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과 환경
공업, 농업, 운송…. 이 모든 활동은 오로지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재화와 용역을 생산해내는 것만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 활동들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버린 폐기물들은 무엇보다 우리가 구매한 것들에서 나온 것이다! 온실효과로 말할 것 같으면, 그것은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들의 라이프사이클(제조, 유통, 제거)에서 대부분 비롯된다. 그러므로 관건은 바로 소비 양식이다.
실용성 없는 신기한 제품들이나 포장이 늘어나는 것 외에도 우리는 할아버지나 할머니 세대보다 열다섯 배나 더 많은 물건들을 가정에 소유하고 있다. 게다가 집안의 각종 설비나 가구, 의류를 언제나 매우 신속하게 바꾼다(기술적으로나 미적 차원에서 혹은 방식의 효과 면에서 낙후되었거나 수리할 수 없는 부품들 때문이다). 이러한 생활양식의 변화들은 지구의 훼손이라는 막대한 결과를 초래하는데, 이는 보다 지속적인 발전과는 양립할 수 없다.--- pp.13-14 「1장 표준적인 제품에서 환경을 고려하는 제품으로」
건축에 적용된 친환경적 구상의 원칙들
환경 부문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건축 분야다.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는 이 분야가 온실효과 면에서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건축물만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전기 설비가 오늘날 에너지 소비의 약 40퍼센트를 차지한다. 프랑스에서 현재 난방을 하는 건물들(주거 또는 제3차 산업 유형의 건물)은 3020만 가옥의 주거지와 8억 2800만 평방미터의 제3차 산업 건물들이다. 이 건물들은 연간 1억 2200만 톤에 해당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데, 이는 프랑스 전체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의 19퍼센트에 해당한다. 1인당 연간 2톤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 건물들은 현재 연간 약 7000만 톤에 해당하는 석유를 소비하는데, 이는 1인당 연간 1.1톤의 석유를 소비한다는 얘기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4분의 1로 줄이는 것(‘계수4’라는 표현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이 지금부터 21세기 중반까지 도달해야 할 목표로 서방 국가에 의해 지정되었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받아들일 만한 수준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다.--- p.24 「1장 표준적인 제품에서 환경을 고려하는 제품으로」
탈물질화 개념
탈물질화 개념은 티에리 카자지앙Thierry Kazazian이 자신의 저서 《가벼운 것들의 시대가 올 것이다Il y aura l’aage des choses legeres》(2003)에서 이야기했다.
탈물질화란 원자재 사용을 기업의 매출이나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같은 가치의 창출과 따로 떼어놓는 것이다. ‘물질 떼어내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원천 감축(원료 소비의 감축)에서부터 우리와 제품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특히 소유의 개념에서 사용의 개념(서비스 경제)으로 이행하는 것을 통해 주로 나타난다. 이런 경우 탈물질화는 “제품들을 통해서라기보다는 서비스 혹은 비물질적인 재화들을 통해 이러저러한 필요에 부응할 수 있는 가능성”에 해당한다.--- p.32 「2장 친환경적 제품에서 탈물질화된 경제로」
새로운 가치들로 유도된 서비스 사회
탈물질화는 첫째로 제품의 지속성과 유지에 기반을 둔 서비스 경제의 발전을 의미한다. 서비스 공급으로의 이행은 고객들을 단골로 만드는 이득 외에도 제품 구상 전략에서 심층적 변화로 이어진다. 기업은 제품의 지속성(수리나 회수, 업그레이드 등)에 투자를 하게 되지, 과거처럼 판매 갱신을 위한 유일한 보장이었던 제품의 낙후에 더이상 기대지 않게 된다. 실제로 기업은 제품이 더 큰 신뢰도를 얻고 수명이 길어질 수 있도록 혁신을 하게 될 것이다. 미래의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투자를 하면 어떤 이득이 생기는지 평가하는 ‘기업의 경제적 합리성’ 때문에 혁신은 촉진될 것이다.
둘째로, 탈물질화는 재화의 소유와 이용을 분리시킬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탈물질화는 재화의 판매를 재화의 이용이라는 서비스 판매로 이행시킨다. 이제는 재화를 사용하기 위해 그 재화를 통째로 보유하는 유일한 소유자가 될 필요가 없다. 이렇게 해서 구현된 경제는 새로운 종류의 경제적 관계가 나타나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이와 동시에 소유 개념도 진보시킨다. 우리는 공유의 새로운 형태들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개인은 더이상 자신의 재화(그것이 지식이든, 물리적 재화든, 서비스든)를 자기 혼자서만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소유를 공유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대로 페이지를 바꿀 수 있는 프리소프트웨어(위키Wiki)나 연대적 휴가(휴가 기간 동안[경우에 따라 유급 휴가일 수도 있음] 임금노동자가 어떤 구호단체를 위해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나 어떤 단체에 대한 시간 기부 같은 것들이 보편화된다.--- pp.35- 36 「2장 친환경적 제품에서 탈물질화된 경제로」
소비자 운동의 출현
소비자가 개인이건, 기업 또는 정부건 간에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은 매우 중요하다. 바로 그 순간에 소비자가 환경을 더 중시하는 제품에 대한 선호를 표현할 수도 있고, 불필요한 낭비나 소비를 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인 TNS소프레스가 2006년 4월에 “프랑스인들과 환경”이라는 제목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프랑스인 10명 중 8명 이상(83퍼센트)이 지구의 미래와 환경을 생각하면 걱정스럽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들 중 24퍼센트는 심지어 “매우 걱정스럽다”고까지 했다. 모든 카테고리의 주민들이 공유하는 염려다. 게다가 입소스와 환경에너지관리국이 2004년 7월에 실시한 “환경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태도와 행동”이라는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53퍼센트가 자신들의 소비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TNS소프레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10퍼센트는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환경 관련 법규를 준수하지 않는 회사들을 보이콧하고 있다고 확언했으며, 14퍼센트는 대체적으로 그렇게 한다고 밝혔고, 47퍼센트는 아직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대답했다.
다시 말해 프랑스인들은 행동으로 옮길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그들은 소비자로서 자신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있다. 그들 중 85퍼센트가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아주 잘 또는 그 이상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은 기업에 대한 자신들의 권력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부과해야 할 한계까지도 제대로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pp.43 44 「3장 균형 잡힌 시장 창출하기」
교육과 독려
벨기에 의회는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환경을 존중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한 가정에 세금 감면 혜택을 준다는 아이디어다. 그런데 확인된 사실은 다음과 같다. 친환경 제품들은 그렇지 않은 제품들보다 대부분 더 비쌌고,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들은 해당 공동체의 환경적 ‘외부효과’에 부정적인 면을 가중시켰다.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소비를 줄이고, 쓰레기를 덜 발생시키는 것을 독려하기 위해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시는 2002년 5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독창적인 기획을 강구했다. 바로 ‘NU카드’라는 것이다. “이 기획의 목적은 소비 차원에서 환경에 주는 영향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 논리에 편입되는 모든 구매 행위에 대해 소비자들이 ‘포인트’를 받을 수 있게 해줌으로써 소비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에 있다.” 즉 이 전자카드는 환경을 존중하는 재화를 구매했을 경우 보상해주는 포인트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로 지하철 티켓을 구매하거나, 문화 활동을 하거나, 이 운동에 참여하는 100여 상점들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pp.52-53 「3장 균형 잡힌 시장 창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