, 마지막으로 새로운 약물 치료를 시도했다. 약물을 얻은 경로는 불법이었다. 또다시 외설적이고 위험할 수 있는 이야기가 기베르에게 찾아왔다. 그는 새로운 치료를 시작하면서 삶과 죽음의 실험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시 기록했다. 여전히 솔직하고 섬세하게, 더 정확하게. 이제 전작의 의심과 배신 같은 최소한의 소설적 요소조차 배제됐다. 작가 역시 자신의 글을 ‘의학 에세이’라 불렀다. 물론 기베르 특유의 블랙 유머였을 것이다. 아니다, 유머를 가장한 진실이었을 것이다. 에르베 기베르는 자신의 글을 두고 오직 진실뿐이라고 말했으니까.
--- p.249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연민의 기록》은 에르베 기베르의 ‘투병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는 자신의 병을 지독하게 관찰하고 기록한다. 그러나 이 책을 ‘투병의 기록’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그의 글쓰기는 죽음에 저항하는 글쓰기가 아니며,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그가 엄청나게 고통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것과 진정 결별하고 싶어하는지도 미지수다. 차라리 고통과 흥정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흥정이 좋다. 그게 인생이니까.”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고통이 자신을 무너뜨리는 대가로 그 풍경을 촬영하고, 기록하고 책으로 남긴다. 말도 안 되는 치료를 위해 카사블랑카로 떠날 때, 그는 과연 치유를 기대했을까. 차라리 취재를 위해 세상에 잠입한 기자처럼 보인다. 기베르는 병과 한 몸인 것처럼 괴로워하다가도 그것을 자신이 그려야 할 정물인 것처럼 바라본다.
그에게 글쓰기는 외로운 기쁨이자 삶과의 흥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중반부터는 모든 장이 마지막 같아서 울음이 터지는데 민망하게 다음 장이 남아 있다. 그러나 막상 마지막 장은 첫 장과 같이 시작을 예고한다. 그의 인생은 모든 날이 마지막 날 같고 진정 마지막 날은 태어난 날과 같다. 글쓰기는 에르베 기베르의 본업이고, 살아 있음은 그의 부업이었음을.
- 문보영 (시인, 『하품의 언덕』 저자)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4,85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