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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고개 비화

외눈고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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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40g | 141*205*23mm
ISBN13 9788967996796
ISBN10 896799679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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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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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산야를 빽빽이 둘러싼 비천자들의 함성은 소름끼쳤다. 그것은 환희에 가까운 신바람의 목청이었다. 그때 정겸은 탁봉을 보았고, 그가 뭘 하려는 것인지 깨닫자 혼백이 떠나갈 공포 속으로 떨어졌다. 거대한 사마귀 머리의 입에서 주문이 흘러나왔다. 태산이 무너지는 기운과 함께 나무들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산악이 거대한 움직임으로 뿌리를 드러내며 회전했다. 인고의 세월 끝에 바깥으로 나올 수 있게 된 비천자들의 흥분은 격렬했다. 그들은 공격적이고 반골이던 본래의 기질을 서슴없이 드러냈다. 이제 세상은 최악의 위기에 놓였다. 반면 정겸과 묘옥은 눈앞의 위기를 극복하기에도 역부족이었다. 두 사람은 등을 맞댄 채 달려드는 비천자들을 닥치는 대로 베고 찔러 죽였다. 그러나 달려드는 괴물들은 끝이 없었고,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대군 사이로 이미 외눈고개가 아닌 종자고개의 익숙한 산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반갑기 그지없는 조선의 풍경마저 섬찟했다. 나그네들이 실종된 수수께끼의 고개로서 섬찟한 것이 아니라, 바야흐로 우주의 비천괴수(飛天怪獸)들을 탈옥시키는 해방구라는 이유로 섬찟했다.
--- 「외눈고개 비화」 중에서

권윤헌은 바우를 팽개치고 여자들이 간 방향으로 달려갔다. 안개가 걷히지 않은 숲 여기저기에 하늘로부터 내려와 거대한 몸통을 흔드는 구렁이들이 있었다. 구렁이의 머리는 땅바닥을 향했는데 자욱한 안개는 그것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권윤헌은 다급히 몸을 돌렸지만 뒤편 하늘에서도 시커먼 구렁이들이 밤하늘을 가릴 만큼 가득하게 내려오고 있었다.
“아니야… 이건 뱀이 아니야…….”
연기처럼 뿜어지던 안개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안개라고 판단한 그 기체는 바람을 맞아 한 방향으로 날아가 버렸는데 이에 여덟 사람들의 몸은 흠뻑 젖고, 이상한 냄새까지 뒤집어쓰게 되었다. 여덟 사람을 가운데로 몰아넣은 구렁이들이 사방에서 꿈틀대었다. 권윤헌은 그것이 구렁이가 아니라 마디가 진 가죽 재질로 만들어진 거대한 촉수라는 걸 알았다.
--- 「우상숭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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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고개 비화
섭주현의 사또인 ‘나’는 40년 만에 나타난 친구 김정겸을 맞이한다. 젊은 협사였던 김정겸은 과거 누명을 쓰고 갇힌 감옥에서 조정에 반감을 품은 장군을 만나 탈옥을 감행했다. 나라를 뒤엎을 장군의 야욕에 동참한 김정겸은 죽음을 무릅쓰고 외눈고개라는 비경에 침입한다. 그에 수백 명을 한 번에 죽일 수 있는 이계의 병기가 묻혀 있기 때문이었다. 외눈고개는 약 300년 전 이계 세상의 존재들과 조선군이 무참한 살육전을 벌였다는 기록이 있는 비밀의 장소이다.
허황된 소리라고 일축하는 ‘나’에게 김정겸은 북두칠성 천권별에서 내려온 비천자들이 여전히 그 고개에 살고 있고 금단의 고개에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조선이 위험해진다고 경고한다. ‘나’는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진실인지 광기인지 알 수 없다.

우상숭배
어명을 받든 조정 대신 권윤헌이 노비 바우와 함께 함경도 함흥으로 가던 중 첩첩산중에서 길을 잃는다. 한참을 헤매던 그들 앞에 태고의 원시신앙을 연상케 하는 열두 채의 움집과 별채인 오두막이 나타난다. 오두막에 들어간 권윤헌은 『귀경잡록』을 비롯한 금기의 도참비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광경과 마주하는데… 지하 어딘가에서 여자들의 비명이 들려오고 여섯 개의 눈을 가진 얼굴에 탈을 쓴 남자가 도끼를 들고 나타난다. 권윤헌은 그 남자가 100년 전 생존했던 인물임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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