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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1

모나코 1

김광호 | 아담 | 2022년 04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5 리뷰 28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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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00g | 152*210*17mm
ISBN13 9791164200061
ISBN10 1164200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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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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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남자가 저렇게 가볍다니!”
세상에! 저렇게 위트 있고 똑똑한 남자를 가볍다는 한 마디로 폄하를 하다니! 나는 도저히 엄마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험프리 보가트나 알랭드롱 같은 왕년의 스타들을 흠모했던 엄마가 보기에 이 영화의 주인공인 해리가 가볍고 경망스럽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바로 그 가벼움 때문에 해리가 좋았다. 엄마가 좋아하는 험프리 보가트나 알랭드롱이 지나간 시대의 인물이라면 해리는 다가오는 새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코트 깃을 세우고 세상사의 고뇌를 짊어지기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의 남자들에게는 안녕을 고하고, 말발 좋고 유머 감각이 풍부하며, 여자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그런 남자가 환영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걸, 엄마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아, 영화는 영화고, 현실은 현실이야. 언제 철이 들지....”
내가 해리 같은 남자를 이상형이라고 밝히자 엄마는 혀를 차며 충고를 했다. 슬프게도 엄마의 말은 틀린 게 아니었고, 더 슬프게도 나는 오랫동안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엄마가 험프리 보가트나 알랭드롱 대신 근면 성실한 가구점 사장을 남편으로 선택했던 것처럼, 나 역시 눈앞의 현실에 좀 더 충실했더라면, 그 많은 날들의 방황은 없었을 것이다!
--- p.11

왜 그러느냐고 묻는 편집장을 뒤로 하고 나는 발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걸어 나오기 시작했고 편집장이 나를 부르며 쫒아올 때는 뛰기 시작해, 건물 밖으로 나와 한참을 더 달린 뒤에야 멈춰섰다.
그 날 나는 집으로 돌아오며 내 행동이 잘한 건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곳을 도망 나오기는 했지만 그곳에서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어떤 것의 증거라도 찾은 건 전혀 아니었다.
만일 내가 그때 순순히 촬영에 응했더라면 나의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무언가 마음에 걸려 결정적인 순간에 그곳을 도망치고 말았던 것이다. 훗날 생각해보니 그것이 내 인생을 관통하는 나의 삶의 방식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 마다 회의하고 방황한 것은 아니었을까. 마치 이방인처럼.....
--- p.59

그의 사랑 고백은 부드럽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선언을 하는 것처럼도 들렸고 절규를 하는 것처럼도 들렸다. 달콤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속에 담긴 진심이 나를 흔들었고, 또 나를 울렸다.
최기우의 손이 서서히 위쪽으로 올라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손끝에서부터 기묘한 열기 같은 것이 전해져와 전신으로 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부끄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감정에 휩싸여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러자 그가 두 손으로 나의 뺨을 잡고 자신 쪽으로 당겼다. 그와 나는 잠깐 서로를 바라보았고 그다음에 그가 내 쪽으로 입술을 내밀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처음에는 입술이 닿았고 그다음에는 그가 혀로 나의 입술을 열고 들어왔다. 깊고 달콤한 키스였다.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나의 마음과 달리 나의 손은 그를 가만히 밀쳐내고 말았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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