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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난청

행복한 난청

: 음악에 관한 어떤 산문시

[ 개정증보판 ]
조연호 | 난다 | 2022년 08월 1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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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76g | 138*210*20mm
ISBN13 9791191859294
ISBN10 1191859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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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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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어진 음악의 다수는 듣는 이와 만드는 이 사이의 왜곡을 매개로 한다. 자연음은 ‘음향’은 될 수 있어도 ‘음악’은 될 수 없다. 연주자와 청자 사이에 규약된 질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산야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 한줌은 ‘좋은 음악’이 될 수 있는 반면, 음반에 담긴 바람 소리만으로는 ‘음악’이 될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왜곡이라는 굴절을 통해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은 글쓰기에서도 비슷하다. 보르헤스의 「알레프」처럼 모든 시간, 모든 공간, 모든 사건을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는 설득 매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투명함이 문학의 미덕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정교하게 세공된 왜곡을 나는 그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복수 교차되는 여러 기준 가치는 세상을 아주 해독하기 어려운 실뭉치로 만들어버리곤 하지만, 해독 불가 문제지의 답변 항목에 가장 좋은 해답을 써넣을 수 있는 수험자는 해독 불가 그 자체를 답변으로 받아들이는 자, 문제를 다시 문제화하는 자뿐인 것이다.
---「간화선看話禪의 반대편?시詩에 관한 것들」중에서

제발, 제발, 애원식의 편지를 쓰긴 싫었다. 내 등뼈를 만지고 나를 물고기라고 부르던 사람이 있었다. 가시에게 반하겠어, 여름 숲길의 장미 덩굴에게 반하겠어. 난 노란 모자를 썼고 오늘은 놀러가는 놀이와 놀러 나가지 않는 놀이를 하는 날. 멀리 있는 것들은 갈 수 없어 슬픈 게 아니라, 가고 싶어지기 때문에 슬픈 것이다. 곤혹이라는 이름으로, 지옥문 앞의 흰 사제들과 만나 라일락 아래의 검은 제의를 올린다. 그것은 리듬이고 노래고 선물이다. 나는 배고픈 염소처럼 종이를 씹고 내가 쓴 글자만큼만 울었다.
---「대살代殺, 큐비즘의 날들」중에서

사람을 사랑해야지, 라고 말하며 나는 밤길을 걸었다. 인적은 없고 버려진 자전거는 검은 손으로 안장만 반짝반짝 닦고 있었다. 사람을 사랑해야지, 라고 말하며 나는 몹시 지쳐가고 있었다. 설탕이 먹고 싶었고 더운 내 등에 귀를 대고 싶었다. 내 그림자 속에 손가락을 넣고 등불은 혀와 코를 만든다. 여러 색 색연필로 채울 수 있는 것은 빈칸이 많은 일요일뿐. 아이들은 노는 일에도 번거로운 순서가 너무 많았고, 고리가 많은 외투 때문에 옷을 벗을 때도 옷을 입는 것처럼 보였다. 나라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너라는 사람을 사랑할 때 불 켜진 간이화장실에서는 여자애들만 걸어나왔다. 문 두드리는 소리, 문패의 이름이 조금씩 바뀌는 소리, 엄마 뱃속에서 발가락이 자라고 그때부터 너는 물고기가 아니었다. 사람을 사랑해야지, 라고 말하며 나는 걸었고 등불이 내 그림자를 만질 때마다 눈이 생겼고 귀가 돋았다. 기억할 수 없는 것들만 꿈이 될 자격이 있는 걸까? 사람을 사랑해야지, 라고 말하며 나는 밤길을 걷는다.
---「거울 앞의 놀이들」중에서

피가 흥건한 귀이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녀는 열여섯 살의 인도 소년처럼 수많은 먼지와 친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직 나와 나의 팔다리만 알 수 있는 먼지들 속으로, 시간과 정성이 필요했던 자포자기들 속으로, 그리고 지속되는 난청과 환청. 천천히 허공 속으로 섬들이 떠오른다. 고립이라는 형벌로 허공은 인간을 오랫동안 물밑에 세워두었었다. 내 장례식에 틀고 싶은 음악과 내가 다시 태어났을 때 듣고 싶은 음악, 난청 그리고 환청
---「……로 갔던 사람들」중에서

무엇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생각하기 때문에 이성의 싸움이 생기는 것이라면, 무엇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본능의 싸움이 생긴다. 그리고 인간은 이 둘을 세계의 야경夜景으로 흐릿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불은 어둠 모두를 태울 수는 있어도 그 자신을 능멸할 수는 없다. 그렇게 불에 가장 그슬린 인간이 탄생할것이다. 불운은 쥔 동전을 버리지 못할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동전을 쥐고 다른 동전을 바라볼 때 생기는 것이니까, 우리가 사랑하는 날들은 언제나 깃털과 같은 무게로 우리를 바닥까지 끌고 내려갈 것이다. 그렇게 추악醜惡은 우리 세계의 재능을 우리 이외의 세계로 물들일 것이다. 태어날 곳이 사라진 사람이여, 우연찮게 너의 농담은 아름다웠다. 그런 네가 아직도 인간에게 들려오는 음식을 쪼아 먹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언어와 언어의 기계로 만들어진 세계가 단지 그걸로 안전하다면 세계는 나의 안전만큼 불안을 빼앗긴 셈이라고 생각했다.
---「배농排膿」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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