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2월 15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196쪽 | 342g | 134*195*16mm |
ISBN13 | 9791160272871 |
ISBN10 | 1160272875 |
발행일 | 2022년 02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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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196쪽 | 342g | 134*195*16mm |
ISBN13 | 9791160272871 |
ISBN10 | 1160272875 |
- 마음의 파수꾼 - 작품 해설 - 역자 후기 |
연애소설은 좋아하지만 이른바 ‘삼각관계’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1인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랑 이야기들에서 이 설정은 퍽 많았고,
실제 경험(!)에서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적은 더러 있었다.
소설 <마음의 파수꾼>은 삼각관계 로맨스의 원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헐리웃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고 있는 도로시 시모어.
두 번의 결혼경험을 거쳐 현재 폴이란 남성과 ‘진지하게’ 사귀고 있는 중이다.
어느날 자동차로 누군가를 칠 뻔 했는데 그러다 알게된 청년은 ‘루이스 마일스’.
그는 전형적인 비트족으로 보였고 수려한 외모를 소유했지만
또래의 매력적인 남자와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었다. 도로시는.
<마음의 파수꾼>은
도로시가 루이스가 완쾌할 동안 ‘잠시’ 자신의 집에 데려오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함께 하면서 도로시는 루이스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배우 지망생인 건 아니었으나 마침 일거리가 필요했던 루이스에게
도로시는 자신의 인맥으로 헐리웃 오디션을 보게 해준다.
아니 근데 의외로 그는 준수한 연기력의 소유자였고 그래서 바로 ‘조연’으로 캐스팅된다.
멜로 라인은 계속 유지되고
도로시, 루이스, 폴의 ‘삼각관계’는 소설을 전개시키는 중심적인 설정이 된다.
이렇게 정리해보니
뭔가 ‘유치해’ 보이기도 하는데 내게는 그렇지만은 않았다.
수십년전의 작품이라는 걸 고려하면
나름대로 독창적이라고 느껴졌고
프랑수아즈 사강, 의 첫 작품을 만나는 걸로 나쁘지 않았다.
읽는 중간에 날짜를 확인해보니
책이 2007년에 초판을 발행했었고 이번에 개정판이 나온 거였다.
와, 나는 이번의 독서가 무척 좋았다.
그다지 길지 않은, 한 권의 소설로 ‘사강’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사강의 작품세계에 ‘입문’은 확실히 한 기분이다.
왜 그동안 프랑수아즈 사강의 진면목을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은 걸까?
그녀라는 작가, 그리고 사강의 작품들은 뭔가 ‘선입견’과 ‘단정적인 평가’의 색안경으로 가려져 있었다는 느낌이다.
괜시리 내가 다 분한 느낌은 뭘까.
책 속의 인물들이 도덕적인 건 아니었고
그들의 ‘가치관’ ‘세계관’에 완전히 동화되었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강의 소설들이 이렇게 터무니없이 ‘평가절하’ 되어왔고 그 영향권에 나도 있었다는 게 괜시리 작가에게 미안해졌다.
도로시라는 인물을, 여성 시나리오 작가라는 존재를
마냥 미화하지도 않으면서
‘여성’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한 프랑수아즈 사강.
나는 그의 작가로써의 태도를 존중하고 싶다.
앞으로 만나게될 사강의 소설들이 기다려지게 한
멋진 첫 ‘랑데부’ <마음의 파수꾼> 이었다.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책 중에서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었다. (120쪽)
나는 밖으로 나갔다. 태양이 내 오래된 정원에 경쾌하게 내리쬐고 있었고, 멀리 세워져 있는 롤스로이스는 다시 조각상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조그만 세계는 내가 평생 동안 지켜온 너무나 평화롭고 너무나 즐거운 세계였다.
나는 망가져버린 내 삶을 슬퍼하며 눈물을 조금 흘렸고, 코를 훌쩍거리며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165쪽)
#컬처블룸서평단 #마음의파수꾼 #컬처블룸
"사랑이란 무엇일까"
프랑수아즈 사강의 <마음의 파수꾼>을 읽고
2022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마음의 파수꾼'
“난 당신만을 사랑할 뿐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겐 전혀 관심 없어요.”
극단적으로 치우친 사랑, 이것도 사랑인 것일까요. 사랑의 의미에 대해 묻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에는 배타적인 측면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 이외에는 다른 사람은 중요하지 않고 그들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다. 정말 사랑은 이렇게 이기적이고 극단적인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살인도 가능한 것일까. 내 사랑이 너무나 중요한 나머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살인을 해도 괜찮은 것일까.
이 책 『마음의 파수꾼』에서 프랑수아즈 사강은 사랑의 양면성, 이중성에 대해 묻고 있다.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발견하게 된 인간의 이면, 사랑의 극단적인 측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할라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는 45살의 도로시는 어느 날, LSD에 취해서 차에 뛰어들은 20대 청년 루이스를 만난다. 갑자기 뛰어난 그 청년으로 인해 도로시와 함께 차에 타고 있었던 폴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 청년조차 죽을 뻔한 위기를 겪게 된다. 가족도 없어 그를 보살필 사람이 없었던 상황에서 도로시는 그 청년을 측은히 여겨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한다. 그 때부터 루이스와 도로시의 위험한 동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다친 루이스를 병간호하면서 돌보려는 의무에서 시작되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이 자라나게 된다. 특히 루이스는 자신에게 진심을 다해 보살펴주는 도로시의 마음에 반해 점점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도로시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기 시작한다.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 그녀가 고통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는 루이스의 고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명백한 살인이지만, 도로시 또한 루이스를 사랑하게 되면서 어느새 그 살인의 이유를 루이스에게 제공하고 동조한 공범이 된다. 살인도 불사한 루이스의 도로시를 향한 맹목적이고 치명적인 사랑은 과연 옳은 것일까. 그녀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루이스의 사랑은 과연 살인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일까.
그가 가진 사랑의 개념에는 배타성이 개입되어 있었다. 나는 그를 계속 몰아붙였다.
"하지만 여섯 달이나 알고 지냈는데 폴에 대해 아무런...호감도 아무런 애정도 없다는 거야?"
"난 당신만을 사랑할 뿐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겐 전혀 관심 없어요."
-p. 145-
결국 루이스는 영화배우로서의 성공과 막대한 부를 버리고 루이스 곁에 남게 된다. 그녀의 마음의 파수꾼이 되어서 루이스와 폴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길을 택한다. 이제 루이스, 도로시, 폴과의 세 사람의 불편한 동거와 생활이 시작된다. 이제는 도로시도 루이스가 그녀 곁에 있어야 함을 안다. 그리고 그녀 또한 루이스가 곁에 있어야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그를 오래 데리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영원히. 당신도 잘 알고 있는 바잖아."
(중략)
"당신 이렇게 지내는 게 행복하지 않아?"
"행복하죠, 무척."
내가 대답했다.
-p. 184-185
아마도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비록 루이스의 사랑이 너무 극단적이고 맹목적이라 할 지라도 도로시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마음의 파수꾼』에서 루이스와 도로시의 사랑을 통해 사랑의 이중성, 양면성을 가진 사랑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여전히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것 같다.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사강. 그 얼마나 위대한 이름이었던가. 대통령이 직접 말을 할만큼 뛰어난 작가가 바로 사강이었다. 감수성이 강한 작가 사강. 나는 그녀를 왜 그로 인식하고 있었을까. 그래 고백하자. 나 그녀의 작품을 단 한 편도 읽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는 시험에 나오지 않으니 읽을 일이 없었고 그 이후에는 일본 문학에 빠졌고 이후에는 추리 스릴러 같은 장르문학에 빠졌으니 더군다나 프랑스 문학은 어렵기로 소문이 나 있지 않던가. 정말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말이다. 만약 내가 이 작품을 오래 전에 읽었다면 나는 아마도 사강의 팬이 되었을 수도 있었겠다.
감수성이 강한 그런 작가라고 여겼다. 작품을 읽기도 전에 그런 작가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 작품을 읽기 전 한 권의 책을 더 먼저 읽었다. 그야말로 감수성 천지였다. 사랑 이야기가 주로 이루어진 그 작품. 그랬으니 이 작가가 어떠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또 그와는 전혀 결이 다르다. 분명 사랑 이야기이긴 한데 또 거기에 장르적인 요소까지 숨겨져 있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누군가를 죽이는 것. 사람들을 어디까지 사랑이라는 이유로 감싸줄 수 있을까.
당신은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당신도 알겠지만, 나는 절대 당신을 떠날 수 없을 거예요. 41p
루이스와 도로시는 전혀 모르던 사이였다. 그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폴과 도로시가 자동차 사고를 계기로 루이스와 알게 된다. 거기서 끝일수도 있었다. 병원에 입원했고 회복하면 그것으로 끝. 하지만 도로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루이스를 그녀의 집에 데리고 온 것이다. 폴은 당연히 반대를 하지만 루이스는 그녀의 곁에 머무른다. 그렇다고 그들 사이에 무슨 육체적 관계가 있다던가 하지는 않는다.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 그녀와 그다.
시나리오 작가인 도로시는 루이스를 배우로 만들게 된다. 유명해진 그는 사람들의 수군거림에도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가 그녀를 향한 마음은 진실로 단순한 사랑일까 아니면 집착일까. 그녀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누구라도 봐줄 수 없는 그의 성격은 일종의 사이코패스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도로시는 모든 사실을 알게 되자 겁이 난다. 누구라도 그렇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는 오히려 태연하다. 그녀에게 잘하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해를 가하겠다는 것. 그것이 그에게는 기준인 셈이다.
만약 그가 가진 감정이 질투라면 도로시에게 청혼을 한 폴을 그냥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만이 그녀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폴을 죽여야 자신이 그녀를 온전히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런 면에서는 또 관대한 그다. 그것은 기준이 도로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행복하면 그걸로 됐다. 폴은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에 살려둘 가치가 생긴 것이다. 나름대로의 철학이 세워져 있는 그런 가치관인 셈이다.
난 시모어 부인 댁에 살아요. 63p
한 여자와 두 남자. 호사가들은 아주 좋은 꼬투리를 잡았을 것이다. 입방정 떨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관계가 궁금할 것이다. 기자들은 특히 연예부 기자들은 레이다를 곤두세우고 있지 않을까. 저들의 관계에 대해서 말이다. 끈질기게 청혼을 하던 폴은 드디어 성공했다. 사실 도로시만 오케이 하면 되는 그런 관계였다. 도로시는 왜 그토록 폴의 청혼을 안 받아주고 질질 끌었을까. 그녀도 루이스를 나름 마음에 두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만약 그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그 범죄가 드러나지 않았더라면 루이스는 오히려 도로시와 더 가까와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어찌했건 이 셋의 기묘한 동거는 계속된다. 그 속에 숨겨진 사랑은 저들만이 이해할 뿐이다.
아뇨. 하지만 난 당신을 사랑해요. 115p
사랑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통과시켜 주는 마법의 단어는 아닐텐데. 저 문장을 읽는 순간 그야말로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사랑이라는 말이 이토록 무서운 것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