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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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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458g | 154*216*17mm
ISBN13 9788966351596
ISBN10 896635159X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꿈에 그리던 특급 마린을 타고 아빠를 만나러 간다. 거기서 사흘을 머물다 다시 혼자 돌아온다. 엄마에게 몇 번이나 조르고 졸라 드디어 내 여행 계획이 실현되었다.
그런데 ‘아빠를 만나러 간다’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리려나? 우리 아빠는 건설 회사에 다니고, 주로 건물 설계를 맡고 있다. 지금은 해변가에 새로운 큰 호텔을 짓는 일로 지방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이 바빠 좀처럼 집에 오지 못해 내가 아빠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 p.9

“여기, 비어 있니?”
머리 위쪽에서 약간 쉰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네, 비어 있어요.”
대답을 하면서 뒤돌아보았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좌석 옆에는 고양이가 서 있었다.
한 마리라고 해야 하나? 혼자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고양이였다. 날씬한 검은 고양이다. 입가에 긴 수염이 뾰족뾰족 나 있고, 모자에 귀 끝이 튀어나와 있었다.
고양이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열차표를 꺼내 좌석 번호와 맞춰 보았다. 그러고 나서 내 옆에 앉아 커다란 가방을 ‘영차’ 하고 발밑에 내려놓았다.
--- p.16

아이가 혼자 있으면 사람들은 대개 가출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가출과 홀로 여행은 전혀 다르다.
나는 아빠를 만나러 간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했던 여러 가지 홀로 여행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산호랑은 응, 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재미있게 들었다.
“산호랑 아저씨는? 아라이하마로 뭘 하러 가세요?”
“나? 음. 나는 말이야.”
산호랑은 내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낮췄다.
“보물찾기 하러.”
바로 그때, 특급 열차는 터널로 들어갔다. 굉굉히 나는 소리 속에서 산호랑 눈이 번쩍 녹색으로 빛났다.
--- p.23~24

“가다랑어포가 가득 찬 상자라고 하는 녀석도 있어. 그게 아니면 특별한 약, 예를 들면 어떤 병이나 상처도 눈 깜짝할 사이에 낫는 약이라고 말하는 녀석도 있고. 진실은 아무도 몰라. 억새바람 영감도 몰랐어. 영감 말에 의하면 보물을 찾을 때 소중한 건 알맹이가 아니라 낭만이래.”
“흠, 낭만…….”
우리 아버지도 가끔 그런 말을 했다. 중요한 건 낭만이야. 내가 낭만이 뭐냐고 물으면 두근거리는 마음이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내가 혼자 여행을 하는 것도 어쩌면 그런 마음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른다.
“그래, 낭만. 보물찾기는 보물을 찾는다고 하는 그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이 좋은 거야. 찾고 나면 그걸로 끝이지. 어쩌면 그래서 억새바람 영감은 일부러 찾으러 가지 않았을지도 몰라. 어디에도 가지 않고 혼자서 지도를 바라보며 살다 보니 몸이 쇠약해졌던 것 같아.”
산호랑은 먼 곳을 보는 듯한 눈으로 그런 말을 했다.
--- p.37~38

혹시… 산호랑이 매우 나쁜 놈이라면? 억새바람 영감을 해치우고 지도를 가로챘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없다. 나쁜 놈이라면 열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아이에게 주먹밥을 주지도 않고, 일부러 보물찾기에 초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오히려 내가 나쁜 놈이어서 산호랑을 나뭇가지로 딱 내리치고는 보물을 독차지할 수도 있겠지.
--- p.54~5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책 등장인물 페이지에 소개된 사람은 단 두 명이다.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 켄과 수수께끼의 보물을 찾는 검은 고양이 산호랑. 봄 방학 때 켄은 장기 출장 중인 아버지를 만나러 꿈에 그리던 특급 열차 마린 3호에 올라탄다. 어머니는 켄이 혼자 가는 게 상당히 걱정스럽지만, ‘홀로 여행하는 켄’이라는 별명에 자부심을 가진 켄은 3시간이나 걸리는 긴 여행에 대한 긴장보단 설렘이 더욱 크다. 책은 주인공 켄이 열차에서 신비로운 고양이 산호랑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어머니의 잔소리를 뒤로하고 열차가 떠난다. 켄이 앉을 곳은 5호차 금연석 12A. 옆자리 12B에는 아무도 타지 않았다. 그러다 중간 역에서 마린 3호가 정차한 사이 비어 있던 켄의 옆자리에 누군가 다가온다.

“여기, 비어 있니?” 머리 위에서 약간 쉰 목소리가 들렸다. “네, 비어 있어요.” 대답을 하면서 뒤돌아보았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좌석 옆에는 고양이가 서 있었다. 한 마리라고 해야 하나? 혼자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고양이였다. 날씬한 검은 고양이다. 입가에 긴 수염이 뾰족뾰족 나 있고, 모자에 귀 끝이 튀어나와 있다.

켄과 산호랑은 이렇게 만났다. 옆에 앉을 사람이 고양이라서 놀랐던 켄은, 산호랑을 어른으로 간주하며 예사로운 대화를 이어 나간다. 이상한 일이 벌어져도 예사로이 받아들이는 감각의 소유자. 그런 곳에선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공통점을 발견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두 사람은 금방 친해진다. 아버지를 만나러 혼자 여행하러 간다는 켄은 산호랑에게 무엇을 하러 가는지 묻는다.

“보물을 찾으러 가.”
“너도 같이 갈래? 같이 가도 상관없어.”

그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정체 모를 수수께끼의 보물을 찾는 여행의 길동무가 된 켄은, ‘홀로 여행하는 켄’이라면 얻지 않을 불명예를 감수하며 산호랑을 따라가는 것을 선택한다. 자립으로 내딛는 한 걸음이라고 볼 수도 있다. 불쑥불쑥 찾아오는 위험한 순간, 금방이라도 포기하고 싶은 험난한 도정을 그들은 이겨 낼 수 있을까. 보물을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무엇을 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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