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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나는 헤픈 여자다

누가 뭐래도 나는 헤픈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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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135*196*20mm
ISBN13 9791191870220
ISBN10 11918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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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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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행복 점수는 몇 점입니까? 두구 두구 두구!”
두 아이는 현관에 서서 ‘행복 점수 인터뷰’를 거쳐야만 들어올 수 있다. 좋아하는 친구와 짝이 되지 못해 구십 점인 날도 있고, 재미있는 게임을 해서 백 점인 날이 있는가 하면, 급식이 맛있어서 무려 천 점인 날도 있다. 아이들은 행복 점수에 대해 재잘거리며 내 품으로 안긴다.
“우와! 진짜? 정말? 그랬구나!” 하는 거라고는 ‘감탄’ 그것밖에 없다.
고작 엄마의 감탄을 듣기 위해 사춘기가 시작된 나이에도 사생활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자신의 하루를 미주알고주알 말해준다. 눈물 나게 고마울 따름이다.
--- 「헤픈 여자」 중에서


제주살이는 예상보다 ‘조금’ 불편했고, 기대보다 ‘훨씬’ 행복했다. 시도 때도 없이 “행복해”라는 말을 남발했다. 기름보일러여서 웬만하면 틀지 않고, 수면 양말에 내복 두 개를 껴입고 잤다. 대신 한 방에 네 명이 나란히 누워 꼭 껴안고 잤다. 식탁이 없어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국 하나에 김치로 끼니를 해결했다. 대신 네 명이 빙 둘러앉아 밥을 먹고 있으면, 매일 소풍 나온 기분이었다. 가져온 옷이 별로 없어 하나 빨면, 그사이 말린 옷으로 입고 지냈다. 그런 불편함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신 꾸미지 않아도 얼굴에는 매일 생기가 돌았다. 아침에 눈만 떠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낼까?’

우리는 어떤 일을 결정하기 전에는 수많은 걱정으로 주저한다.
하지만 일단 일이 저질러지면 그 걱정은 무색해진다.
어떻게든 다 된다.
--- 「나의 제주, 보물섬」 중에서


누군가의 한 마디 때문에 잠 못 들고 있다면, 쓰레기를 그만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품에 안고 더럽다고 불평할 필요 없다. 인생 짧다. 깨끗하고 복된 것들로만 채워나가자. 오늘은 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누워 남편에게 양배추 토스트를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다.
--- 「매일 양배추 토스트처럼」 중에서


“엄마 숲 해설사 공부할까? 말까?”
초등학교 이학년인 딸은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몇 초 쳐다봤다. 그리고 답했다.
“왜 그걸 저한테 물어보세요? 엄마 마음에게 물어봐야지.”
“…….”
할 말이 없었다. 우문현답이었다. 내 ‘마음’에게 물어봤다. 딸의 명쾌한 조언 덕분에 더는 고민하지 않고 숲 해설사에 도전할 수 있었다. 그 후 중요한 질문은 타인이 아닌 ‘나’에게 한다.
--- 「오! 마이 캡틴, 나의 딸」 중에서


초등학교 일학년 때였다. 벚꽃이 꽃비처럼 내리는 봄날, 아들과 산책을 했다. 재미로 아들에게 말했다.
“떨어지는 벚꽃을 잡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대!”
아들은 몇 번을 허탕 치더니 용케도 잡았다. 힘들게 잡은 벚꽃 하나를 나에게 건넨다.
“왜 이 귀한 것을 엄마 줘?”
“귀한 거니깐 귀한 사람에게 주는 거예요. 제 첫사랑은 엄마잖아요.”
--- 「나의 사랑, 나의 애인」 중에서


나이를 더해갈수록 확실히 느낀다. 손해 보며 사는 인생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아니 오히려 당장은 손해였다고 생각됐던 일이 나중에는 이익으로 돌아올 때도 많았다. 어렸을 적 고구마를 삼키며 절대 손해 보지 않을 거라며 다짐했던 꼬마 아가씨를 꼭 안아주고 싶다. 그리고 속삭여주고 싶다.
‘예쁜 꼬마 아가씨! 가끔 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 「손해 보는 인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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