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는 워낙 유명한 병이라 전문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어떤 병이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운동이 좋은지 다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이 어떤 병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허리디스크도 허리와 다리가 아픈 병이고 척추관협착증도 허리와 다리가 아파서 치료받는 병이니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나 거기서 거기 아니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태생적으로 완전히 다른 병이다. 당연히 증상도 서로 다를 것이고 경과에도 차이가 있으며 치료 방법도 완전히 다르다. 허리디스크만큼이나 흔하고 허리디스크와 상당히 비슷한데도 자세히 알고 보면 허리디스크와는 완전히 다른 병인 ‘척추관협착증’인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은 1)몸이 약해져서 생기는 병, 2)여자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는 병, 3)관
이 막히는 병, 4)걷기 힘든 병, 5)골반이 아픈 병, 6)발바닥이 저리는 병, 7)소변이 자주 마려운 병, 8)허리디스크와 닮은 듯 다른 병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가 체질적으로 약한 사람들에게 잘 생기는 병이다. 20대에 허리디스크로 고생했던 분들이 치료 후에 좋아졌다가 50대에 다시 척추관협착증으로 치료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허리디스크는 치료로 나았지만 척추는 여전히 약한 상태이니까 나이를 먹으면서 자꾸 더 약해져서 결국 척추관협착증이 다시 생기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은 50대 이상에서 잘 생기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부모님, 특히 어머니가 허리와 다리가 아파서 걷기 힘들다고 하시면 혹시 척추관협착증은 아닌지 한 번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은 반드시 초기에 발견하여 적극적으로 치료받고 관리해야 병의 진행을 막을수 있다. 하수도관이 완전히 막히고 나면 이런저런 방법이 다 소용없다. 수리공을 불러서 근본적으로 막힌 곳을 뚫어야 해결된다. 척추관협착증이 심하게 진행되어 척추관이 다 막힌 상태라면, 비수술치료는 전혀 소용이 없다. 근본적인 치료는 막힌 척추관을 시원하게 뚫어주어야 하는데, 최소침습 척추수술을 하면 된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고 있는 부드러운 연골, 즉 디스크가 갑자기 탈출 되어 신경을 누르는 병이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딱딱한 척추 뼈가 서서히 두꺼워지며 신경을 누르는 병이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1)허리디스크는 20대에서 80대까지 나이에 상관없이 생기는 병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50대 이후 주로 생기는 병이다.
2) 허리디스크는 갑자기 증상이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이 서서히 시작된다.
3) 허리디스크는 앉거나 눕거나 걷거나 상관없이 계속 통증을 느낀다. 척추관협착증은 눕거나 앉으면 아프지 않지만 서서 걸으면 통증이 유발된다.
4) 허리디스크는 치료만 잘 해주면 저절로 흡수된다. 척추관협착증은 딱딱한 뼈가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치료를 열심히 하더라도 저절로 흡수되지 않는다.
척추 수술, 그중에서도 척추관협착증 수술은 척추 수술 잘하는 병원에서 척추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받는 것이 좋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조건이다.
어떤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신경주사치료, 시술, 그리고 수술 다 하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시길 권한다. 척추관협착증은 꼭 수술로만 고치는 병은 아니다. 초기에는 주사만 맞아도 낫지만 너무 심하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낫는다. 즉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약만 쓰기도 하고 주사를 놓을 수도 있고 시술이나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시술로 유명한 병원에 가면 어떻게든 시술로 고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면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인데도 시술을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반면, 수술로 유명한 병원에 가면 어떻게든 수술로 고치려는 경향이 있다. 아직 치료를 더 해도 되는 환자인데 필요하지 않은 수술을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자기가 제일 자신 있는 치료 방법으로 환자를 고치려고 한다. 그래서 필자는 시술만 잘하는 병원이나 수술만 잘하는 병원은 추천하지 않는다. 신경주사치료, 시술, 그리고 수술 다 잘하는 병원에 가서 척추관협착증 수술 여부를 상담받는 것이 좋다.
어떤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좋을까?
당연히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의사는 수술을 많이 하면 할수록 수술 실력이 늘어난다. 수술 경험이 많을수록 합병증도 줄어든다. 일종의 달인이 되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 수술도 마찬가지이다. 적어도 전체 척추 수술 1000례 이상, 그리고 척추관협착증 수술 100례 이상 집도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데 어떤 의사가 얼마나 수술을 많이 했는지, 수술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일반인들이 알기가 쉽지 않다. 우선 병원 홈페이지에서 수술 받을 의사의 약력을 찬찬히 잘 읽어보길 권한다.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할 때 옆에 환자분들에게 의사의 평이 어떤지 물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지인들에게 의사를 추천받는 것도 좋다. 가장 중요한 건 직접 진료를 받을 때 내가 의사에게서 받는 느낌이다. 진료 받는 의사가 약력도 좋고 유명하고 진료 중에 왠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믿음이 가고 신뢰가 간다면 내 주치의로 삼아도 되지 않을까? 아무리 유명한 의사라도 일 분 진료하고 내 말은 잘 안 들어주고 자기 할 말만 한 후 진료실에서 나가라고 한다면, 한 번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의사와 환자는 한 번 연을 맺으면 상당히 오랫동안 얼굴을 마주치게 된다. 신뢰가 가고 믿음이 가고 서로 운 때가 맞아야만 좋은 치료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