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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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304g | 123*188*20mm |
ISBN13 | 9788954763882 |
ISBN10 | 895476388X |
발행일 | 2022년 0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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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304g | 123*188*20mm |
ISBN13 | 9788954763882 |
ISBN10 | 895476388X |
PART 1 My Angel 내 삶에 찾아와준 작고 소중한 천사들 내 삶에 와주어 고마워! 인간과 동거하느라 고생이 많다 잔혹한 이별, 아름다운 이별 전망 좋은 창가와 빛나는 정원 PART 2 Companion for Life 내 삶을 향기롭게, 따사롭게, 보드랍게 삶이 예술에게, 예술이 삶에게 먹는다는 것, 산다는 것 향기로운 나의 친구, 커피 사랑하는 나의 사물들아 PART 3 Companion for Life 사랑 그리고 가족, 천국 어쩌면 지옥 영혼이 맞닿은 사랑을 품고 결혼에 대한 천 가지 시선 가족이라는 이름의 지옥 그대들이 있어 내 인생이 행복하오 PART 4 Companion for Life 익숙하거나 혹은 낯설거나 새롭고 낯선 세상과 조우하다 당신의 감정과 사이좋게 살고 있나요? 우리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이 우리를 만든다 시간이라는 인연을 껴안고 살아가기 |
반려, 짝이 되는 동무라는 말이다. 반려자, 반려동물, 반려식물 정도가 떠오른다. EBS 지식채널에서 '반려'의 여러 형태를 조명했다. 동물, 식물, 예술, 커피, 사람, 심지어 세상과 시간도 포함된다. 나의 반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인간 존재를 둘러싼 '함께'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책 <반려, 혼자가 아닙니다만>이다.
서울의 한 골목의 카페, 8평정도 되는 이곳의 특징은 매일마다 사장이 바뀐다는 것이다. '요일마다 사장이 바뀌는 카페'는 공간과 커피 머신 등 기본 부자재를 빌려주는 대신 월 30만원 정도의 대관료를 받는다. 그리고 그 날의 매출은 온전히 그날 사장의 수입. '회사 관두고 카페나 차릴까?' 우후죽순 생기는 카페, 그 결과 '10개중 7개가 5년이내 폐업'(p.119)을 한단다. '요일마다 사장이 바뀌는 카페'의 강병석 대표는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리허설'의 기회를 제공한다. 매주 특정 요일에 한번씩 카페 사장이 되보는 것. 창업가들의 용기있는 도전을 응원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을 선물하는 '반려'다.
'부부가 서로 닮는다'는 건 사실일까?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등 전 세계 400명으로 구성된 공동연구진은 색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부부는 서로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닮은 사람끼리 만난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200명의 남녀를 선정해 그들의 얼굴을 반대의 성별로 만드는 실험을 했단다. 그 후 다른 이성들의 사진과 섞어 보여준 뒤 호감가는 사진을 선택하게 한 결과, 자신의 얼굴 사진(반대의 성별로 만든)을 골랐다고 한다. 결국 남녀의 사랑과 배우자 선택의 결과는 '동질감'(p.203)이라는 것. 지금 내 곁의 '반려자'가, 동질감때문에 끌렸다는 것인데.. 흠. 남편의 의견을 물어봐야겠다.
책은 엔젤, 삶, 사랑 그리고 가족, 익숙하거나 낯설거나, 총 네 가지의 테마로 '반려'를 설명한다. 국내 국회의원부터 해외 강아지, 쇼팽, 사르트르 등 사례의 범주도 다양하다. 이처럼 시공간을 초월한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책이 주는 미덕은 바로 '공감'이다. 주변을 살펴볼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기회가 있더라도 쉽게 하지 않는 부분이리라. 하지만 '나'라는 존재 곁에는 '짝이 되는' 여러 동무가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책상도, 먹고 쉴수 있는 공간도, 우리집 공기를 정화해주는 산세베리아도, 물론 함께 살아가는 반려자도. 책은 여러 사례를 통해 그 주변을 환기시킨다. 더불어 '아, 내가 이 모든 것들 덕분에 이렇게 행복할 수 있구나' 행복감도 선사한다. '늘 무엇인가와 맞닿아 있고 연결돼 있는 존재'인 나. <반려, 혼자가 아닙니다만>는 언제나 내 곁에 있지만 가끔 잊게되는 그들의 존재를 깨닫고 감사하게 되는 고마운 책이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존재는 옆에 다양한 사람과 사물 동물들, 그리고 이젠 로봇까지 옆에 두며 발전해왔다. 지금 당신은 누구와 함께 살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책은 다양한 반려들과 반려와 함께 사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먼저 반려라고 하면 떠올리는 가족. 그 범위는 요즘 사이에 굉장히 넓어졌다.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 옆의 안내견, 회색빛에 지친 도시 사람들을 위해 도시로 들어온 실내정원, 쉽고 재밌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작은 악기들 등등. 그에 따른 이야기들은 이제 낯선것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좋은 점만 비추는 것은 아니었다. 버려지는 반려동물들의 이야기, 그 외에 살아가는 동안 만나게 되는 고립감과 외로움에 관해서도 다룬다. SNS와 현실 사이에서 진정한 친구가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나, 어떤 사람에게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좋은 친구였으나 불미스런 사건으로 사라진 AI 챗봇 이루다, 정서적 허기를 채우려고 배달앱을 통해 수천만원을 결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씁쓸하긴 마찬가지였다. 정서적인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는 이 고립감과 외로움을 평생 벗어날 수 없는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밖에 가족이야기 부분에서 다뤄진 베이비박스와 이혼을 할 수 없었던 18세기 영국에서 아내를 판다는 말을 해 이혼의 대안으로 삼은 이야기 같은 것도 기억에 남았다.
소소하게 공감할 부분도 많았다. 반려 악기 부분에서는 이미 반려악기라고 해야할지 아리송한 악기가 하나 있어서인지, 하나씩 배워나가는 성취감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고, 책을 쌓아두기만 하고 읽지 않는다는 츤도쿠 이야기에선 찔리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죽기 전까지 다 못읽을 것 같다는 걸 실감해서일까. 책 속에서 함께 집에 있던 도서들을 각각 가져와 읽는 모임을 보고 저런 방법이 제일 책읽기에 좋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도 비슷한 목적으로 읽은 책을 늘리기도 했었고 말이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공간적인 부분도 다룬다. 사람이 사는 공간과 머무는 공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같은 이야기들도 나와서 폭넓은 지식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어쩌다보니 지식채널e에서 출간한 도서를 몇 권 읽게 되었는데 항상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러니 계속 시리즈가 출간되고 있는 것이겠지만 하나의 주제를 묶어 이렇게 출간되는 책이 반가웠다. 조금 더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아간 기분이 많이 들었다.
이 책은 나의 삶을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드는 세상의 모든 '반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반려의 대상은 강아지, 고양이, 달팽이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식물, 글쓰기나 시, 악기, 또는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반려의 대상이 되는 것의 범위에는 경계선이란 없다. 내가 지금 행복하면 그만이다. 나의 시선을 잡아두는 대상이 있다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면 그 무엇이라도 '반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식물을 좋아하지만 키우는데 소질이 없으면 어떠한가? 식물 키우는 것을 포기하고 집밖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으로 뒤덮여 있지 않은가!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만큼 산이 아름다운 나라가 또 있을까? 하물며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엔 북한산국립공원이 우산처럼 씌어져있다. 사랑하는 반려식물을 눈으로 담기에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해마다 식물을 사고 죽이기를 반복하다 미니멀리즘에 빠져 모든 화분을 정리하고 지금 나의 반려의 대상은 반려견이 되었다.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 식물과 달리 사람과 같은 동물이기에 활동적인 나에겐 더할 나위 없이 궁합이 잘 맞는 반려의 대상이다. 식물을 사랑하지만 천성이 게으른 나에겐 화분을 키우는 것이 노동에 지나지 않았지만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하며 반려견이 반려의 대상으로 나에게 가장 완벽한 존재임을 알기까지는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다. 반려견과 하루 두 번 산책하며 좋아하는 식물을 마음껏 볼 수 있는것도 삶을 완벽하게 만든다. 식물을 바라보고 새소리에 귀기울이며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 이 모든 것을 함께할 수 있음에 삶의 기쁨을 느낀다. 내가 힘들게 키운것이 아닌 자연이 돌보고 가꾼 아름답고 거대한 정원을 매 순간 눈에 담을 수 있어 행복하다. 3월에 시작한 산책은 운좋게 3월에 내린 눈 덕에 하얀 설원을 밟을 수 있는 영광을 주었고 계절의 여왕 5월을 미리 질투하듯 4월의 북한산은 형형색색의 꽃들로 어지러울 정도이다.
정원을 가꾸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가꾸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면 되고 그게 아니라면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된다. 굳이 집밖을 나가지 않아도 반려견과 간단한 아침을 먹고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며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창밖에서 새들이 지저귀고있다. 향긋한 커피의 향이 코를 즐겁게, 책은 눈과 마음을 행복하게,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는 귀를 즐겁게 한다. 가끔씩 자고 있는 반려견의 모습을 살피며 그 사랑스러움에 아찔할 지경이다.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이 내 몸을 감싼다. 반려견은 내 호르몬의 냄새를 감지하고 여유로운 단잠에 빠질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혼자이지만 또 항상 반려의 존재가 되는 그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 책 『반려, 혼자가 아닙니다만』는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는 반려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이다. 동물이 될 수 도 있고 사물이나 지식이 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예술가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은 반려자이자 뮤즈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반려'의 의미를 담는다. 그렇기에 어떤 대상이 나에겐 단지 하나의 존재일 뿐이지만 다른 사람에겐 반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책에 나오는 많은 반려의 대상들, 반려견, 식물, 정원, 책, 글쓰기, 먹는 것, 커피 등등 내가 좋아하는 반려의 대상들이 대거 등장해 더욱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반려의 대상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의 삶 그 자체였다. 책 '사는게' 취미인 나에게 소설가 김영하의 말이 위안이 된다.
p.128 "읽을 책을 사는게 아니고요, 산 책 중에서 골라 읽는 거예요"
소품 아티스트 허선재의 작품 '빵시코기'를 보며 행복해 하는 나를 보며 미술작품도 나의 반려의 대상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반려의 대상으로써의 예술은 이렇게 우리의 일상에 작은 행복을 선사한다.
p.96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지 스스로 정하는 것은 왜 그토록 중요한 걸까? 그 이유는 '당신이 먹는 음식이 곧 당신'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삶의 철학을 갖고 선택한 먹을거리가 우리의 몸이 되고 생명이 된다는 의미다.
반려의 대상에 뜬금없이 먹거리라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야 말로 반려의 대상엔 꼭 넣어야 할 주제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먹거리 자체로써의 중요성 뿐만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고 먹는 음식에는 각자의 삶의 철학이 녹아져 있기 때문이다.
p.147 초승달이 수평선에 걸려 있는 바다는 잔잔했다.
항해사는 노래를 불렀다.
쇼팽과 나는 어깨를 기대고
선창에 앉아 사공의 노래를 들었다.
-상드, 『회고록』 중에서
쇼팽의 연인 상드가 남긴 글에서 반려자와 함께하는 평온하고 따뜻한 일상이 느껴진다. 그녀의 글을 보며 나 역시 사랑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창문을 열어놓아 한기가 느껴져 수면양말을 꺼내들었다. 예민한 반려견이 눈을 번쩍 뜨며 달려온다. 수면양말을 벗기는게 취미인 그녀는 웬일인지 오늘은 수면양말 신는 것을 허락한다. 한참을 포옹하고 다시 잠자리에 든다.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나의 반려견, 이런 구속과 감시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반려의 의미, 무궁무진한 반려의 대상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반려의 대상이 그 무엇이라도 될 수 있기에 더 공감할 수 있고 이해가 간다.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