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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카미유 클로델

여기, 카미유 클로델

: 생의 고독을 새긴 조각가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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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410g | 138*216*17mm
ISBN13 9788961964159
ISBN10 896196415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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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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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일생을 알기 위해서, 그 사람이 이미 죽은 사람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록을 찾는 것뿐이다. 그래서 나는 어린 시절의 일화, 누군가에게 쓴 편지들, 남겨진 작품과 사진 몇 장을 최대한 모으기 시작했다. 오로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였다. 새로운 비밀을 발견하려는 의도 같은 건 없었고, 학문적 접근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녀의 진짜 목소리가 궁금했고, 조각들을 맞추어 상상하는 동안 뭉클하게 아려왔다.
--- p.8

그녀가 살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세상은 여전히 외롭고 막막할 것이다. 슬픔은 떠나지 않을 것이고 무얼 바라 살아야 하는지 대답은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해서 형편없는 배역을 맡고 사랑을 하고 헤매면서, 절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너무 오래 절망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야 할 것이다.
--- p.10

채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자신의 욕망을 정확하게 깨닫는 일은 어쩌면 불운이며 어쩌면 행운이고 혹은 둘 다인지도 모른다. 빌뇌브에서 그녀는 미켈란젤로가 되기를 꿈꾸었지만 파리에서 그녀는 그녀 자신이 되고 싶었다. 그저 훌륭한 조각가가 아니라 스스로가 인정하는 위대한 조각가로 남고 싶었다.
--- p.22

카미유가 로댕의 작업실에서 중요한 작업을 맡게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로댕 상사’라고 불릴 정도로 주문이 밀려들어서이기도 했지만, 실제로 로댕은 초기의 대리석 작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믿을 만하고 재능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작품에 들어갈 손과 발을 맡기곤 했는데 그녀가 그 일을 하게 되었다. 수련생이나 제자가 아니라 제작조수의 역할이 그녀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그녀가 다루는 부분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 p.34

카미유는 여러 차례 벽난로를 만들었다. 그녀에게 벽난로는 긴 여행을 떠났던 순례자가 이윽고 고향 땅을 밟을 때와 같은 따뜻한 그리움을 담고 있었다. 고향의 집과 정원, 겨울이면 장작불이 타오르는 거실의 벽난로 곁은 그녀가 가장 돌아가고 싶어했던 곳이었다. 엄마는 닭과 토끼 요리를 하고 달이 뜨는 시간이면 난로 곁에서 묵묵히 바느질을 하는 풍경 속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녀가 간직한 유일하게 따듯하고 평온한 순간 속으로. 하지만 카미유가 만든 벽난로는 너무 작았다. 그녀의 시린 가슴을 데우기에는 너무나 작았다. 그녀의 몸과 영혼을 감싸 냉기를 녹여줄 만큼 큰 벽난로가 필요했다.
--- p.56~57

여성스러움과 제도의 관습을 거부하고 예사롭지 않은 내면의 힘에 자신을 맡기고자 하는 것은 위험을 부르는 지름길이었다. 여성들의 자유란 언제나 논란을 부르는 말이었고, 상대적인 것이었다. 카미유는 그 속에서 자신의 길을 가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 p.96~97

그녀는 모델 없이 작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장면인 듯 생생한 느낌을 살려냈다. 그녀는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 돌을 깎아내는 자신의 손이 진정으로 신뢰받기를 바랐다. 자기 자신을 최대한 완성하고 싶었다.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 그뿐이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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