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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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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539쪽 | 532g | 130*200*35mm
ISBN13 9788932040387
ISBN10 893204038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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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걔들이 몽골 문화에 이바지하려고 몽골어를 배웠겠어? 돈 벌려고 배운 거지. 게다가 뻔한 몽골어 몇 마디를 배웠을 뿐, 문자를 배운 경우는 거의 없어. 내몽골 사람 일부는 유창한 중국어를 이용해 외몽골 사람들을 워낙 등쳐먹어서 이제 외몽골 사람들의 신뢰를 다 잃었지. 그렇지만 에리옌의 일부 몽골족이 모든 몽골족을 대표하는 건 아니야. [……] 특정 상황, 특수한 관계에서 몇 사람이 한 국가와 민족의 이미지를 대표하게 된다는 건 안타까운 현실이야. 에리옌에서 너나 나처럼 오래 살려는 사람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갈등할 수밖에 없지!”
--- p.77

철멍은 몇 년간 에리옌에 살면서도 광따 호텔 정문 쪽을 지나간 적이 없었다. 이 호텔은 돈 있는 사람들만 들락거리는 곳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또 이 호텔이 돈 있는 사람들의 쾌락의 천국이라는 것도 대충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돈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쾌락을 누리고, 얼마나 방탕하게 사는지, 구체적인 실상은 알지 못한다. 철멍의 입장에서 그들의 세계는 완전히 다른 비밀의 세계였다! 철멍은 그 비밀스러운 세계를 끔찍하게 혐오했었다. 그런데 색과 돈 속을 뒹구는 저 사람들을 끔찍이 미워하면서도, 가끔은 이상한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이 다가가면 저절로 열리는 광따 호텔의 검은 유리문이 그에게는 영원히 열리지 않을 것 같다.
--- pp.174~175

숨베르는 철멍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쳐다보며, 사람이란 딱하기도 하지, 살기 위해 해서는 안 될 일도 하고, 가서는 안 될 길로 가기도 하고! 철멍처럼 정직한 젊은이가 그런 일을 하다니! 좀 전에 나도 그 일을 해볼까,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 그 자신은 그런 일을 하겠다고 생각한 것만으로도 창피하고 낯이 뜨거워졌다! 그럼 통역 일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그렇게 해서 부자가 될 기회를 모색하고, 살아갈 길을 찾고, 꿈을 실현할 날개도 얻어보자. 숨베르는 되돌아서 각양각색의 상품이 일렁이는 비즈니스의 바닷속을 걸으며 생각했다.
--- p.268

“울지 마! 너무 울면 때론 눈물의 가치가 사라져버려! 사람은 과거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사는 거야……”
그는 상대방의 마음을 최대한 위로하려고 애쓴다.
“숨베르…… 내가 잘못했어!…… 정말 널 볼 면목이 없게 됐어……”
“그렇게 말하지 마. 넌 내게 잘못한 거 없어! 오히려 내가 잘못한 것 같아. 됐어. 지난 일은 다시 언급하지 말자! 내일을 얼마나 용감하게 마주할 것이냐, 그것만이 우리가 할 일이야! [……] 너를 사랑했고 너에게 사랑받았던 사람이 날마다 네 행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면 삶에 굴복해선 안 돼……”
--- pp.4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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