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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제삼기획 200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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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김경미
2. 나희덕
3. 엄승화
4. 이진명
5. 조은
6. 허수경
7. 황인숙

저자 소개2

羅喜德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임화예술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야생사과』,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파일명 서정시』, 시론집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한 접시의 시』, 산문집 『반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임화예술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야생사과』,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파일명 서정시』, 시론집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한 접시의 시』, 산문집 『반통의 물』, 『저 불빛들을 기억해』,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등이 있다.

나희덕의 다른 상품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자라고 대학 역시 그곳에서 다녔다. 오래된 도시, 그 진주가 도시에 대한 원체험이었다. 낮은 한옥들, 골목들, 그 사이사이에 있던 오래된 식당들과 주점들. 그 인간의 도시에서 새어나오던 불빛들이 내 정서의 근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밥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고 그 무렵에 시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봉천동에서 살다가 방송국 스크립터 생활을 하면서 이태원, 원당, 광화문 근처에서 셋방을 얻어 살기도 했다. 1992년 늦가을 독일로 왔다. 나에게는 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셋방 아니면 기숙사 방이 내 삶의 거처였다. 작은 방 하나만을 지상에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자라고 대학 역시 그곳에서 다녔다. 오래된 도시, 그 진주가 도시에 대한 원체험이었다. 낮은 한옥들, 골목들, 그 사이사이에 있던 오래된 식당들과 주점들. 그 인간의 도시에서 새어나오던 불빛들이 내 정서의 근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밥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고 그 무렵에 시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봉천동에서 살다가 방송국 스크립터 생활을 하면서 이태원, 원당, 광화문 근처에서 셋방을 얻어 살기도 했다.

1992년 늦가을 독일로 왔다. 나에게는 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셋방 아니면 기숙사 방이 내 삶의 거처였다. 작은 방 하나만을 지상에 얻어놓고 유랑을 하는 것처럼 독일에서 살면서 공부했고, 여름방학이면 그 방마저 독일에 두고 오리엔트로 발굴을 하러 가기도 했다. 발굴장의 숙소는 텐트이거나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임시로 지어진 방이었다. 발굴을 하면서, 폐허가 된 옛 도시를 경험하면서, 인간의 도시들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다. 도시뿐 아니라 우리 모두 이 지상에서 영원히 거처하지 못할 거라는 것도 사무치게 알았다.

서울에서 살 때 두 권의 시집『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혼자 가는 먼 집』을 발표했다. 두번째 시집인『혼자 가는 먼 집』의 제목을 정할 때 그것이 어쩌면 나라는 자아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독일에서 살면서 세번째 시집『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를 내었을 때 이미 나는 참 많은 폐허 도시를 보고 난 뒤였다. 나는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했다. 물질이든 생명이든 유한한 주기를 살다가 사라져갈 때 그들의 영혼은 어디인가에 남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뮌스터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학교라는 제도 속에서 공부하기를 멈추고 글쓰기로 돌아왔다. 그뒤로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산문집 『모래도시를 찾아서』 『너 없이 걸었다』, 장편소설 『박하』 『아틀란티스야, 잘 가』 『모래도시』, 동화책『가로미와 늘메 이야기』 『마루호리의 비밀』, 번역서 『슬픈 란돌린』 『끝없는 이야기』 『사랑하기 위한 일곱 번의 시도』 『그림 형제 동화집』 등을 펴냈다.

동서문학상, 전숙희문학상, 이육사문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 10월 3일, 독일에서 투병 중 별세했다.

허수경의 다른 상품

저자 : 김경미, 나희덕, 엄승화, 이진명, 조은, 허수경, 황인숙
김경미 :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비망록」이 당선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쓰다 만 편지인들 다시 못 쓰랴』,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가 있다.

나희덕 : 1966년 충남 논산 출생.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 곳이 멀지 않다』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는 『반 통의 물』이 있다. 제 17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엄승화 : 강원도 영월 출생. 1983년 『현대시학』지의 추천을 받아 등단하였다. 『국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으로 『온다는 사람』이 있다.

이진명 : 서울 출생. 1990년 계간 『작가세계』 신인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밤에 용서라는 말을 들었다』, 『밤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가 있다.

조은 : 1960년 경북 안동 출생. 1988년 계간 『세계의 문학』에 시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등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사랑이 위력으로』.『무덤을 맴도는 이유』 등이 있다.

허수경 : 1964년 경남 진주 출생. 경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이 있으며, '21세기 전망'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황인숙 : 1958년 서울 출생.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였고, 동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는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 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97쪽 | 148*210*20mm
ISBN13
9788973400805

책 속으로

햇빛에 지친 해바라기가 가는 목을 담장에 기대고
잠시 쉴 즈음, 깨어 보니 스물 네 살이었다. 神은, 꼭
꼭 머리카락까지 조리며 숨어 있어도 끝내 찾아주려
노력ㅎ지 않는 거만한 술래여서 늘 재미가 덜했고 타
인은 고스란히 이유 없는 눈물 같은 것이었으므로

--- 「비망록 중에서」, 김경미

달리는 합승 택시의 낯선 동행인
기우는 어깨 받쳐주고 싶은데
국경을 넘는 이의 증명사진같이
어두운 얼굴 읽을 수가 없습니다

불빛 기다림 오랜 세월의 톱질로 지어진 방

사랑을 찾아가려 하는데
공연한 의심으로 차 있는
터널을 지나야만 합니다

--- 「검문」 중에서, 엄승화

단칸방 - 허수경

신혼이라 첫날밤에도
내줄 방이 없어
어머니는 모른 척 밤마실 가고

붉은 살집 아들과 속살 고분 며느리가
살 섞다 살 섞다
굽이 굽이야 눈물 거느릴 때

한 짐 무거운 짐
벗은 듯 하냥 없다는 듯
어머니는 밤별무리 속을 걸어

신혼부부 꿈길
알토란 같은 손자 되어 돌아올거나
곱다란 회장 저고리 손녀 되어
풀각시 꽃각시 매끄러진 댕기 달고
신혼 며느리보다
살갑게 돌아오거나

--- p.135

...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 「혼자 가는 먼 집」 중에서, 허수경

...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 「혼자 가는 먼 집」 중에서, 허수경

출판사 리뷰

일곱 명의 시인이 고백하는 사랑의 말
지난 세기, 천년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파도를 넘으면서 사람들은 정서적인 혼돈의 시기를 거쳤다. 사람들은 미래의 희망보다는 불안을 예견했다. 혹시 새로운 세기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어두운 세계가 오지 않을까. 이는 한층 기계화되고 물질화될 세상에서 더 이상 인간적인 낭만, 고뇌는 없을 것 같은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 등속과 익숙지 않은 세대들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데 대한 소외감이 더해갔다.

이 시집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기획되었다. 새로운 세기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말, 즉 언어로 대화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시편들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따라서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가장 소중하고 변하지 않는 가치는 '사랑'이라는 사실을 독자는 시를 통해 확인하고, 위안받고, 감동할 수 있을 것이다.

저마다 다른 색깔을 가지고 다가오는 사랑. 어떤 사람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존재의 근원이기도 하다. 또 신의 사랑처럼 한없이 베푸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끝없이 목마름으로 타오르는 사랑도 있다. 어쨌거나 인간은 그런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통해서 각자 삶의 존재를 확인한다.

이 시집은 그런 형형색색의 사랑의 방식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특히 시인들 자신이 추천하는 형식으로 묶여진 시편들은, 7인의 시인 나름의 개성과 문학관이 선명히 드러나 서로 비교해 보면서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김경미의 사랑은 허탈하다. 지독한 외로움이다. 그래서 사랑에 대해 중얼거려 보지만 외로움과 쓸쓸함은 가시지 않는다. 나희덕의 사랑은 겉으로는 평화롭고 잔잔하지만 안으로는 소용돌이치는 사랑이다. 엄승화는 정열적이면서 어둡다. 간절히 갈구하는 사랑이다. 이진명은 사랑을 통해 존재를 확인한다. 미술관에서 만난 한쌍의 남녀를 보며 그들의 무늬처럼 남겨진 쓸쓸한 존재가 바로 그 자신이다. 조은에게 있어서는 사랑조차도 무덤이다. 허수경은 관능적이면서도 모성애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황인숙은 경쾌하다. 가볍다. 여름날 빗방울처럼 싱그럽다.

시인들은 이렇듯 다양한 형태로 자신들의 내면 깊숙이 삭여두었던 사랑에 대해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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