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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피카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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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28쪽 | 556g | 140*210*30mm
ISBN13 9788954687409
ISBN10 8954687407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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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분노의 물결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고 그 느낌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분노가 두려움을 압도해주길 바랐으니까.
--- p.14

그들은 아이가 위축되어 자기 방으로,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 사라지거나 미아가 되는 상황보다는 대놓고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을 훨씬 덜 염려했다. 언어가 있는 한 진전은 있으니까.
--- p.46

편두통이 그토록 끔찍하게 느껴진 한 가지 이유는 애덤 자신이그 편두통을 일으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계속 그러면 편두통이 일어날 거야, 애덤은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자주 자신에게 경고했다. 두통의 원인이 스트레스라면 모든 강렬한 생각과 잘못된 욕망, 현실의 갈등과 상상 속 갈등이 통증의 형태로 돌아올 터였다. 자신을 진짜 남자로 보이게 해야 한다는 부담, 진짜 남자의 유형에 충실한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중압감이―지속적인 웨이트트레이닝과 말로 하는 결투가―결국은 그를 다시 침대에서 엄마를 소리쳐 부르는 어린애로 전락시키고 말 것이다.
--- p.48

멀쩡하지 않게 될 때까지 멀쩡하게 지냈던, 안정적인 가정의 인텔리 중산층 백인 아이들. 특권의 미아들.
--- p.84

그애들에게는 냉장고 가득 음식이 있고 에어컨과 TV도 있었다. 또한 낙인이나 국가적 폭력으로부터도 자유로웠다. 그 아이들이 고통의 정체를 모른다는 점보다 명백한 사실이 있을까? 그들에게 뭐든 고통이 있다면 그건 바로 고통의 결핍이었다. 너무 편해서, 너무 설탕을 많이 먹어서 생긴 일종의 신경장애, 존재론적 통풍.
--- p.91

사실 그 아이들은 속 빈 강정이었다. 고립되고 알맹이 없이 부피만 있는 남자들. 그 아이들이 남자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그애들은 소년이었다. 영원한 소년, 피터 팬, 남자-아이.
--- p.92

한마디로 그들은 너무 배가 불렀다. 한마디로 그들은 배가 고팠다.
--- p.92

불신의 심연은, 그 진공 상태는 잡동사니로 채워질 수 없고 폭력은 주기적으로 발생할 거야.
--- p.92

“진실의 반대는 거짓이지. 하지만 근본적인 진실의 반대는 다른 형태의 근본적인 진실일 수 있어.”
--- p.93

엄마는 터무니없이 성차별주의적인 개소리를 견뎌야만 했어. 한번은 직원회의에서 남녀 임금격차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날 오후 캐플런의 소파에 누웠을 때 그 사람이 나더러 남자보다 돈을 덜 받는다는 사실에 대한 걱정이 남근선망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생각해보라고 부추기더라. 자기한테는 “남근을 갖기 위한 노력”의 증거가 보인다는 거야. 한번은 다른 선임 분석가한테 어째서 박사후 과정에 있는 남자들은 “박사님”이라고 부르면서 여자들은 이름으로 부르느냐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다시 그 소파에 누워서 남근선망에 관한 강의를 듣게 됐지. 남근선망이라는 진단에 반대하는 것이 남근선망의 명백한 징후가 되더구나.
--- p.120

모든 종류의 명성은 탄생이나 죽음이 그렇듯 모든 관계를 바꿔놓는단다.
--- p.140

네 아빠는 아빠가 가족을 지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등의 불안을 네가 느끼는 건 아닌지, 네 아빠의 온화한 성품을 우리 주변의 ‘말버러 남성’ 문화와 대조하기 시작한 건 아닌지 걱정했어. 이런 대조는 내가 우리집 가장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더 심해졌단다. 나는 유명해졌고 사람들은 네 아빠에게 이런 상황을 어떻게 느끼는지 늘 물어보곤 했어. 이런 상황이 남성성을 약화할 게 뻔하다는 듯이, 아빠에게는 상실이라는 듯이. 나는 네가 내 책과 책에 대한 관심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불안정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큰 변화를 야기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생각해.
--- p.143

사람들은 어떤 사람에 대해서 “유명해지더니 달라졌다”고 말해. 아니면 달라지지 않았다며 칭찬하지. 하지만 이런 진술의 문제는 모든 종류의 명성과 악명이 그 사람 주변의 모든 것을, 그 사람이 자리잡고 있던 모든 관계를 바꿔놓는다는 데 있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하든 말이지.
--- p.154

그가 시인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시가 주문이기 때문이었다. 폭력을 행사하고 물리치는 주문. 시는 신체를 재우거나 깨울 수 있었고, 눈물이나 다른 형태의 윤활유를 야기하고 몸을 부풀게 하고 잔털이 곤두서게 할 수 있었다.
--- p.192

애덤은 이런 상황을 생각했어야 했다. 엄마가 유명인이라는 사실이 남성성을 높여줄까, 아니면 떨어뜨릴까?
--- p.201

〈프렌즈〉에는 레즈비언 결혼식이 나왔으며 〈베벌리힐스90210〉에서는 수전이 애매하게나마 자신의 낙태 경험을 이야기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그 부모 세대보다 자유주의적이었고, 애덤의 세대는 조현병적 양상을 보이긴 해도 그들보다 더 자유주의적이라고들 했다.
--- p.215

엄마는 늘 오프라 윈프리가 당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주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에게 누군가 귀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었다고, 훌륭한 심리치료사처럼 수치심을 주지 않고도 양극화를 극복해냈다고 했다.
--- p.216

나는 사람들이 읽는 동작을 취하거나 독서의 정적인 특성을 흉내낼 뿐이라는 의심을 종종 하곤 했다. 대학원 시절 도서관을 거닐 때마다 사람들을 보며 책을 덮고 방금 읽은 게 뭐냐고 물으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거라고 혼자 생각하곤 했다. 섀도리딩이라고나 할까. 나 자신도 뭔가를 읽을 때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지켜본다는 사실을, 내 몰입 연기를 예민하게 의식했다.
--- p.242

도시의 양극성, 한순간 풍성히 반짝이다가 다음 순간 심연이 되는. 그 오만함과 엄숙한 경멸.
--- p.269

안에 홀로 남겨진 트라우마는 영구적인 것이 된다. 기차에 탄, 우주 바깥에, 시간 바깥에 있는 아이.
--- p.333

본래 의미의 그림자에서 대안적 의미의 희미한 불꽃이 튀었다. 바로 서사였다. 그 힘은 실제적이면서도 무척 약했다. 멀찍한 신호였다.
--- p.369

시인으로서, 페미니스트의 원형으로서, 그 유형들의 대안인 예비 아이비리그 대학생으로서 가진 좋은 차이점을 내세우되 그 과정에서 남성성을 잃지 않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방법은 무엇일까?
--- p.377

왠지 다른 남자들을 무장해제하는 목소리, 마초의 대본에 따르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걸 허용해주는 목소리.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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