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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공유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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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산문선-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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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298g | 115*210*16mm
ISBN13 9788932922584
ISBN10 893292258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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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 자체로 좋아서 하는 일들, 그 자체가 목적인 즐거움들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독서야말로 그중 하나가 아닌가? 나는 때로 꿈꾸었다. 심판의 날이 밝아 와 위대한 정복자들과 법률가들과 정치가들이 보상을 받을 때, 그들이 왕관과 월계관과 영원히 썩지 않을 대리석에 각인된 이름을 얻게 될 때, 하느님께서 우리가 책을 끼고 들어서는 것을 보시고는 베드로를 향해 부러움이 섞인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말이다. 〈저들에게는 상이 필요 없어. 여기서 그들에게 더 줄 게 없어. 저들은 책 읽기를 사랑해 왔으니 말이야.〉
--- p.46 「책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중에서

여러분은 겸손한 나머지 작가들이란 여러분 자신과 아예 다른 족속이라고, 그들이 여러분보다 브라운 부인에 대해 훨씬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보다 더 치명적인 실수는 없습니다. 독자와 작가의 이런 구분, 독자 편에서의 겸손, 작가 편에서의 전문가연하는 태도야말로 작품을 변질시키고 무력하게 만듭니다. 작품이란 독자와 작가 사이의 긴밀하고 대등한 연합의 건강한 산물이라야 하는데 말입니다.
--- p.97~98 「베넷 씨와 브라운 부인」 중에서

예를 들어 보자. 봄밤이고 달이 높이 떴으며 나이팅게일이 노래하고 버들가지가 강물 위로 늘어져 있다. 그렇다. 하지만 동시에 한 병든 노파가 흉물스러운 철제 벤치 위에서 기름때 찌든 누더기를 뒤지고 있다. 그의 마음에는 노파와 봄이 한꺼번에 들어가 뒤엉키지만 한데 섞이지는 않는다.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감정이 서로 물어뜯고 걷어차는 것이다. 키츠가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를 들었을 때의 감정은 기쁨에서 아름다움을 지나 인간의 불행한 운명에 대한 슬픔으로 바뀌기는 해도 온전한 하나이다. 그는 대조적인 것을 부각시키지 않는다. 그의 시에서 슬픔은 아름다움에 수반되는 그림자이다. 반면 현대 시인의 마음속에서 아름다움에 수반되는 것은 그 그림자가 아니라 반대자이다. 현대 시인은 〈더러운 귀에 짹짹〉거리며 노래하는 나이팅게일에 대해 말한다. 현대의 아름다움 곁에는 아름다움이 아름답다고 해서 빈정거리는 냉소의 영이 함께하는 것이다. 그는 거울을 거꾸로 뒤집어 우리에게 아름다움의 다른 쪽 뺨이 얽고 변형된 것을 보여 준다.
--- p.110~111 「시, 소설, 그리고 미래」 중에서

문학은 그 누구의 사유지도 아닙니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거기에는 국경도 전쟁도 없습니다.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걸어 들어가, 자기 길을 스스로 발견합시다. 그럴 때 비로소 영국 문학은 이번 전쟁에서 살아남아 구렁을 건널 것입니다. 우리 같은 평민이요 아웃사이더들이 그 나라를 우리 자신의 나라로 만들 때, 책을 읽고 쓰는 법을, 어떻게 보존하고 어떻게 창조할지를 스스로 배울 때 말입니다.
--- p.242 「기우는 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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