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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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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에세이 top20 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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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84g | 135*200*17mm
ISBN13 9788934961857
ISBN10 893496185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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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발끝도 보고 저 멀리도 보자. 나는 발끝을 보며 나아가자면서도 앞을 내다보고, 오늘을 넘어선 무언가를, 더 다정하고 덜 무서운 무언가를 믿자고 스스로 되뇐다. 우리는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서로를 향해 자신을 내던져야 한다.
--- p.9 「한국판 서문」 중에서

중년에 이르러 이야기가 달리 전개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스스로 당연하게 여기며 되뇌던 이야기가 알고 보니 진실이 아니었고 세상 보는 각도를 약간 기울였다면 말이다. 마치 기차를 타고 가다 엉뚱한 역에서 내린 모습과 같다. 우연이든 은혜이든, 낯선 장소에 내린 당신은 달라진 거 없이 그대로일지라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
--- p.25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찻길로 연결된 이웃 도시라 해도 그곳에 가게 된다는 법은 없다. 만에 하나, 둘 사이에서 유대감이 생겨난다면 당신은 제3의 독립체를 갖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이 함께 창조해낸 독립체를.
--- p.72~73

우정을 온전히 감사하게 된 건, 아마 캐럴라인이 떠난 경험을 하고부터일 것이다. 우리의 우정이 너무 소중하고, 과분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꾸밈음과 같았고, 그의 죽음이 나와 계속되는 내 이야기에 일부가 되었으며,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에 가닿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치 캐럴라인이 그 누구도 자신을 대신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이 모든 과정 내내 나를 도와줄 친구를 한 트럭이나 보내준 것이리라.
--- p.202

지금껏 내 목표가 이토록 신중한 적은 없었다. 조리대까지 가기, 소파에 앉기, 오늘 하루만 무사히 보내기.
이 암울한 구간이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았는데, 당시에는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영원할 것만 같았다. 너무도 허약해진 몸 때문에 인내심도 쪼그라들고, 다시 건강해져서 보트를 들거나 하다못해 가벼운 장바구니라도 들 수 있다는 믿음조차 잃었다. 위층의 침실에 일단 들어서면 목발을 옆에 잘 세워두면서 오늘 더는 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안전하게 다음 날을 기다리면 된다는 생각에, 더없는 행복감과 안도감을 느꼈다.
--- p.206~207

아빠의 산소를 찾아갔을 때 엄마는 내 옆에 서 있었다. 내가 생화와 모종삽, 물뿌리개를 챙겨와서 주변에 생화를 심는 동안 엄마는 나무에 기댄 채 기다렸다. 그때 난데없이 엄마가 말했다.
“나는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뜬금없게 느껴지던 사랑스러운 그 말이 위로가 되었다. 어린아이처럼 그 말을 붙들고 계속 듣고 싶어 이렇게 물었다. “정말요? 정말 곁에 있어줄 거에요?” 그렇게 묻는 내 마음은 ‘고마워요, 사랑해요, 죽음이 겁나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내가 자꾸 묻자 엄마는 거슬렸던지 약간 안절부절못하는 말투로 대답했다. “얘가……. 그러겠다고 몇 번이고 말했잖니.”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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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의 책을 읽을 때마다 불타오른다. 이 삶을 견디고 사랑하겠노라고.
불리한 세계의 바닥을 딛고 스스로 기적에 이른 진실한 인간의 내면 기록. 혹은 운명이라는 험난한 항로를 벗어나 기어이 행복의 종착지로 선회한 한 굳센 천사의 이야기.
모든 영웅 서사시처럼 그 여정에는 상실과 애도, 믿음, 고난을 뛰어넘는 용기와 사랑이 깃들어 있다. 내가 일생을 찾아온 책이 있다면 바로 이런 책이다.
- 김완 (죽음현장 특수청소부, 『죽은 자의 집 청소』 작가)
인생에 대한 현명한 말을 보다 보면 가끔은 다 안다는 착각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파도를 만났을 때 문득 깨닫는다. 사실은 아무것도 몰랐구나.
어떤 사람은 좌절이 자기를 삼키려고 하는 순간, 버텨내고, 그것을 반짝이는 조각으로 바꾸어 타인과 나눈다. 게일 콜드웰은 예순을 앞두고 평생 외면했던 어떤 사실을 직면하고, 용감히 겪어낸다. 나는 내 삶에서 몇 번이고 이 책이 새로워질 것을 안다. 파도 앞에서 이 책
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은 나의 행운일 것이다.
- 오지은 (음악가,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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