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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일본 정독

지금 다시, 일본 정독

: 국뽕과 친일, 혐오를 뺀 냉정한 일본 읽기

이창민 | 더숲 | 2022년 06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6 리뷰 34건 | 판매지수 6,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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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516g | 145*210*30mm
ISBN13 9791192444116
ISBN10 119244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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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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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 명예 교수 다케다 하루히토武田晴人는 그의 저서《일본인의 경제관념日本人の???念》에서 공업화 사회에서 보이는 일본인의 근면함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획득한 노동의 에토스ethos라고 설명한다. … 다케다 교수의 설명대로라면 ‘근면한 일본인 상’이라는 것은 겨우 80년의 역사를 가진 셈이다. 1882년 요코하마에서 발간된 영자신문에는 당시 서양인에 비친 일본인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게으르고 향락을 즐기는 이 나라 사람들의 성정은 문명사회로의 진보를 방해하는 요소이다.”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게으른 일본인을 질타하는 서양인의 견문록적 성격의 글은 이 외에도 다수 존재한다. 일본인 스스로도 인정하는 ‘근면=일본인의 DNA’라는 뿌리 깊은 믿음은 어쩌면 심각한 오해일지도 모른다.
---「1부 4장 일본인들은 진짜 근면한가?」중에서

그런데 이러한 소니의 노력이 무용지물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 음악을 파일로 만들어 재생하는 새로운 매체인 MP3가 등장한 것이다. 결국 소니는 급변하는 시장에 맞추어 빠르게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수 없었고, 한 시대를 풍미한 워크맨은 이제 추억의 물건으로 남게 되었다. … 비단 소니뿐만이 아니라 한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의 전자 제품 기업들 중에서 현재도 그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한 곳도 없다. 1980년대까지 전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 전자제품 기업들의 몰락을 설명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과잉 기술, 과잉 품질 문제이다. 소니가 그랬듯이 많은 일본 기업들은 목표가 정해지면 궁극의 수준까지 연마하는, 일종의 장인 정신으로 물건을 만들어 왔다. 일본어로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라고 하는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한 제조 문화’는 일본 기업들을 품질 제일주의의 세계적인 기업들로 키워 냈지만, 반대로 우물 안 개구리 같은 기업들로 변질시키기도 하였다.
---「1부 7장 소니를 추락시킨 과잉 기술에의 집착」중에서

1979년 출간된 미국의 사회학자 에즈라 보걸Ezra F. Vogel이 쓴 《Japan as Number One》은 미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인기가 있었는데, 일본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전 세계인이 우리를 배우고 싶어 한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시쳇말로 국뽕에 흥건히 취해 있던 시절이었다. … 연이어 일본인 학자들이 한껏 자신감을 표출한 《현대 일본 경제 시스템의 원류現代日本??システムの源流》가 출간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경제는 장기 불황이라는 늪에 빠졌고 지금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헤매고 있다. … 50년 동안 일본을 세계 초일류 국가로 이끌었던 시스템이 1990년대 들어서 현재까지 30년 동안은 오히려 일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2부 9장 왕년의 일본」중에서

일본에는 ‘사내社? 실업자’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회사에 다니고는 있지만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 사실 사내 실업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1970년대에는 ‘창가족窓際族’이라고 해서 사내 실업과 내용상 동일한 의미의 용어가 유행했었다. 1977년 6월 《홋카이도신문》 칼럼에 처음 소개된 ‘창가 아저씨窓際おじさん’는 딱히 일도 없이 회사에 출근해 창가 (구석) 자리에 앉아 신문을 보거나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퇴근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었다. 당시는 고도성장이 끝나고 엔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엔고 불황이 우려되던 시기라 기업들이 제조 라인을 축소하던 때인데, 종업원을 함부로 해고할 수 없는 고용 시스템 때문에 불가피하게 창가족들이 대량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은 사내 실업자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해고가 어려운 일본 특유의 고용 시스템으로 인해 별다른 손을 못 쓰고 있는 실정이다.
---「2부 11장 사내 실업자」중에서

일본 경제의 몰락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 여기에서는 거꾸로 이런 질문을 던져 보자. 일본 경제가 이렇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도 세계 3위의 경제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이 한일 기업 중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를 빼고 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가 총액 상위 30개 기업 중에 한국 기업은 6개에 불과하고, 일본 기업이 우리보다 4배(24개) 더 많다. … IMF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일본의 GDP가 한국의 GDP보다 3배 정도 더 큰데, 이 말은 비슷한 규모의 기업들도 3배 정도 더 많다는 이야기이다. … 다시 말해 SK하이닉스, 네이버,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와 같은 우리나라의 초우량 기업들이 일본에는 3배 정도 더 있다는 뜻이 된다. 그 안에는 키엔스キ?エンス, 신에쓰화학信越化?, 다이킨공업ダイキン工業과 같이 일반인들이 잘 들어보지 못한 기업들도 많다.
---「2부 12장 삼성전자 한 개 vs 중소기업 천 개」중에서

아베노믹스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묻는 여론 조사에서 ‘전혀 실감할 수 없다.’는 답변이 무려 81%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나 혼자만 호황을 실감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럼 대체 호황의 과실은 누가 다 가져갔다는 말인가?’라는 의문을 품었다. 아베노믹스를 실시하기 전인 2012년에 비해 분명 주가는 두 배 이상 상승했고, 환율은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기업 이익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실업률은 3% 수준으로 떨어졌다. 충분히 호황이라 부를 만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실감이 나지 않는 호황에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적잖이 당황했다. 전후 최장기 호황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가득한 뉴스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렸다. … 아베노믹스 경기는 실질 경제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해서 호황이라고는 하지만 명확하게 경기가 좋다고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불황이라고도 할 수 없는 상태, 즉 저온호황weak boom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부 17장 체감할 수 없는 호황」중에서

인구 감소 문제는 과제 선진국 일본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인구 감소에 대처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인구를 늘리는 것이다. 한 가지 방법은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고, 또 한 가지 방법은 이민을 허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엔젤 플랜(1994년에 발표된 저출산 종합 대책)을 시작으로 30년 동안 각종 아이디어를 시험해 본 결과, 일본 정부는 저출산 문제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이민 정책은 국민들의 거부감이 심해서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 그러던 중 2008년 일본에서는 향후 외국인 노동자 수용 정책의 큰 변화를 알리는 정책이 발표되었다. … 이러한 단계적인 제도 개혁에 힘입어 일본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최근 10년 동안 급속하게 늘고 있다. … 현재 일본의 시민 사회를 중심으로 다문화 공생 사회에 대한 공론화가 한참 진행 중이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의 서점에 가 보면 이민 사회나 다문화 공생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서적들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3부 21장 언 발에 오줌누기식 인구 정책」중에서

도쿄 올림픽의 응원 메시지를 팩스로 받는다는 이야기에 전 세계인들은 귀를 의심했다. 대외 조직위 SNS에는 2021년이 아닌 1964년 도쿄 올림픽 이야기가 아니냐는 조롱이 이어졌다. … 디지털 사회에서 낙오자가 된 일본의 문제는 심각하다. … 몇 년 전에 실제로 일본에서 겪은 일이다. 일본 사람들에게 서류를 PDF 파일로 보낼 테니 거기에 전자 서명을 한 후 다시 보내달라고 했더니 생각지도 못한 문제점들이 터져 나왔다. PDF 파일을 열 수가 없는 사람, 전자 서명이 뭔지 모르는 사람, 온라인상으로 서류를 처리하는 것 자체에 절차적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럼 팩스로 보내면 어떻겠냐고 하니 모두들 팩스는 가지고 있으니 그게 좋겠다고 했다. 결국 팩스, 도장, 종이로 이루어진 레거시 시스템이 얼마나 강력한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3부 22장 여전히 팩스, 도장, 종이」중에서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현재의 한일 관계는 역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한일 양국 국민의 과반수(한국 84.6%, 일본 54.8%)가 ‘현재의 대립 국면을 벗어나야 한다.’고 답했다는 사실이다. … 과연 바람직한 한일 관계의 목표를 어디에 두면 좋을까? …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이제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진국으로서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 갈 때가 되었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일단 주변 4대 강국이라는 표현부터 고칠 때가 되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은 흔히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네 나라인데, 4대 강국은 우리의 입장을 우리 스스로가 ‘장기 두는 나라’가 아닌 ‘장기판의 말’로 규정하는 표현이다. 청일 전쟁이나 러일 전쟁 때의 조선은 더 이상 없다. 대한민국은 이제 장기판의 말로 움직이기에는 너무 강한 나라가 되었다. 이제는 직접 장기를 두는 입장에 서서 주변 강대국들과의 갈등을 조절해 나가야 한다. … 반면 선진국이 된 한국을 만끽하며 자라 온 우리의 젊은이들은 유창한 외국어 실력으로 다양한 외국 친구들과 교류하며 이들 역시 기성세대와 달리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딱히 열등감도 우월감도 없다. … 분명한 것은 현재 기성세대의 머릿속에는 한일 두 선진국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한 해법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기성세대의 역할은 새 시대의 주역들이 엉킨 한일 관계를 풀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취사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뿐이다.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저자로서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 같다.
---「나가며_ ‘장기판의 말’이 아닌 ‘장기 두는 나라’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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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학 3세대 학자를 대표하는 이창민 교수가 일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꿰뚫어 본 책을 출간하였다. 3세대의 기수답게 기성세대의 낡은 사고와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각과 시각으로 일본을 새롭게 통찰하였다. 재미있는 사례와 알기 쉬운 분석으로 일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
- 김현철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소장,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
“일본 경제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먼저 이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일본에 대한 경시와 찬양이라는 양극단론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현대 일본 경제에 대한 객관적인 시야를 제공하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책이기 때문이다.”
-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전 세종연구소 소장)
“우리 사회에는 자칭 타칭 수많은 일본 전문가와 일본론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오해와 편견, 무지와 왜곡의 늪으로 빠지기 쉬운 것이 한국의 일본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차별성 있는 일본론이다. 일본 경제에 대한 깊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이처럼 알기 쉽게 일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논하고 있는 책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일본학이나 국제지역학을 전공하는 연구자와 학생 들은 물론 일본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알고 싶은 보통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이원덕 (국민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일본을 단칼에 재단한 지 이미 오래다. 일본은 끝났다고. 그러나 저자는 새삼 묻는다. 우리는 일본을 제대로 읽고 있는가. 일본 경제 전문가인 저자는 명료한 사실事實과 재미있는 사실史實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내셔널리즘으로 무장한 상식의 허실虛實을 논파한다. 그렇게 해서 크지도 작지도 않은 등신대等身大의 일본을 보여 준다. 일본을 말할 때 진짜 용기는 이제, 진실을 말하는 전문가의 용기가 아니라 진실을 인정하는 보통 사람의 용기다. 저자가 원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이제 그럴 만한 국가라고 말한다. 모처럼 논지가 깔끔한 책을 만났다.”
- 심규선 (전 《동아일보》 도쿄특파원,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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