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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세계사

스캔들 세계사

: ‘베르사유의 장미’에서 ‘피의 백작부인’까지, 우아하고 잔혹한 유럽 역사 이야기

풍경이 있는 역사-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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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526g | 150*220*30mm
ISBN13 9788985901666
ISBN10 898590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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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8세는 그녀의 새까만 눈동자와 당돌하게도 모자를 뒤로 눌러쓴 과감한 프랑스식 패션에 눈이 멀게 됩니다. 오른쪽 초상화를 잘 보시면 앤 불린이 쓰고 있는 후드와 캐서린이 쓰고 있는 후드의 차이를 아실 수 있습니다. 앤 불린은 머리카락도 드러내고 후드가 동그랗고 자그마한 데 비해 캐서린의 후드는 각이 지고 큼지막하며 머리카락도 모두 감추었지요. 이렇듯 앤 불린은 고지식한 캐서린에 비해 세련되고 최신 유행을 따르는 아가씨였습니다. 금발에 푸른 눈의 다른 영국 여성들과는 달리 짙은 고동색 머리와 검은 눈동자를 가진 앤 불린은 프랑스 왕조차 비너스라고 칭할 만큼 아름다웠고 우아하며 재치가 넘쳤습니다. (중략)
결국 헨리 8세는 앤 불린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결혼뿐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캐서린 왕비와 갈라설 구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조강지처 버리면 천벌받는 법이지만 앤 불린의 아름다운 검은 눈동자에 폭 빠진 헨리 8세의 귀에 그런 말이 들어올 리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들을 낳지 못하는 캐서린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던 헨리 8세는 이혼을 할 구실을 찾아내라며 신하들을 닦달했고 마침내 한 가지 묘책을 떠올렸습니다.
그것은 ‘형제의 아내를 취하는 자에겐 자식이 없으리라’라는 성경 구절이었죠. 오호라! 매우 그럴듯한 이유를 찾은 듯 보였습니다.---p.114

엘리자베스 1세 역시 어린 시절에는 그 싱그러운 미모를 마음껏 뽐내고 다녔지만 나이가 들기 시작하자 주름이 생기고 기미도 생기고, 게다가 옛날에 아플 때 얻은 흉터까지 있어 맨얼굴로 다니기에는 ‘영국의 신부’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순결을 상징하는 진주로 온몸을 치장하고 모든 궁정 남자들의 관심과 찬사를 한 몸에 받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점차 늙어가는 피부를 보면 한숨만 나왔습니다.
영원히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을 유지하고자 엘리자베스 1세는 젊고 빛나던 시절의 모습을 지켜줄 것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어린 시절에 비해 가늘어지고 푸석거리기 시작한 머리카락은 무려 80개가 넘는 가발로 대체하였고 주름이 지기 시작한 얼굴에는 새하얗게 분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왕님은 당시 시대를 앞서가는 ‘패셔니스타’였기 때문에 온 동네 귀족이란 귀족은 죄다 여왕님을 따라서 화려하게 화장을 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따라 얼굴을 새하얗게 만들어주는 분말이 각광받았고 이때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귀족들의 사랑을 받았던 화장용 분말은 바로 비소랑 납이 가득한 허연 분이었습니다. 이 중금속 성분이 듬뿍 함유된 분을 바르면 아주 뽀얀 화장이 가능했죠. 당시 사람들이 원하던 흰색은 요즘 말하는 17호도 21호도 아닌, 그야말로 백짓장 같은 창백한 흰색이었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비소와 납 분말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손목을 그어 피를 뽑아내기도 했고 피를 빨리기 위해 일부러 거머리를 몸에 붙여두기도 했습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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