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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 양장 ]
리뷰 총점9.8 리뷰 37건 | 판매지수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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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2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920g | 185*259*20mm
ISBN13 9791160408256
ISBN10 116040825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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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과거의 지도에서 지워진 반쯤 잊힌 장소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들은 대체로 옛 모습의 그림자이거나 단순한 폐허로 나타난다. 그림자든 폐허든, 여전히 이 장소들은 사라진 문명과 사회를 상징한다. 이 장소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먼 훗날 이어질 발굴과 부활에 앞서 꼭 필요한 본질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수 세기 넘도록 무엇을 얼마나 많이 놓치고 있었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서문」중에서

이 책이 추구하는 이상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존재의 변덕스러움을 일깨우는 한편, 우리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 소중한 것들을 얼마나 긴급히 보존해야 하는지 경고하는 것이다.
---「서문」중에서

고고학계와 인류학계는 모헨조다로 사람들이 정말로 어떠했는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문명이 정확히 어떻게, 왜 웅장한 도시들을 그토록 오랫동안 내버려둔 채 완전히 끝났는지도 당연히 알 수 없다. 모헨조다로의 으스스한 유적 중에는 폭력적 사건이 한 차례 벌어져 도시 한복판에서 죽음을 맞은 것으로 보이는 유골 44구도 있다. 그런데 이 유골들의 사망 원인은 아마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한때는 도시가 대홍수에 잠겼다는 이론이 널리 받아들여졌지만, 요새는 대개 잘못된 것으로 여겨진다. 어떤 사람들은 인더스강의 물길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도시가 쇠퇴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모헨조다로(파키스탄)」중에서

팔렝케의 신전과 왕궁은 주변의 밀림에 흡수되었다. 풀과 나무는 물감을 칠한 석조물을 보존했고, 건물의 장식 예술품을 호시탐탐 노리는 약탈자들을 막아냈다. 이후 도시는 내내 잊혔다가 16세기에 비로소 재발견되었다. 스페인 사제 페드로 로렌소 데 라 나다가 원주민에게 안내받아 주변 지역을 탐험하던 중에 우연히 팔렝케와 마주쳤다. 하지만 팔랑케는 완전히 발굴되기까지 다시 400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마침내 1952년에 멕시코 고고학자 알베르토 루스 루이예가 파칼대왕의 왕묘를 찾아낸 덕분에 팔렝케와 마야문명에 관한 귀중한 발견이 이루어졌다.
---「팔렝케(멕시코)」중에서

1890년대에 바게르하트에 대한 탐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꿈결에 빠진 도시는 한참 후에야 잠에서 깨어났다. 20세기 초반, 초기 이슬람 유적과 벽돌 모스크 중 가장 훌륭한 예시를 포함해 도시의 중요 건축물 일부를 복원하는 작업이 첫 삽을 떴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수많은 건축물이 더욱더 낡은 폐허로 남아 있다. 황마 밭과 대나무 숲이 둘러싼 풍경 속에서 허물어진 유적은 오히려 낭만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바게르하트의 모스크 도시(방글라데시)」중에서

어느 역사가의 말대로 “오늘날 포트로열은 몹시 평범하고 작은 마을이다.” 포트로열이 한때 얼마나 화려한 도시였는지 생각해보면 이 평범함은 더욱더 터무니없게 느껴진다. 그저 ‘화려했다’라는 표현은 킹스턴만 입구의 모래밭에 걸터앉은 인구 1600명의 이 나른한 어촌이 왜 그토록 유명했는지, 더 정확히는 왜 그토록 악명 높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포트로열(자메이카)」중에서

이후 30년 동안 에산베하나키타코지마는 섬을 없애버릴 수 있는 갖가지 자연의 힘에 노출되었을 것이다. 태풍 때 몰아치는 파도와 강한 바람, 바다 위를 떠다니는 유빙에 오랜 세월 시달리며 침식되었을 수도 있고, 점점 솟아오르는 해수면에 표면 부분이 잠겼을 수도 있다. 일본은 홋카이도와 혼슈, 시코쿠, 규슈라는 네 개의 주요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국가 정체성이 바다와 섬에 밀접하게 관련된 나라다. 에산베하나키타코지마가 아무리 작은 섬일지라도(기나긴 지명에 비해서 너무 작더라도), 섬을 잃어버린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일본은 이 일로 영토 500여 미터를 잃을 수도 있다. 아마 지도 한두 장도 다시 그려야 할 것이다.
---「에산베하나키타코지마(일본)」중에서

보디는 섬뜩한 유령이 되어갔다. 판잣집은 허물어졌고, 버려진 건물은 파괴되었다. 약탈이 만연해져서 도둑들이 묘지의 비석까지 뽑아갔다. 부패와 타락을 막고자 텅 빈 지역을 감시하는 경비원 세 명이 고용되었다. 하지만 경비 두 명이 순찰하던 중에 언쟁을 벌인 뒤 서로 말도 섞지 않는 사이가 되는 바람에 치안은 별로 개선되지 못했다. 결국 1962년, 캘리포니아주가 나서서 보디를 주립유적공원으로 바꾸었다. 공무원들은 1880년대 전성기 모습을 복원하는 대신 ‘현 상태가 더는 쇠퇴하지 않도록’ 보존하기로 정했다. 오늘날, 보디는 개척 시대의 폐허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텔레비전이 생가죽 채찍과 매캐한 총탄 연기를 아직 방영해주던 시절의 모습이다. 때때로 60년 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수리를 받기도 한다.
---「보디(미국)」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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