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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인문학

의사의 인문학

: 경계 없는 서재에서 찾는 의사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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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500g | 145*210*30mm
ISBN13 9788965137696
ISBN10 8965137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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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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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환자를 대하며 체득한 굳건한 진실이 있다. 언어에는 확실히 체온이 있다는 것이다. 체온이 묻어나는 언어는 타인의 고통과 슬픔을 끈덕지게 포용한다.

·환자로부터 희망을 놓아 버린 절망적 한탄을 유난히 많이 듣는 날이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종종 많이 아프다. 촛불도 꺼져가는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스스로를 불태우고 있는 환자의 희망 앞에 의사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시나브로 인간의 체온이 담긴 따스한 손잡음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결기뿐이다. 그런 날은 꿈조차 잠이 들 만큼 온몸의 기력은 쇠진된 채 잠이 든다. 그랬다. 희망은 기력이었다.

·“어떤 사람이 기대했던 모습과 다르고 미리부터 갖고 있던 관념과 어긋나는 건 좋은 일입니다. 하나의 유형에 속한다는 것은 그 인간의 종말이자 선고를 의미하니까요.” - ‘닥터 지바고’ 본문 중
판에 박힌 듯 정형화된 획일적 질서는 인간의 자유를 속박한다. 의사로서 환자에 대한 규범화된 편견은 스스로의 유연함을 단절시키고 인술을 펼칠 기회를 박탈하는 우를 범한다. 자유와 사랑에 대한 오롯한 인본의 가치는 인술의 놓을 수 없는 절대가치이다.
-본문 중에서

·그리스 문학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니코즈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는 의사로서의 삶의 좌표를 확인시켜준 작품이었다.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한 번뿐인 삶을 가치 있게 살아갈 방법에 대해 조르바는 조언한다. 이념과 제도로에 얽매이지 않고 온전한 자신에 집중하며 불합리한 상황에 당당히 맞서라고 말이다. 조르바의 삶의 태도는 의료현장에서 질곡의 시간들을 헤쳐 온 위로였으며 힘이었다. “낡은 세계는 확실하고 구체적이다.”라는 문장은 카잔차키스가 인류에게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함축한다. 그것은 박제된 윤리만이 추구되는 세상에 대한 항변이었을 것이다. 어찌 변하지 않은 가치가 있을 것인가. 변이하는 바이러스를 대하는 현대 의학의 경직성은 없던 것일까. 의술이 권위적이지 않아야 할 이유이다.

·외부로부터 얻어진 마음의 상처에도 굴하지 않는 스스로의 면역력은 흉터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에서 나온다. 내면의 힘이 단단해지면 마음의 상처에 옹골진 딱지가 내려앉는다. 치료의 시작은 의사와 환자의 교감이라는 지혜는 틀림없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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