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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미학 에세이

진중권 미학 에세이

: 예술의 눈으로 세상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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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590g | 153*224*30mm
ISBN13 9788984317390
ISBN10 89843173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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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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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해결이 플롯의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에는 인간사를 바라보는 ‘내재적’ 관점이, 인간사가 신의 역사(役事)가 아니라 인간의 업보, 즉 인간들 자신이 한 행위의 결과라는 관점이깔려 있다. 이른바 ‘운명’의 행로는 신들의 자의적 의지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들의 상호작용의 벡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에우리피데스가 신을 불러낸 까닭은」

잔혹한 처형은 혐오스럽다(repulsive). 하지만 구경꾼들은 그 잔혹함에 강박적으로 끌린다(compulsive). 이 은밀한 매혹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 매력은 아마도 우리의 삶을 구조화하는 금령들을 위반하는 데서 나올 것이다. 한때 우리는 죽음, 즉 무기물이었다. 하지만 문명 속에서 그 사실은 망각되고 억압된다. 일상에서 잔혹한 짓을 하는 것이나 보는 것은 금지되지만, 공개처형은 성스러운 국가의 이름으로 그 금지된 대중의 욕망을 충족시켜준다.--- 「에로티즘의 성(聖)과 속(俗)」

사실 인간은 시각의 주체이기 이전에 대상이었다. 선사시대에 인류는 아마도 늘 어디선가 맹수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느낌을 갖고 살아갔을 것이다. (……) 이 맥락에서 라캉은 모든 응시는 사악하다고 말한다. “사악한 눈은 마력(fascinum)이다. 그것은 움직임을 구속하고 문자 그대로 생명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힘이다.” 이 사악한 응시를 진정시키는 방법이 있다. 동물이 응시의 힘에 의태로 대응한다면, 인간은 그림이나 회화로 거기에 대응한다. 라캉은 “동물 수준에서 관찰되는 의태 현상이 인간의 예술이나 회화라고 하는 것과 유사함”을 확신한다. 한마디로 상상계와 상징계의 연합으로 응시를 진정시키는 것이 회화라는 것이다.--- 「죽음의 충동」

베르그송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이 지나치게 기계를 닮으면 졸지에 ‘우습게’ 느껴진다. 한마디로 인간 같은 기계는 섬뜩하나, 기계 같은 인간은 우습다. 섬뜩함과 우스움. 둘은 서로 대립되는 듯하지만 중세와 르네상스까지만 해도 이 두 감정은 ‘그로테스크(grotesque)’라는 하나의 범주 안에 묶여 있었다. 가령 중세 무아사크 수도원의 기둥에 조각된 기괴한 괴물들, 그리고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에 묘사된 괴상한 형상들을 생각해보라. 그것들은 무시무시하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희극성’이라는 근대적 감성은 ‘섬뜩함’과 함께 그로테스크라는 공통의 혼합감정에서 분화되어 나온 것이다. (……) ‘우스움’과 ‘섬뜩함’은 시대착오적 이념을 반복하는 기계적 경직성의두 효과다. 두 효과는 하나로 합쳐져 그로테스크를 이룬다.--- 「기계를 닮은 인간, 인간을 닮은 기계」

진보와 개혁을 말하고자 하는 자라면 낡은 질서를 고집하는 이들보다 지성과 미감과 도덕성 측면에서 우월해야 한다. 하지만 감히 민주주의자를 자처하는 우리는 지성, 감성, 도덕성 면에서 사회적 평균보다 딱히 나을 것도 없으면서 그저 보수주의자들에 대해 근거 없는 ‘우월감’만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물어야 한다. 바로 그 얄팍한 위선에 대한 반감이 민주적 에토스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다시 세워야 할 것은 우리 바깥의 바리케이드가 아니라 우리 내면의 에토스인지도 모른다. 그 추위에 지팡이를 짚고 투표장에 나서 는 노인들은 경멸이 아니라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비록 그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방식은 우리와 다르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그 열정만큼은 우리의 것보다 더 뜨거울 것이다. 그들 역시 우리처럼 ‘비천한 자들(les miserables)’이다. 왜 우리는 그들을 우리의 협력자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이 사회에 팽배한 진영 논리도 마찬가지. 동일한 사안이라도 네 편이냐, 내 편이냐에 따라 판단이 180도 달라진다. 그 결과 우리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된다. 로마인들은 ‘취미에 대해 논쟁할 수 없다’고 했지만 논쟁할 수 없는 것이 어디 취미뿐이겠는가? 오늘날 이미 많은 이들이 ‘정의에 대해서는 논쟁할 수 없다’고 말한다. 사회에 팽배한 정치적 환멸은 바로 이 회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물론 사적 이해를 배제한 무관심성의 상태에서, 칸트가 말하는 공통감(sensus communis)의 위치로 올라가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수록 사회는 이른바 ‘상식(common sense)’을 갖게 된다. 사실 우리 사회에 결여된 게 바로 그것이 아닌가.--- 「상식의 부재 속에서 소통하기」

오늘날 ‘네오’라는 접두사를 달고 중세주의가 부활한 것 역시 대중이 이 사회에 뭔가 불편함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이는 중세가 부활한 이유를 “현대의 헷갈리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사건들을 간단하게 해명해주는 낭만적인 역사물에 대한 필요”에서 찾는다. 현대사회는 한 사람의 영웅적 행위로 바꾸기에는 너무나 거대해졌고, 한 사람이 이성으로 파악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해졌다. 여기서 이 사고와 행위의 무력감은 어떤 보충물을 요구한다. 그 허구적 보충물로 나타난 것이 중세적 환상과 서사라는 얘기다. (……)
미디어는 의식을 재구조화한다. 정보 전달의 플랫폼이 바뀌면서 대중의 의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계몽의 시대에는 대중에게 책을 읽혔지만, 오늘날 정보는 더 이상 읽는 것(text)이 아니라 보거나(image) 듣는(sound) 것이 되었다. 쉽게 말하면 라틴어 성경책을 못 읽는 대중에게 성화를 그려 보여주고, 탁발승단이 무지한 대중에게 구술체의 설교를 들려주던 중세와 비슷한 상황이 된 것이다. 미디어 철학자 빌렘 플루서는 디지털 시대에 텍스트의 신성함을 고집하는 인문학 연구자들의 집단이 중세의 수도원과 비슷해질 거라 말했다.--- 「마술을 믿습니까」

박물관을 죽음의 장소로 본 것은 발레리와 같은 문화보수주의자만이 아니었다. 가장 급진적인 아방가르드 예술가들도 박물관을 무덤으로 간주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탈리아의 미래주의자들. 그들은 “박물관을 파괴하라”고 외쳤다. 예술의 미래를 과거에 묶어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프루스트에게는 ‘아직’ 새로운 제도로 보였던 박물관이 미래주의자들에게는 ‘이미’ 낡은 것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미술관에 변기를 들여놓은 뒤샹을 생각해보라. 당시 이 작품(?)은 전시가 거부되었고, 전시장 한쪽 구석에 놓여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의 변기는 박물관이라는 제도에 대한 분변적(scatological) 조롱, 말하자면 박물관으로 상징되는 예술 제도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박물관은 예술을 원래 그것이 속해 있던 생활에서 떼어낸다.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그 예술을 다시 생활로 돌리기 위해 박물관의 벽을 허물려 했다.
그 뒤로도 여러 작가들이 박물관을 뛰쳐나갔다. 가령 작품을 직접 등에 짊어지고 파리의 거리를 활보했던 다니엘 뷔랑. 하지만 기세 좋게 미술관을 떠났던 탕자들은 얼마 뒤 머쓱하게 머리를 긁으며 미술관으로 되돌아왔다. 뒤샹의 변기는? 오늘날 그 변기는 전 세계 박물관에서 가장 탐을 내는 아이템이 되었다. 한마디로, 박물관을 조롱했다는 그 이유로 박물관이라는 무덤 속에 박제되어 들어간 것이다.
--- 「박물관은 견고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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