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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영원의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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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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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10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540g | 150*210*30mm
ISBN13 9788956607207
ISBN10 895660720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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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로켓 추진형 유탄)포 아동은 대개 아홉 살 또는 열 살이므로 아주 작은 아이들이다. 그리고 RPG 발사 장치는 아주아주 무거운 무기여서 한 아이만으로는 들 수 없고 두 명의 아이가 각각 앞에서, 뒤에서 들어야만 한다. RPG를 쏘면 앞으로는 강력한 미사일이, 뒤로는 불이 뿜어져 나오는데, 이 불길이 뒤에 선 아이의 머리에서 어깨로, 곧이어 샌들까지 옮겨붙었다. 아무도 이 RPG포 아동들에게 이 사실을 말해 주지 않았다.
그런데 대단히 흥미로운 사실은 대개의 경우 앞쪽에 있던 아이는 뒤에서 불타는 친구를 보면 뛰어들어 그를 껴안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사상자 수가 현저히 증가했다. --- pp.33~34

나는 매일 밤 울타리 근처에서 총격을 당하는 수단인들을 떠올린다. 그들은 생지옥에서 탈출해 물집 잡힌 발로 걷고 또 걸어서 여기까지 오지만 결국 죽고 만다. 하지만 휴식 시간이 2분밖에 남지 않았고, 사실 그들이 아프리카인처럼 생겼고, 내가 늘 대화를 나누는 사람과 다르고, 무수히 많고, 항상 죽기 때문에, 그들의 일을 슬퍼하기란 어렵다. --- p.122

나는 우리 손이며 삼나무 위에 온통 내려앉은 화약가루를 들이마셨다. 순간 전쟁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지느냐 이기느냐 결전의 순간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이 세상은 충분하지 않다. 그들은 자신의 정맥에 얼음물을 주입하려 하고, 어떻게든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며, 머리 위로 총알이 날아오는 도랑에서 기어 나오려 하고, 목걸이 폭탄을 폭발시키려 한다. 매력적인 사람들은 상상의 영역에서조차 괴로워하지 않는다. 나는 모래벌판 위의 수많은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어깨는 나보다 훨씬 더 넓었으나 그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또한 내가 결코 매력적인 사람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 p.152

우리는 여자애들이었다. 우리가 여자애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는 안다. 우리는 군대에서 해야 할 일을 했고 이제 군 복무도 마쳤다. 우리가 스물한 살 때 레아가 말을 하거나 부모님 댁 뒤뜰을 떠나는 것을 어려워했다면 그것은 과거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안다. 그리고 인정한다. 문제는 그 과거로 인한 미래였다. 그것은 우리의 머리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거대했다. --- p.246

주황색 해가 물로 들어가기 직전에 그가 중얼거렸다. “원한다면 물속으로 차를 몰아도 좋다. 익사하지 않으면 새 차를 사주마”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는 농담을 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렇게 되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동차 문을 밀고 나와 헤엄쳐 해안에 당도한 다음 그녀가 수영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몇 분간이 마치 딸이 자라는 것을 보지 못했던 지난 수년간의 세월처럼 길게 느껴졌다. 거기 그의 딸이 헤엄치고 있었고, 그는 그녀가 결국 해안에 당도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해안에 다다랐고 그녀의 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말없이 모래 위 아버지 옆에 꼭 붙어 앉았다. 그는 젖은 팔로 그녀의 몸을 감쌌다. 그녀의 이마로 그의 심장박동이 전해지자 그녀의 가쁜 숨이 점점 느려져 그의 숨과 하나가 되었다. 그녀는 그의 땀 냄새를 맡았고 새로운 것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그녀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것, 그 순간까지 알지 못했으나 지금 확실히 알게 된 것. 허파가 터질 것 같았다. 그녀는 자기가 일시적으로 주바리가의 히스테리를 겪고 있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남은 일생 동안 내내 슬퍼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 pp.291~292

그가 그녀를 고용한 것은 사귀고 싶은 여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그녀가 사업에 이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를 본 순간 그녀에게 반한 건 그저 우연의 일치였을 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누구나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여성에게서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사는 것 말고 고객이 바라는 게 또 뭐가 있을까?
“당신은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요.”
“당신이 무슨 짓을 했든 내 생각은 달라지지 않아요. 당신이 할아버지의 고환을 발로 걷어찼다고 해도 난 상관없어요.”
론은 레아가 그렇게 우는 상황을 만든 이 도시와 이 나라에 분노와 역겨움이 치밀었다.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70년간 계속된 이 전쟁은 부당했다. 그러나 전에는 깨닫지 못했다.
“우리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 도시 사람들이 말하듯 집단의 일부라는 말인가요?” 레아는 이렇게 말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 p.308

“엄마, 너무 무서워요. 입대하는 게 두려워요.”
“두려워할 게 뭐 있니? 너는 열여덟 살이야, 야엘. 네 언니도 잘해냈고, 네 친구들도 벌써 다들 입대했잖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한 두려움인 것 같아요.”
그때껏 나는 엄마가 자신이 아니라 나를 위해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엄마가 달리아 아줌마의 전화에 대해 말할 때 엄마가 자기 자신을 위해 살지 않는다는 부분만이 진실이라는 걸 알았다.
오후에는 버스를 타고 나를 배정 기지에 실어다 줄 버스 정류소까지 갔다. 엄마는 계속 내 머리를 빗겨 주었다. 엄마는 내가 버스에 탄 뒤에도 줄곧 손에 머리빗을 쥐고 있었다. 버스 창문을 통해 나는 엄마의 까무잡잡한 두 손이 머리빗을 쥐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운전사가 가속 페달을 밟아, 더는 엄마를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 p.388~389pRPG(로켓 추진형 유탄)포 아동은 대개 아홉 살 또는 열 살이므로 아주 작은 아이들이다. 그리고 RPG 발사 장치는 아주아주 무거운 무기여서 한 아이만으로는 들 수 없고 두 명의 아이가 각각 앞에서, 뒤에서 들어야만 한다. RPG를 쏘면 앞으로는 강력한 미사일이, 뒤로는 불이 뿜어져 나오는데, 이 불길이 뒤에 선 아이의 머리에서 어깨로, 곧이어 샌들까지 옮겨붙었다. 아무도 이 RPG포 아동들에게 이 사실을 말해 주지 않았다.
그런데 대단히 흥미로운 사실은 대개의 경우 앞쪽에 있던 아이는 뒤에서 불타는 친구를 보면 뛰어들어 그를 껴안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사상자 수가 현저히 증가했다. --- pp.33~34

나는 매일 밤 울타리 근처에서 총격을 당하는 수단인들을 떠올린다. 그들은 생지옥에서 탈출해 물집 잡힌 발로 걷고 또 걸어서 여기까지 오지만 결국 죽고 만다. 하지만 휴식 시간이 2분밖에 남지 않았고, 사실 그들이 아프리카인처럼 생겼고, 내가 늘 대화를 나누는 사람과 다르고, 무수히 많고, 항상 죽기 때문에, 그들의 일을 슬퍼하기란 어렵다. --- p.122

나는 우리 손이며 삼나무 위에 온통 내려앉은 화약가루를 들이마셨다. 순간 전쟁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지느냐 이기느냐 결전의 순간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이 세상은 충분하지 않다. 그들은 자신의 정맥에 얼음물을 주입하려 하고, 어떻게든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며, 머리 위로 총알이 날아오는 도랑에서 기어 나오려 하고, 목걸이 폭탄을 폭발시키려 한다. 매력적인 사람들은 상상의 영역에서조차 괴로워하지 않는다. 나는 모래벌판 위의 수많은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어깨는 나보다 훨씬 더 넓었으나 그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또한 내가 결코 매력적인 사람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 p.152

우리는 여자애들이었다. 우리가 여자애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는 안다. 우리는 군대에서 해야 할 일을 했고 이제 군 복무도 마쳤다. 우리가 스물한 살 때 레아가 말을 하거나 부모님 댁 뒤뜰을 떠나는 것을 어려워했다면 그것은 과거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안다. 그리고 인정한다. 문제는 그 과거로 인한 미래였다. 그것은 우리의 머리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거대했다. --- p.246

주황색 해가 물로 들어가기 직전에 그가 중얼거렸다. “원한다면 물속으로 차를 몰아도 좋다. 익사하지 않으면 새 차를 사주마”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는 농담을 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렇게 되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동차 문을 밀고 나와 헤엄쳐 해안에 당도한 다음 그녀가 수영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몇 분간이 마치 딸이 자라는 것을 보지 못했던 지난 수년간의 세월처럼 길게 느껴졌다. 거기 그의 딸이 헤엄치고 있었고, 그는 그녀가 결국 해안에 당도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해안에 다다랐고 그녀의 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말없이 모래 위 아버지 옆에 꼭 붙어 앉았다. 그는 젖은 팔로 그녀의 몸을 감쌌다. 그녀의 이마로 그의 심장박동이 전해지자 그녀의 가쁜 숨이 점점 느려져 그의 숨과 하나가 되었다. 그녀는 그의 땀 냄새를 맡았고 새로운 것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그녀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것, 그 순간까지 알지 못했으나 지금 확실히 알게 된 것. 허파가 터질 것 같았다. 그녀는 자기가 일시적으로 주바리가의 히스테리를 겪고 있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남은 일생 동안 내내 슬퍼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 pp.291~292

그가 그녀를 고용한 것은 사귀고 싶은 여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그녀가 사업에 이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를 본 순간 그녀에게 반한 건 그저 우연의 일치였을 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누구나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여성에게서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사는 것 말고 고객이 바라는 게 또 뭐가 있을까?
“당신은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요.”
“당신이 무슨 짓을 했든 내 생각은 달라지지 않아요. 당신이 할아버지의 고환을 발로 걷어찼다고 해도 난 상관없어요.”
론은 레아가 그렇게 우는 상황을 만든 이 도시와 이 나라에 분노와 역겨움이 치밀었다.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70년간 계속된 이 전쟁은 부당했다. 그러나 전에는 깨닫지 못했다.
“우리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 도시 사람들이 말하듯 집단의 일부라는 말인가요?” 레아는 이렇게 말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 p.308

“엄마, 너무 무서워요. 입대하는 게 두려워요.”
“두려워할 게 뭐 있니? 너는 열여덟 살이야, 야엘. 네 언니도 잘해냈고, 네 친구들도 벌써 다들 입대했잖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한 두려움인 것 같아요.”
그때껏 나는 엄마가 자신이 아니라 나를 위해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엄마가 달리아 아줌마의 전화에 대해 말할 때 엄마가 자기 자신을 위해 살지 않는다는 부분만이 진실이라는 걸 알았다.
오후에는 버스를 타고 나를 배정 기지에 실어다 줄 버스 정류소까지 갔다. 엄마는 계속 내 머리를 빗겨 주었다. 엄마는 내가 버스에 탄 뒤에도 줄곧 손에 머리빗을 쥐고 있었다. 버스 창문을 통해 나는 엄마의 까무잡잡한 두 손이 머리빗을 쥐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운전사가 가속 페달을 밟아, 더는 엄마를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 pp.388~38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0대 후반의 소녀 야엘과 아비샥, 레아. 끓어오르는 호기심으로 터질 듯하고, 생기발랄한 그녀들에게 이스라엘의 작은 마을에서 보내는 매일은 지루함과 제약의 연속이다. 저 높이 서 있는 무선탑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휴대폰도 터지지 않고, 버스가 없어 히치하이크를 하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나갈 수도 없으며, 동네 젊은이들은 삶의 부조리함 때문에 손목을 긋거나 목을 맨다.
그리고 이 세 명에게도 마침내 의무 복무 기간이 찾아온다. 소녀들은 각기 다른 곳에서 총알과 최루탄, 사랑으로 직조한 청춘을 보내며 기약 없이 기다린다. 소녀에서 여자가 되기를,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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