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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66g | 120*205*10mm
ISBN13 9791186372951
ISBN10 118637295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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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경음악 작아지고 좌중 조금 앞으로
무엇이 나오든 궁금치 않을 장터에 들고 읽는 큐 카드
들어라! 이런 것이라도

인천에서 출생, 『더 멀리』 4호로 활동 시작, 동인 공동창작 전선 소속, 그런 소속이 아니며, 활동을 시작한 적 없고, 태어나지도 않았다
용사, 사람 중에 적이 없는
혜희는 이것들을 쓰지 않았다

실존하지 않는 혜희는 어느 날 자신이 세계에 등장할 수 있음을 알았고, 자신의 이름으로 허락했습니다
나아가라
말하는 모든 것과 모든 말 못 하는 것들의 친구이자 손님
대체 가능하다고 믿어지는 이들의 최고 사자 참칭
공산주의자­옛 연인
화자 대리
지난날 포기하고 그러쥔 것은 우리
백악마, 회심한
그리하겠나이다
선대의 슬픔 위에서 후대의 격노 뒤에서

일이 이렇게 되었다 점점 더 또렷이 점점 더 분명히, 점점 더 널리 점점 더 가까이, 점점 더 우리에게, 사람들에게, 사람이 아닌 것들에게, 산 것들과 아닌 것들, 있는 것들과 없는 것들에게, 나와 너에게, 충분하게 도래해버린
우리 계급을 위해

앞날에까지 미쳐야 진실이라던데
들날짐승과 벌레들 야유, 다시 음악 커지며, 사회자가 뻗친 손, 입장로는
어디에? 두리번대는 우리의 얼굴 이리저리로 막힌 암흑을 쏘는 탐조등 멋대로의 좌석 대가리들 가장자리로부터
계급의 스타가 떨어지는데 혜희의 뻗친 손가락이 그것을 붙드네

모두 죽을 것이다!
--- 「머리시 ­ 진실로」 중에서

그것은 내가 늙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의자를 들고 나와 나무며
행인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세상이 바뀌었어요
라는 말은 다가온 젊은이가 이것을
말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듯이 했던
말이었습니다 그때는
벌떡 일어났지 뭡니까 저도 모르게, 지금은
물을 머리에 끼얹고 싶다고 물을 머리에
끼얹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와 함께 눈물이나 흘릴 것을
주제의 전진을 나도 믿는다고 말해줄 것을
그러지도 못하고 나는 주스를 사 주었을 뿐입니다
떼죽음을 생각했습니다
나는 내 방에 누운 나를 생각했어요
어찌나 서러웠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맞았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다 죽였느냐고, 전부 다
죽인 것이 맞냐고 차마 묻지는 못하고
얼마나 바뀌었지요? 묻고 말았는데
전부 다요, 답하는 젊은이의 낯에는 씻을 수 없는 슬픔
씻을 수 없는 슬픔
우리는 정말로 이겼던 것입니다 잠에서 깨어난 듯이
나는 묶던 것을 마저 묶고 싣던 것을 마저 싣고
밀던 것을 마저 밀었지요 생각을, 그리고 이곳
선 채로 나는 사후의 세계를
밟았습니다 받을 것을 받기 위해서
모양이 나아가던 것을 기억합니다
매끈한 얼굴을 더듬는
나의 손은 가볍습니다 밀어봅니다
끝나고 싶지 않은데요
--- 「회전력」 중에서

미래는 종합되고 내게도 전망이 있다
죽어야겠다고 말하는 오후에도
눈 깜짝 않던 당신
친구들은 떨어져 죽고 매달려 죽고
타서 죽고 병들어 죽고 그냥저냥 죽다
그리운 분, 머리띠를 하고 드러눕네
공중에 대고 말하기, 공중에 말하기
이뤄지지 않은 타당함을
공중에 대고 말하기, 공중에 대고
말했던 당신
벽의 단단함 유리의 얇음
유리 벽의 단단함, 당신은 타는 듯하고
미는 듯하다 당신은 너무 긴 암시
너무 얇은 장면, 점점 커지는 날붙이로
너무 많이 누르시네, 그만
가르쳐주세요, 기저귀를 입고 당신 품으로 뛰어드는
친구들은 사람들, 사람들은 이렇게 저렇게 오가고
당신의 눈알은 담긴 곳 없다
쓰러지는 각도로 이끄시는 당신
당신의 관이 언덕에서 구르며
리듬 있게 부서진다고 하는
전망이 내게는 있다
당신은 먼 날의 시골길, 붕어들의 구부러짐
복수의 손잡이를 잡은, 당신은 잘 마른
복수의 손잡이시고
다리이시고
중력이시네
---「요양원 전통」 중에서

혜희는 죽었고 죽은 뒤에 쓴다
자신이 죽었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잘 모른다 가로등 아래서 모두가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일어나면서 쓴다 죽은 혜희가

슬픔이 더 필요할까 지금보다 더
혜희는 죽어서 잘 모르겠다
혜희가 필요할까
나는 모르고 혜희도 모른다
혜희는 죽었다
역사 아래서 그만

아아, 죽어버릴까
문득 혜희는 그렇게 생각했다 옛날 젊은이들처럼
이런 데에서 이렇게 사느니 말이다
모르는 옛날처럼
버러지처럼 사느니

쓰레기 더미는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고
죽은 혜희는 그 위에 누웠다
그러고서 잘 모르겠는데
잘 모르는데, 새벽에 혜희는 죽었고
지혜 위에 쓰러져 슬픔을 모르게 되었다

죽은 뒤에 쓰는
꿈이 혜희를 어둡게 만들며 기억난다
그때부터는 죽은 다음까지 기다릴 수 있었고
생각대로 일어날 수 있었다
---「생매장」 중에서

마음에 대해서는 이번뿐이다
우리가 해변에 딸린 소항구에서 떠오른
조상을 본 이야기다

관광객들이 상점가에서 항구로 몰려들었다
항구에는 낚싯배 따위, 그리 볼 것도 갈 일도 없는데
사람이 떠올랐다는 이야기에
아마도 밤사이 내려왔으리라고, 근처의 강에 대해
난간에 기대 떠들었다 식당 주인은

마음에 대해서는 이번뿐이다
마음의 목이 있다면 마음의 칼로 동강 낼 텐데

마음의 온몸이 마음의 물로 젖는다면, 다시
떠오른 조상을 말하자면
무서운 것은 입이었다 눈보다는
조상의 입에서부터
마음의 연기가 형형색색으로 나오는 듯
마음의 공중으로, 모래사장, 폭죽보다, 눈보다 나은
마음의 배, 마음의 항구, 마음의 관광, 마음의 낙원으로 가는 듯
무서워져서 오래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가망이 없고 고개를 돌려도 가망이 없고, 다시
바다에서, 바지선 그림자에서, 그림자 옆 부표에서, 등대에서, 조상의 입 속으로

저것은, 잘못 짜인 저 형상은, 구경거리는
어디에 놓였다가 왜 지금 조사받는가
왜 어제 저 조상이
우리의 저녁 물놀이 멀지 않은 바다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별 이유도 없이 생각되는가

튜브를 붙들고 떠내려갔다 밀려오던 우리
사람들이 있는 튜브의 안쪽과 사람들이 없는 튜브의 바깥쪽에 모두 물이 있는 것과 같이
우리는 나중에 마음의 지옥에 간다
조상이 항구에 떠올랐던 것과 같이
파라솔이나 방파제, 등대, 요트, 휴일의 보이지 않는 발, 밤 진열장처럼
안식의 끝으로 가고 마는 것이다

사람이 떠올랐다고 하는 소문과 같이, 무섭고 가망이 없는 일에 우리가 결국 빠져들고
저승도 마찬가지로 버글버글하고, 모래보다 상점보다 밝게
이쪽으로 발사되는 대낮 착시에 이끌려 우리도 떠오른다

고리 모양으로
눈에서 머리카락까지 우리를 찢어발기는 사이렌
그것을 따라나서는 우리 마음의 행진은
이번뿐이다 정말이지 이번뿐
눈보다 어두운 입에 대해
마음으로는 가지 말라고 했고
이것이 이 해변의 법이라고
경고했고, 분명히 가지 말라 했고
우리는 조상의 눈 속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경악으로부터 상점가로 다시, 안도와 이상한 실망과 함께 돌아온 휴가가 끝나고 또
이러저러한 질서 정연한 공황 가운데 다시, 무섭고 가망이 없는 와중에
주검과 조상의 분간을 잃은 우리가 휴가로부터 풀려나, 아니면 더 많이, 아니면 더, 다시
머리에 물을 끼얹어 매일 우리를 깎아내면서
어째서 눈보다 입이 마음을 끌었는지를 돌이켜보면
죽음에 실망한 듯이 굴었던 미래관 때문
우리는 돌다가 갈라지기를 연이을 것이다
이야기를 잊고

확인하러 가자, 우리의 미래관 없음
마음의 작동을, 건져져 마르는 것을 분명히
만지고, 연기 오르고 바지선 움직이고 이 해변의 끝까지
입으로부터 가슴팍까지 우리를 쪼개어놓는 소리가 매해 소용돌이로 데려감에도
마음에 대해서는 이번이 마지막
이번이 마지막이다
---「미래관」 중에서

관 뚜껑 열고 나왔더니 밝다
공산……
벌레들이 흩어졌다
비탈에 무릎 꿇고서
오래 오줌 누고 싶었다
너도? 너도, 너도
흙을 뱉으며 우리는 도시 쪽으로 걸었다

까치 떼가 따라왔다 연기가 올랐다
슬픔이 없어서 좋았다고 지금은 떠올린다
너도? 너도
떨리지 않네 떨리지가 않아
이것은 옛 생물의 몸통이었고 이것은 옛날에는 잎사귀
이것은 이제

천국에 계실 분들
이끌어주세요 청원해주세요 엎드려 빌기라도 하세요
큰길 복판으로 우리가 팔 흔들며 지날 수 있도록
아무 말씀도 없으셔 좋다
아무것도 낳지 않을 거란 노랠
목청껏 불렀다 지금은 배가 없고
목구멍도 없다 그것을 손에 넣으러 가는 길
너도?
몰라서 없는 줄 알았던 것들, 핏기 같은 것들

강물이 정적 속에서 철교가 정적 속에서
눈구멍을 더듬으면서
우리가 전설이 되지 않을 것이라 속삭였다
숯이 된 손 따라 함마가 옮겨졌고
눈물을 부숴버릴 거야, 강변의 모든 것과
지하의 옛집으로 가는 길까지

우리를 너무 많이 봐 우리가
우리처럼 되었는지
자세를 잡은 우리도 이미 본 적이 있는 듯
훔칠 수 있는 건 모두 훔쳐서
태울 수 있는 것 모두 태웠다
우리는 앞에서 외쳤고
뒤에서 외쳤다 연장 아래서부터
작은 생물들이 빠르게 달아나
망설이다 놀랐다, 어째서 보다 좋은 다음이
계속 떠오르는 것일까
지금

길고 큰 정적 속에서
너희를 데려가면서, 새들아
악마 같은 감정 하나를 얻었다 금을 녹이는 기쁨
떨리지가 않네 떨리지를 않아
네거리 바닥에 대고 외치고 싶었다 다 끝났다고
다 끝났다고
없는 눈으로 돌아보면 유령 입김
물 쪽으로 빛이 밀렸다
너도? 너도, 너도
이 소리를 멈춰주세요, 하며
자루를 누르고 얼음을 깨물 때
폐허도 일어서는 중
---「종소리」 중에서

유리문을 밀면서 나왔고, 놓으며 다시 들어갑니다.
폭탄을 품에 안고 향하는 곳은 반짝이는 악마가 있는 곳, 너는 용기가 있는 친구로구나, 멀어지는 소리가 옵니다
울림이 있는 곳은 이곳의 바깥, 이번만큼은 않겠습니다, 죽지를, 다시 찬바람과 함께 온 것은 치통이고, 저는 지금 존엄사에서 깨어납니다
도구를 품고서, 기대어 굴렀던 곳에는 중단 없는 지옥의 전진이 있었습니다 서서히 그리하고 있는 곳에서부터 깜빡이던 제가, 소리 내어 읽던 제가 있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저도 그랬습니다 그것은 제가 아는 소리
이제라 써놓고 나면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이제 깨어나는 것은 시간, 이렇듯 정확한 가슴을 얻은 채로, 성난 사람들 사이에서, 똑바로 보렴, 폭풍 같았던 가난을 통과한 악마가, 기절로부터 눈뜨는 모습을, 똑바로 보고 있는 것은 떠오르는 함이고, 열리는 것입니다 바로 보렴, 바로 보면
이것은 글자이고 저것은 그대입니다 그대의 눈과 눈 아래의 코가 보입니다 재 속에서 보입니다, 그대의 날숨이 입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저의 손은 시리고 그대의 폐는 그대의 것, 기절로부터 눈을 뜨는 그대
이곳에 누워 회전하고 있는 것은 몇 번째인가의 저고, 이제 마지막을 바람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조금 더 빠르게, 제발 더 빠르게, 마지막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끝난 너머까지 움직이지 않으면 닿지 못한다고들 하고, 훗날 따위를 어찌 알겠습니까마는, 피돌기는 손끝까지만 가는 것이고, 이곳에 누워 회전하고 있는 것은
회전하는구나, 저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광선의 친구들이 이전에 있었고 이제는 아니네, 이제 깨어나는 것은 시간, 암요, 그렇게 됩니다 저의 적들이 오는 것이 보입니다 저기 저의 적들이, 물건은 법칙을 따라 휘어지는 것, 저는 펴지는 접니다
신은 신, 그대는 그대, 그대가 반짝임을 바라보고 있을 때 우리는 드디어 입을 여는 우리, 자연도 힘껏 슬퍼합니다 우리가 나아가고 있을 때 저는 저, 용기는 용기, 밀리는 것은 당기는 것, 이것이 저의 마지막, 존엄사에서 깨어나기
---「존엄사에서 깨어나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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