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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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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24g | 152*225*15mm
ISBN13 9791187716648
ISBN10 1187716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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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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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란 앞
다 닦아주고
뒤도 남몰래
닦아주다가
바닥에 떨어진 휴지 한 조각
바람이 두 손으로 들어 올려
한겨울 빈 꽃받침 위에 올려놓았다
보드랍게 구겨져서
더 따스한 저 꽃
지는 해 받아 안고
글썽글썽 피어난다
내남없이
아픔이 밖으로 넘쳐날 때
온 힘 다해 닦아주는 일이
소명이라며
저물도록 길섶에 서서
오는 발잔등
가는 발꿈치
닦아주고 있다
--- 「김명옥 - 휴지, 너도 데레사꽃」 중에서

아파트가 준공되었을 때 심었을 테니 나무들의 나이는 오십여 살을 훌쩍 넘었을 것이다. 나이테나 커다란 품을 보면 그 서너 배도 넘지 싶다. 낡고 허름한 아파트 사이의 공간을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채우면서 이곳은 숲속 전원주택 같은 느낌이 든다. 큰 나무들은 그 자태만으로도 기품이 있다. 한 자리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사람들에게 그늘을 내어 주며, 새들을 깃들게 하는 나무의 넉넉한 품이 부럽기만 하다. 숲속 외진 구석 나무 아래 내 쉼터도 있다. 마음이 들끓거나 생각이 복잡할 땐 이곳에 들러 숨을 쉬곤 한다. 나무의 처방은 단순하다. 함부로 생각에 끼어들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짓도록 기다리는 것. 사람들 말속에 끼어들어 확정하고 단정(斷定) 짓는 습관이 있는 나와 다른 모습이다. 가끔 나무의 묵언을 따라 삿된 마음과 욕심을 내려놓고 고요해진다.
이곳에 발을 디딜 무렵, 삶이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휴식이 필요한 시기였지만, 학업이 남은 아이들과 공황 장애를 앓고 있는 남편으로 인해 무겁게 가라앉았다. 퇴직을 꿈꾸며 작성해 놓은 버킷리스트를 접고 허겁지겁 일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절박한 상황에서의 급한 선택은 실패했고, 새로운 사업은 생활에 보탬은커녕 큰 경제적 타격을 가져왔다. 실패로 인한 정신적 피로는 우울과 불안 장애를 견디다 병이 되었다. 게다가 위기 때마다 남편은 나보다 먼저 앓아눕는 것으로 절망을 보탰다. 문제가 생기니 무엇을 해도 삐걱거리고 뒤틀렸다. 말은 거칠고 날카로웠으며, 있는 힘을 다해 상처를 주고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원망과 비방이 불처럼 번졌다. 가슴에 옮겨붙은 불은 ‘심신불교증’이라는 희소병을 얻고서야 사그라들었다.

아파트단지 안으로 들어서는데 굴삭기의 굉음이 진동한다. 그 파장이 바닥에서 몸으로 전해져 전율이 인다. 집 근처에 닿아서야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되었다. 힘들 때마다 달려가 눕고 기대던 커다란 나무를 굴삭기가 뒤집고 있었다. 나무는 이미 밑동이 잘린 채 쓰러져 있었고, 굴삭기 발톱에 끼인 뿌리는 흙을 움켜쥔 채 사력을 다해 버티는 중이었다. 큰 나무만큼이나 뿌리도 거대해서 주변의 땅들이 이리저리 금이 가고 있었다. 버티다 못해 찢어지는 뿌리들이 핏기 없는 허연 다리처럼 보였다. 나무도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듯했다. 공황 장애를 앓던 시기의 남편의 다리도 저랬다. 아침에 일어나면 남편의 다리부터 살피는 게 일이었다. 울퉁불퉁 튀어나온 핏줄이 거머리처럼 보였다. 다리가 사람의 뿌리라고 여겼기에 어떻게든 일으켜 세워야 했다. 휘청거리며 출근하는 남편은 뒤에 비친 그림자조차 무거워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죄를 짓는 것 같았지만, 삶이 송두리째 뽑히지 않기 위해서는 독해져야만 했다. 몸통이 잘려 나간 후에도 끝까지 흙을 움켜쥐고 버티는 뿌리를 보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견뎌내던 남편의 모습이 뿌리에 있었다.
오후 내내 주위를 흔들어대던 굴삭기 소리가 멈췄다. 창문을 여니 하늘이 훤히 들어온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깔깔대며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앞 동 아파트 모서리에는 구름이 찢겨 바동거리고 있다. 그동안 큰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풍경이다. 저물어 가던 나무의 생이 한 폭의 그림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사라진 나무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애써 긍정의 마음을 가져본다.
--- 「오서진 - 나무의 저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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