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몇 년간 콘퍼런스, 소셜미디어, 의학 웹사이트 등에서 건강 전문가들이 전하는 면역에 관한 실용적인 조언을 많이 살폈는데, 대부분의 내용이 똑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십 년간 면역 체계를 연구한 사람으로서 이런 접근 방식은 틀렸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면역 체계는 하나의 선처럼 획일화되어 있지 않고, 질병을 유발하는 요소는 많다. 그러니 단순히 면역력을 ‘강화하자’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지나친 면역 활동은 만성 염증이나 자가면역질환, 심지어 알레르기까지 유발할 수 있다.
옳은 접근법은 무엇일까? 수많은 환자를 도우면서 배운 점은, 세포 단위의 생화학적 불균형이 면역 체계를 잘못된 길로 빠지게 할 수 있고, 현재 당신을 괴롭히는 질병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몇 년간 연구를 진행하며 환자들에게서 발견한 몇 가지 증상 패턴을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면역 유형으로 나누었다. ‘다발성 면역 유형’, ‘판단 오류 면역 유형’, ‘과활동성 면역 유형’, ‘약한 면역 유형’이다. 틀어진 면역 체계의 균형을 바로잡으려면 우선 자신의 면역 유형을 알아야 하고, 거기에 맞게 생활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면 면역 체계도 점차 정상 궤도로 돌아갈 것이다.
---「들어가는글」중에서
면역 체계의 핵심 임무는 위험한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 암세포를 찾아내고 파괴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짧은 시간 내에 염증을 일으켜 반갑지 않은 침입자들을 죽여야 한다. 그러고는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손상된 부분을 고치고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
그런데 대식세포가 지저분해진 현장을 깨끗하게 청소할 정도로 충분하게 오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대식세포를 기다리는 호중구 주변은 미생물 사체로 가득할 것이다. 마치 쓰레기 수거일에 수거차가 늦게 와서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통을 보는 것과 같다. 대식세포가 쓰레기를 모두 깨끗하게 먹어 치우지 않으면 쓰레기에서는 독성물질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 물질은 다시 조직을 손상시키기 시작하고, 손상된 세포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전달자를 자극하여 더 많은 호중구를 이곳으로 불러들인다. 그러면 또 다른 대식세포가 쓰레기를 치우러 와야 한다. 그러니 이런 쓰레기 수거 과정을 보면, 세포가 죽은 후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더 많은 세포가 죽게 되고 쓰레기가 늘어나는 사이클이 이어지는 것이다.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염증은 여러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다. 그리고 깔끔하게 청소되지 못한 호중구는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이 된다.
---「3장. 면역 불균형을 만드는 핵심 요인, 만성 염증」중에서
면역 체계는 다차원적이다. 면역력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식의 단순한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 뒤로 갈 때도 있고 앞으로 갈 때도 있으며 심지어 옆으로나 완전히 되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면역의 균형을 잡으려면 먼저 자신의 시작점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네 가지 면역 유형을 만들었다.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아야 어디로 가야 할지 역시 알지 않겠는가.
면역 기능 문제의 네 가지 대표적인 유형인 다발성, 판단 오류, 과활동성, 약한 면역에는 오늘날 사람들을 쉽게 병들게 하는 면역 체계의 대표적인 불균형이 모두 포함된다. 이 유형은 유전적이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누구나 간단한 방법으로 현재 건강 상태를 다시 균형 있게 바꿀 수 있다. 열쇠는 자신의 시작점을 알아내는 것이다.
내 진료실을 찾거나 따로 정밀 검사를 받지 않아도 자신의 면역 유형을 알 방법은 없을까? 이를 위해 나는 네 가지 면역 유형 테스트를 만들었다. 이 테스트를 해 보면 자신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증상과 특징, 질병의 종류로 판단하며, 비싼 검사나 병원 예약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간단한 테스트다. 질문을 읽고 해당하는 증상에 체크한 후 합계를 내어 보면 자신의 면역 유형이 나올 것이다.
---「4장. 나의 면역 유형은 무엇일까?」중에서
나는 알레르기 전문의로 10년간 병원을 운영했다. 병원을 찾은 환자 모두가 알레르기나 면역에 문제가 있었지만, 그때의 나는 환자들에게 장 상태를 묻기는커녕 그럴 생각조차 해 보지 못했다. 지금은 환자의 상태를 측정할 때 가장 우선시하는 요소인데 말이다. 장-면역 관계의 중요성을 알기 위해 몇 세기에 걸쳐서 연구가 진행되었고 여러 가지 결과가 도출되었다. 연구 결과가 아니더라도 매일 환자를 보는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장이 면역 체계의 핵심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장 건강에 대한 주제를 꺼내면 환자들은 “저는 면역 문제 때문에 여기 온 거라고요! 제 위장은 멀쩡해요”라고 답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기억해 두자. 복통, 설사, 복부팽만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없더라도 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발진, 관절염, 우울증, 브레인포그 같은 증상이 장의 불균형 상태를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종종 자세한 검사 후 장의 기능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란다.
---「7장. 면역 체계의 집, GALT 돌보기」중에서
면역 체계에서 식습관이 정말 중요하다. 사실 영양에 있어서 설탕만큼 면역 건강을 해치는 식품도 없다. 혈당을 높이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요인이 과한 설탕 섭취다.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 저항성과 비만을 초래해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늘리고, 혈관에 손상을 주며, 손상된 곳을 수리하려고 면역 체계가 활성화되는 식의 악순환이 시작된다. 결국 면역 체계의 큰 방해물인 설탕 때문에 위험한 박테리아나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가 방어막을 뚫고 슬그머니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찾을지도 모른다.
정말 나쁜 소식이다. 특히 당신이 이미 전당뇨거나 당뇨병을 진단받았다면 말이다. 그러나 다행인 소식도 있다. 무엇이냐고? 제2형 당뇨병은 회복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식단에서 과도한 설탕을 빼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건강하던 때로 돌아갈 수 있다. 설탕 섭취를 줄여서 대사 작용을 건강하게 이끄는 것이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는 모든 면역 유형에 다 적용된다.
---「9장. 영양으로 면역 체계 키우기」중에서
당신의 면역 체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기 때문에 무엇을 먹고, 얼마나 자고, 어떻게 운동하며,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지에 따라 건강을 개선할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당신이 염증이 있다고 느끼든,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이 있든, 항상 아프고 피곤하든 상관없이 면역 회복 계획을 따르면 자연스럽게 치료될 것이다.
나는 당신에게 자신의 건강에 책임을 질 힘과 희망을 주고 싶다. 지금 자신의 건강 상태에 얼마나 좌절하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말이다. 면역 체계는 너무 복잡해서 어쩌면 당신의 힘만으로는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일부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상황과 그런 건강 상태일 수밖에 없음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하고 20년 전에나 통했던 접근법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 나는 당신이 면역 체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자신의 면역 유형을 통해 약한 부분과 강한 부분을 알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맞춤 계획으로 면역 체계를 가꾸고, 보호하고, 진정시키고, 강화하고, 방향을 조절하여 당신이 오랫동안 건강하기를 바란다.
---「나오는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