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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을 사랑하기로 했다

나는 신을 사랑하기로 했다

: 사랑, 그 난해한 문제를 풀기 위한 가장 인간적인 방법

이상란 | 치읓 | 2022년 05월 1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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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416g | 140*210*16mm
ISBN13 9791190067560
ISBN10 1190067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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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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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길을 잃기도 한다. 한낮의 햇살이 비치는 날에도 길을 잃는다. 오히려 훤하게 드러난 길이 발걸음을 멈추게 할 때도 있다. 만취한 사내의 얼굴을 향해 벌떡 일어서는 콘크리트 바닥처럼 길의 의미가 심장으로 날아드는 날. 그럴 때 나는 길 위에 서 있게 된다. 그리고 어둠 속으로 기어든다. 길을 찾기 위해 어둠을 찾는다.
--- p.51

신이 고통을 주고 어둠을 내리는 이유는 지혜의 빛을 보여 주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빛을 머금고 빛인 양 빛나고 있는 많은 사물과 사건들은 오히려 마음을 눈멀게 한다. 가장 어두운 곳에 있을 때 가장 영롱한 별을 찾을 수 있다.
--- p.54

인간의 삶이란 것이 여름날 초저녁의 하루살이처럼 맥없이 사라지는 허무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관계를 맺고 사랑을 나눔으로써 하루살이와 다른 생명이 된다. 의미가 생겨나는 것이다. 특히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는 가장 단단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다른 세계의 질서에 의해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현존의 이유가 되는 것이다. 왜 세상의 언어가 온통 사랑으로 뒤덮여 있는지를 이제야 깨닫는다.
--- p.79

그녀가 마지막에 삼키는 말을 나는 안다. “한 번 올 수 없니?” 그녀는 늘 그 말을 삼킨다. 그래서 오늘 엄마가 보고 싶다. 사랑은 어렵고도 미묘하다. 세상에서 제일 쉬우면서도 제일 어려운 것이 사랑이다. 그런 사랑은 늘 마음을 아프게 한다.
--- p.146

사람들이 죽을 것만 같았던 시절을 회상할 때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힘들게만 느껴지던 삶을 과거의 거리에 놓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과정이었기 때문 아니겠는가? 자신으로부터 한 발자국 물러나 바라보자. 내 삶에서 다른 빛이 나고 다른 향기가 난다. 나만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초록빛 행성 안에는 무엇이 있겠는가?
--- p.177

삶이란 늘 이중적이다. 행복과 불행. 사랑과 증오. 부와 가난. 모든 것들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삶이 추구하는 것이 일면성을 향하는 경우가 많다. 적당히 그리고 균형 잡힌 삶이란 것의 기준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만족의 수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굴러가는 힘의 동력에 실려 살다 보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자신을 볼 수 없게 된다.
--- p.212

신은 저기에 있는 대상이 아니다. 나와 내 옆에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에 동시에 같은 에너지로 존재하며 작동하고 있는 실재이다. 신을 믿지 않아도 신을 만날 수 있고, 신을 숭배해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신의 일부, 신이 발현되는 현상을 만나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고, 존재와 존재 사이에 있으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상에 있다. 우리는 신의 세상에 신의 일부로 사는 것이다. 신은 전체이고 조화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작동하는 운동이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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