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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조는 묘르신

홍조는 묘르신

: 16세 고양이 홍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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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516g | 125*200*28mm
ISBN13 9791191179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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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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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다른 동물과 산다는 것
만화 PD 신은지 (222gi@yes24.com)
나는 고양이 집사다. 이름이 산삼인 고양이를 반려하고 있다. 2개월령 무렵 서울로 올라온 구미의 약초방 출신 고양이는 어린 나이에 스트레스를 받은 탓에 허피스라는 고양이 폐렴이 걸렸었다. 허피스 때문에 구내염이 생겨 밥을 제대로 먹지못해 날이 갈수록 말라가던 아이를 바라보며 부디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산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역시 묘생은 이름따라 가는 것인지, 지금 산삼이는 누구보다도 튼튼한 체대냥으로 거듭나 벌써 묘생 2년차에 접어들었다.

이 노란 고양이의 눈을 빤히 바라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같이 함께한 시간이 2년동안동물병원을 드나들고 울고 안도하고 다시 행복해진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리고 그 순간들이 얼마나 주마등같았는지 말이다. 집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20세 정도라고 하는데 낙관적으로 계산해도 앞으로 산삼이와 함께 할 시간이 모래시계의 모래처럼 줄어듦을 느낀다. 그럴 때마다 한없이 이 시간이 소중해지고 사랑스러워지는 것이다.

수명이 다른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은 이런 기쁨과 우울을 동반한다. 그 미묘한 감정선은 집사가 아니고서는 아마 모를 것이다. 가끔 어린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 해보면, 유아의 정신발달 과정이 고양이와 다르지 않다. 사람말을 몰라서 일단 울어제끼고 보는 것이나, 먹고 싸는 기본 욕구에 충실한 것이나, 나름 자아를 가진 생명이라고 어떤 일에는 삐지고 어떤 일에는 보답하는 것이나, 집사가 하는 것을 빤히 바라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들 말이다. (마지막 항목은 내가방문을 여는 것을 관찰하고 그대로 따라해서 아주 식겁했다.) 닮은 점들을 반가워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움이 밀려들어온다. 저 아이는 언젠가 커서 부모와 대화를 하고 점점 성장해 가겠지만, 내 고양이는 앞으로도 계속 나와 사람말로는 대화하지 못할테고 나보다 빠른 속도로 늙어갈 테니 말이다.

『홍조는 묘르신』은 열 여섯살 고양이와 사는 행복과 애틋함을 엮은 만화 단행본이다. 전작 『홍조일기』를 그릴 당시만 해도 11세 청년 고양이였던 홍조가 벌써 16살이 되었다. 인스타툰을 팔로우해서 보면서 홍조 굿즈도 모으고, 홍조의 대학입학(반려묘를 20살 넘게 키우는 것을 고양이 대학보내기라고 한다.)을 염원하던 한 사람의 팬으로서 이번 단행본의 허당홍조와 깔끔홍조 모두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집사들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만한 일화에서부터, 랜선집사들도 심쿵하게 만드는 홍조의 귀여운 면면들이 전작보다 더 두꺼운 볼륨으로 꽉꽉 담겼다. 한편으로 내 고양이와의 일상을 이런 식으로 역사에 남겨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부럽다. 그러므로 이 책은 더 팔려야 한다. 모든 이들이 홍조의 나날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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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조의 이웃도 이모도 아니건만 홍조의 삶을 두근대며 지켜보기를 어언 6년. 어느새 홍조가 묘르신이 되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이렇게 멋지고 늠름하고 귀엽고 똑똑한 홍조인데! 나의 이 사랑의 8할은 홍조에 대한 촘촘한 사랑으로 가득한 작가의 시선 덕이다. 아주 작은 표정부터 독특한 습관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는 믿음직한 집사이자 작가의 손을 냉큼 잡아도 좋겠다.
- 김겨울 (작가, 유튜브 ‘겨울서점’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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