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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288g | 128*190*20mm
ISBN13 9791197928727
ISBN10 1197928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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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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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은, 때로 우리의 심장이 된다. 소중한 문장을 마음에 품은 사람은, 그러므로 두 개의 심장으로 산다.
--- p.6

필사는 무엇을 창조하려 함이 아닌 작품의 곱씹음 혹은 작가에 대한 사랑 고백이다.
--- p.34

나는 텍스트를 통해 그의 옆모습만 보아도 좋다. 그를 아주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보다 그를 더 많이, 더 잘 아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내 방식의 사랑에서는 내가 최고다, 하는 긍지도 가져 본다. 이게 나의 필사적 필사, 필사적 사랑법이다.
--- p.37

잠들어 있던 내 존재를 깨워 준 것이 필사였으니까.
--- p.37

연필을 쓰면서 꿈꾸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하면 과장이 심한 사람이라고 웃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조금 전에도 잠사에서 누에게 한밥 먹는 소리 같은 연필의 사각임 소리에 취해 있었다. 사각임 소리가 피어나고 또 사라지는 것을 즐긴 것이다.
--- pp.56~57

포도 한 송이, 복숭아 한 알이 나를 바꿀 수 없지만 자주 기쁨을 준다. 글과 문장에서 늘 감동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과 함께 살며 꿈꾼다. 아무도 내가 꿈꾸는 줄 모른다. 내 꿈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꾸는 꿈이니,
--- p.60

그것을 고요히 필사하고 싶다. 그리고 다 옮겨 적은 후에는 그 글을 내가 쓴 것처럼 기뻐하리라.
--- p.63

이제는 홍시처럼 익은 햇빛. 생각의 속도를 조금씩 늦추는 힘을 가진 햇빛. 텍스트와 맞서지 않고 텍스트가 바라보지 않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 시간. 나는 곱은 듯 뻐근한 손가락에 힘을 주어 본다.
--- p.88

일상의 하찮음이 삶의 생생함으로 되돌아왔으면 좋겠다. 들숨과 날숨, 그 희미한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 사소해도 하찮지 않은, 누구나 그의 숨소리 들려오는 그의 ‘곁’을 꿈꾸는 것이니.
--- p.88

때로 삶은 꿈을 찾는 시간이 아닌 꿀 한 방울을 찾는 시간일 때가 많다.
--- p.90

삶의 조건은 처음엔 보름달처럼 충만하다가 점점 부서지고 줄어들고 작아져 초승달을 닮아가는 것 같다.
--- p.91

나이 먹은 책등이 쩍쩍 갈라져도 밑줄은 여전히 청춘이다.
--- p.98

그래서 우정은 아픈 사람 사이에 가장 쉽게 싹트고, 들어주는 귀를 가진 사람 쪽으로 흘러간다.
--- p.103

시간이 지나갔다고 해서, 어느 한 시절을 벗어났다고 해서,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그때의 간절함과 열정이 부정되지 않기를.
--- p.143

지금 필사하는 사람은 그 속도에서 내렸다. 기차는 이미 지나갔다.
--- p.156

필사는 때로 기도하는 마음과 포개진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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