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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의 일기

엘렌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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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18쪽 | 460g | 128*188*30mm
ISBN13 9788973816729
ISBN10 897381672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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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6월 8일
정말 여름방학이라고 느껴지는 첫날이다. 어제의 비바람이 지나간 후 날씨가 쾌청하고 매우 신선하다. 새들이 지저귄다. 폴 발레리의 아침 같은 아침이다. 내가 노란 별을 다는 첫날이기도 하다. 이것은 현재의 삶이 지닌 두 측면이다. 신선함, 아름다움, 젊음이 이 투명한 아침나절을 통해 구현된다. 야만성과 악은 노란 별로 표현된다.

1942년 6월 15일
사는 것이 이상하게 치사스럽고 이상하게 아름답다. 소설 속 세상에서나 일어날 일이라고 믿었던 일들이 지금 나에게 일어나고 있다.

1942년 8월 21일
비통한 일이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줄을 섰다. 즉각적인 강제 이주 때문이었다. 이 사람들 각자의 고통의 합은 얼마일까. 강제 이주된 사람들이 돌려보낸 짐 꾸러미를 푸는 것, 어머니나 아버지의 반지 혹은 시계를 보는 것, 그것은 가슴 찢어지는 일이다.

1943년 10월 10일
나는 끌려가지만, 그것은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시대가 어떠했는지를 후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글을 써야 한다. 폭로해야 할 끔찍한 사실들이 있고,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큰 교훈을 얻으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강제 이주된 사람들, 감옥에서 신음하는 사람들,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는 큰 결심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내가 비열한 행동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 각자 자신의 작은 영역에서 뭔가를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면 그 일을 해야 한다.

1943년 10월 25일
나는 역사를, 미래를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든 모두 죽을 것이다. 삶은 너무 짧고 매우 소중하다. 그리고 내 주변에서는 삶이 부당하게, 범죄적으로, 혹은 무익하게 허비되고 있다. 무엇에 기초를 두어야 하는가? 시시각각 죽음을 대면하면 모든 것이 의미를 잃는다.

1943년 11월 30일
우리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영혼의 불멸에 대한 유일한 경험, 그것은 산 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죽은 자들에 대한 끈질긴 기억이다.

1944년 2월 15일
지금도 상황은 한결같이 비극적이고, 신경의 긴장도 여전하다. 모든 것이 무미건조하고, 끊임없이 근심을 해야 한다. 주변을 떠도는 단조로움은 끔찍할 정도다. 불안이 깃든 단조로움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2년 전이었다. 현기증과 함께 나는 2년이 흘러갔음을, 그리고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나는 해에서 달을 분류해낸다. 그것은 과거가 된다. 어깨가 무너져 내릴 듯한 격한 감정을 느낀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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