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 길을 막고 물어 보라. 누구나 “이대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민국을 새롭게 설계하자는 게 민심이고 현실이다. 대다수 국민은 무늬만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있을 뿐이며 실제론 정의롭지 못한 사회, 부정부패가 만연한 정치, 그리고 명분뿐인 정권 교체에만 몰두하는 기득권 정치 세력 집단에 진저리치고 있다. 여기에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주사파 종북 세력의 대한민국 흔들기로 우릴 못내 불안하게 한다.
--- p. 34
민주화는 산업화를 이뤄야 가능하다. 그 산업화를 이끈 인물을 독재자라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박정희라는 인물은 누가 뭐래도 세계가 본받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 p. 62
박정희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안보 위기에 시달렸다. 북한은 1968년 1월 무장공비 31명을 침투시켜 청와대를 직접 공격했다. 미군은 철수한다고 하고, 북한은 수시로 도발했다. 미국이 중국과 화해하면서 한반도를 중국에 넘기는 게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권력을 내놓고 서구식 민주주의를 하게 되면 대한민국은 사실상 무방비로 북한의 위협에 노출되는 것이었다.
--- p. 105
1990년대 닥쳐온 공산체제 붕괴와 북한 주민들의 대량 아사는 내가 지탱해 왔던 모든 것들을 흔들었다. 걸어온 길을 살피고 누군가의 강요된 인식이 아닌 스스로의 성찰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 운동권 내에서 체화된 공상적 사고, 집단에 대한 충성, 가진 자들에 대한 반감, 세상의 본질을 안다는 자만, 타인보다 더 도덕적이라는 오만, 내 안에 잠재된 홍위병, 선악 이분법과 편 가르기 습속, 투쟁 만능주의, 혁명가라는 우월 의식 등 내면에 잠재된 것들과의 싸움은 지난한 것이었다.
--- p. 132
이제 누구도 박 대통령이 남긴 위업을 부인하거나 가릴 수는 없다. 비판할수록 위업은 더욱더 빛날 것이고 위업을 가릴수록 더욱더 드러날 것이다. 유신체제는 결과적으로 자유와 민주와 인권을 위한 굳건한 토대 구축을 가능케 함으로써 국민 모두를 승리자가 되게 했다. 박 대통령이 남긴 위업偉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과 함께하고 있기에 박 대통령은 우리 민족과 국민의 영원한 동반자로 위대한 선물일 수밖에 없다.
--- p. 153
광화문에서 ‘김정은 환영단’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모인 수많은 청년들의 모습이 뇌리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지금의 자유 대한민국을 부강한 나라로 만든 박정희는 독재자라는 오명으로 끌어내리고, 1인 수령체제 아래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의식주조차 해결하지 못한 북한의 김정은을 위인으로 여기는 이들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 p. 158
지금 MZ 세대는 공짜 복지, 무상 시리즈에 혹하지 않는다. 그게 세금 낭비이고, 생활과 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못하는 땜질식 처방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너무나 많은 ‘가짜 진보’들에게 너무도 철저하게 속아 왔기 때문이다.
--- p. 193
사람들은 쉽게 민주주의, 민주주의 하는데 한 국가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뭔 줄 알아?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이룬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필수 요소는 바로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경제적 기반과 그 주체 그룹인 중산층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거야. 당장 내일 먹을 게 없는데 무슨 민주주의?
--- p. 216
“나 혼자 결정한 비밀 사항인데, 2년 뒤 1981년 10월에 그만둘 생각이야.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식 때 핵무기를 내외에 공개한 뒤 그 자리에서 하야 성명을 낼 거야. 그러면 김일성도 남침을 못할 거야.”
--- p. 232
유신시대 경제정책은 주류 시장중심 경제학의 ‘시장이 해결한다’는 성장 담론과의 한판 대결이었다. 시장이 만병통치라는, 그래서 기업 역할을 경시함은 물론 정부는 악이기 때문에 그 역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맞서 ‘기업과 정부가 어떻게 해야 경제가 발전하는지’를 실사구시로 보여 준 과정이었다.
--- p. 260
박정희는 전략 목표가 분명했고 이를 이뤄내기 위한 현실적인 전술 수단을 많이 고민했다. 그리고 그걸 하나하나 이뤄간 인물이다. 그가 그냥 막연하게 잘살아 보자고 외친 게 결코 아니다. 그는 잘살기 위해서는 농촌을 어떻게 뜯어고쳐야 하는지, 중소기업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도시는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해 하나하나 전술을 세웠다. 그런 의미에서 박정희는 위대한 전략가라고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 p. 277
“소변을 보고 있는데 누가 목을 빼서 내 물건을 보고 있더군. 누군가 하고 보니, 박 대통령이야. 박 대통령은 ‘물건도 시원찮은 자식이……. 떼기놈!’ 그러더군. 난 박 대통령이 그렇게 재미있는 분인 줄 몰랐어. 앞으로는 박 대통령 비판 안 할 거야.”
--- p. 300
박정희 정부 18년, 그 후반기 유신체제의 실상을 정확히 알고 정당하게 평가하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거듭 말한 바처럼 우리 당대 국가적 과업들을 이루는 데에 매우 큰 시사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들과 북한 정치체제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최우선적으로 북 핵위협을 극복하기 위한 안보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치체제에 강력한 대통령제가 필수적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pp. 337~338
10월 유신은 역사로부터 물려받은 물적 유산이 빈약한 가운데 국제 시장의 환경 변화를 맞아 노동집약적 경공업 제품의 수출로 도약을 시작한 한국경제가 어느 단계에서 추가적인 도약을 위해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것이 없었더라면 오늘날과 상이한 형태와 수준의 국가 경제가 불가피했던, 그런 점에서 그 현명함이나 어리석음에서, 그 용감함이나 비겁함에서, 그에 대한 협력과 저항에서, 그 시대의 인간들이 그 역사적 공과를 함께 나누어야 할 정치적 변혁이었다.
--- p. 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