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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일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위대한 일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 땅과 이웃, 시 이야기

한티재 산문선-04이동
리뷰 총점7.3 리뷰 3건 | 판매지수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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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244g | 120*190*11mm
ISBN13 9791190178907
ISBN10 1190178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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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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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서 버스로 40여 분 거리에 있는 여기 사구실 마을 사는 동안, 이웃의 정이 이런 거구나 싶고요, 사는 게 이렇구나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이웃들이 돌아가며 나를 비춰 주는 입체적인 거울 같다고나 할까요. 도축장에서 장화 신고 곱창 밟으며 추었다는 ‘곱창 블루스’를 여기서 배웠고요, 겨울 견디고 파릇파릇 돋아난 시금치에 부추를 올려 자작자작 풀죽 넣으면 담백하고 구수한 물김치가 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

사람이 사람을 피해야 하는 팬데믹이라는 기이한 상황에서야 근대문명을 넘어 생태문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절박한 외침들을 듣습니다.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기후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들어서고야, 우리 삶과 환경과 정치·경제와 의식을 바꾸는 생태문명의 길은 대지에 기반한 민중적 삶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대지의 상상력은 흙에 젖줄을 대고 살아가는 몸들에 새겨진 언어라는 걸 말이지요.
---「책을 펴내며」중에서

문맹의 언어는 흙과 닮았습니다. 시 안 쓰는 시인들의 말을 받아 적는 동안 저는 흙이 되고 문맹이 됩니다. 말한 게 다인 말이고, 나만 얻어먹고 되돌려주지 못한 듯싶은 미안한 말입니다. 저잣거리의 언어를 사러 다니는 장면이 나오는 타르코프스키의 영화가 지나갑니다. 일부러 단어를 찾아다닐 건강을 타고나지 못한 저는 사는 곳에서 그냥 시어를 주고받습니다. 평생 농사짓고 사는 분들과 이웃해 살며 김치니 동치미니 나물이니 사철 내내 얻어먹고 살면서, 저는 땅에 묻혀 있는 시, 미래의 씨앗들에게 질문합니다.
--- pp.73~74

제게 시는 흙에 내맡긴 초목의 수액과 닮았습니다. 소멸이라는 브레이크와 삶이라는 액셀 사이, 하늘과 땅을 잇는 돛단배가 출렁거립니다. 희디흰 한 필의 옥양목에서 한없이 풀려 나오는 노래를 달고 노래가 스미지 못하는 사막을 건너갑니다. 더 이상 원초의 상태로 남아 있지 않은 바다, 천공에 떠 있는 지구라는 배는 이미 난파되는 중입니다. 몇 조각 남은 널빤지 위에 올라서서 저는 가까스로 노래를 부릅니다. 오늘 노래는 액체로 흐르고 아직 부를 노래가 남아, 모음뿐인 노래가 흘러 나옵니다. 여러 해 죽을 고비를 넘고 농담처럼 살아남은 저는 신의 음식, 신음을 달게 들이킵니다. 농담처럼.
--- p.93

흙에 에워싸여 산 지 12년, 이제 제 주제를 깨닫게 되었으니 여러분께는 ‘백수 농법’을 추천합니다. 백수 농법은 우정을 가장 높이 받들어야 가능한 농법인데요, 이 집 저 집 다닐 넉살은 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백수’는 창백한 지식인의 손이 아니라 백 개의 손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손 하나 빌리는 것도 아쉬운 봄가을 바쁜 때 어느 집이 더 손이 필요한지 알아차리는 안목도 필요하고요, 내 소유가 적어야 가능한 방식이죠. 내 할 일이 너무 많으면 바로 옆집에서 불러도 부담스럽잖아요.
--- pp.137~138

저처럼 느려서, 새로운 것과 낯선 것을 쫓는 게 힘이 드는 사람들에게는 공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저는 오래 만나 온 사람들과 오래된 물건이나 고전적인 것에 매료당합니다. 망태기나 덕석이나 항아리 같은 것들 말이죠. 못에 걸린 수놓아진 낡은 횟대보나 어릴 때 사랑방에서 동네 언니들과 나눠 먹던 군고구마와 동치미 맛을 잊지 못합니다. 여름날 마당에서 배터지게 먹고 짚으로 짠 멍석 위에서 바라보던 별과 달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죠.
--- pp.19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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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김해자가 2012년에 써낸 민중열전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읽으면서 감동으로 찌릿하고 감탄으로 짜릿했던 생각이 난다. 얼핏 주말연속극 제목 같기도 한 『당신을 사랑합니다』가 저자의 ‘찐’ 마음에서 우러난 제목임을 절감했었다. 이후 김해자 시인에 대한 우애의 마음에 경애의 마음이 더해졌는데, 이번에 내는 책에 추천사를 쓰라니 영광이다. 15년째 농촌에 살면서 시인이 겪은 사람과 자연, 그리고 그 밖 세상 이야기가 감칠맛 나게, 때로는 경건하고 숙연하게 펼쳐진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썼을 뿐인데, 일상이 명상인 듯 이토록 시의 향기가 따끈따끈 두근두근 물씬물씬한 산문이라니.

“저 노동과 환대와 우정을 먹고 제 몸이 차차 나아지고 있습니다.” 뼈가 삭도록 일하면서 농촌을 지켜 온 ‘언니들’이 팔십 넘도록 살아가는 이야기들. 호미질 하다가 불쑥 나타난 지렁이에 질색해서 얼른 흙으로 덮어 두던 사람이 이제는 지렁이가 놀랄까 봐 덮어 주게 됐다는 것, 두엄 더미에서 싹 틔운 아몬드 씨앗이 몇 달 새 부쩍 자라 시인보다 키가 크다는 것 등등 옮기고 싶은 글귀가 어찌나 많은지.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섬세한 필력에 나는 새삼 감탄한다. 김해자는 나보다 아프면서 나보다 강하구나. 맑은 영혼과 건강한 정신의 증표인, 이렇게 평온한 멜랑콜리에 찬, 평범한 삶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가 널리 읽혀서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길 빈다.
- 황인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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