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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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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446g | 152*210*30mm
ISBN13 9788952246608
ISBN10 8952246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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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너무 곰곰이 생각에 빠지거나 꿈에 빠지면 안 돼요. 당신을 행동으로 이끄는 당신 나이, 그리고 당신 종족의 본능에 단호히 몸을 맡겨야 해요. 당신이 지닌 자연 과학적 교양에 따라 진보의 이념에 맞게 살아야 해요. 당신은 생명이 아메바로부터 인간으로 진화, 발전한 것을 알고 있어요. 또한, 인간에게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을 알고 있어요. 18세기 계몽주의의 가르침에서 새로운 힘을 얻도록 해요. 즉, 인간이란 원래 선하고 행복하고 완전했는데 사회적 결함 때문에 왜곡되고 타락했을 뿐이라는 가르침 말이에요. 사회 제도를 비판하고 개선함으로써 다시 선하고 행복하며 완전하게 될 수 있다는 가르침 말입니다.”
--- p.40

“대립되는 것들은 서로 일관성을 이루는 법입니다. 중간에 있는 것,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것만이 앞뒤가 맞지 않는 법입니다. 내가 이미 지적했듯 당신의 개인주의는 결함투성이입니다. 그것은 나약함의 고백일 뿐입니다. 그것은 이교도적인 국가 도덕에 약간의 기독교주의, 약간의 인간의 권리, 소위 약간의 자유를 가미해서 약간의 수정을 가하자는 것일 뿐이며 그것이 전부입니다. 개인의 영혼이 우주적인, 그리고 점성술적인 관점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한 개인주의, 달리 말해 사회적이 아니라 종교적인 개인주의는, 인간적인 것을 자아와 사회 간의 갈등으로 보지 않고 자아와 신 간의 갈등, 살(肉)과 영혼 간의 갈등으로 봅니다. 그러한 진정한 개인주의는 당신의 어정쩡한 자유주의가 아니라 가장 구속력이 강한 공산주의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 pp.70~71

이어서 둘 간에 반박을 위한 반박이 이어졌다. 세템브리니가 ‘형식’이라고 말하면 나프타는 ‘로고스’라고 과장되게 소리쳤다. 한쪽이 ‘이성’이라고 외치면 다른 쪽은 ‘정념’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뒤죽박죽이었다. 한쪽이 ‘객체’라고 말하면 다른 쪽은 ‘에고’를 내세웠고 이어서 ‘예술’, ‘비판’, ‘자연’, ‘영혼’이라는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아무런 질서도 아무런 명증함도 없었고 오로지 뒤죽박죽 대립만이 있었다. 결국 나중에는 도대체 누가 독실한 사람인지 누가 자유사상가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들의 난상 토론을 들으며 한스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 혼란 속에서도 그들의 말을 찬찬히 되새기고 있었다.
--- pp.120~121

세템브리니와 나프타는 일행이 함께 산책을 할 때도 논쟁을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논쟁 덕에 분위기가 지적(知的)으로 되었을 때 그들은 가장 의기양양해했다. 그럴 때면 사람들은 두 논적의 격정적이고 학구적인 토론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이 토론에 열을 올리는 동안 단지 이마의 주름과 몸짓과 비웃는 듯한 말 한마디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스케일이 큰 인물’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 인물의 존재가 그들의 토론을 흐려놓아 빛을 잃게 했고 힘을 잃게 만들었다. 페퍼코른이 의식하지 않고 있건 혹은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었건 간에, 말하자면, 그들의 토론에 역류를 흘려보낸 셈이 되어 그들의 토론을 하찮게 만들었던 것이다.
--- p.247

“그만해, 클라브디아. 나는 천재가 아니야. 나는 보잘것없는 사람이야. 정말이야. 그런데 우연히, 그래 바로 우연이야, 이렇게 드높은 영적인 세계로 떠밀려오게 된 거야. 당신은 모르겠지만 어딘가 연금술적인 데가 있어. 연금술적인 교육,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성체(聖體) 변화, 즉 등급이 높아지는 그런 변화가 있어. 물론 그렇게 된 데는 나의 내부에 그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일 거야. 그게 뭘까? 나는 잘 알고 있어. 오래전부터 나는 병, 그리고 죽음과 매우 친숙했다는 것을. 나는 사육제 날 댁에게 그랬듯이 아주 오래전에 댁에게 연필을 빌린 적이 있어. 상식에 어긋나는 짓이었지. 하지만 그런 무분별하고 터무니없는 사랑이 영적인 거야. 죽음이란 영적인 원칙이고, 지혜의 돌이고 교육의 원칙이기도 하니까. 죽음에 대한 사랑이, 우리가 삶을 사랑하도록, 인류를 사랑하도록 이끄니까. 어느 날 발코니에 누워 있으면서 떠오른 생각들이야. 그리고 댁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 삶에 이르는 길은 두 가지가 있지. 그중 하나는 규칙적이고 직접적이며 정직한 거야. 다른 하나는 나쁜 길이며 죽음을 통해 이르는 길이야. 그게 바로 영적인 길이지.”
--- pp.259~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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