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종교적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는 국가 및 민족 정체성이 곧 종교적 정체성으로 형성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았다. 여기에서도 모든 언어, 문화 및 민족 가운데 그리스도를 따르는 공동체를 세우시는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삼위일체에 대한 강조가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은 사람들이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공동의 선을 증진하기 위해 타종교의 신자들과 협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삼위일체 하나님을 경배하는 자가 되도록 촉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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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종교의 가르침이나 관행이 하나님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하셨는지에 대한 기독교 신앙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그 공통점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직접적인 계시가 될 수 없다. 하나님은 진리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예수님의 삶과 죽음을 통해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구원의 역사를 나타내고자 하셨을 때, 부처에게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시하지 않으셨다. 비록 두 가르침이 인간의 무력함으로 인한 ‘타력신앙’의 표면적 유사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독교 신앙은 시공간에서 일어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실제 역사이고, 타종교 신앙은 진정한 역사와 단절된 담론이다. 기독교와 타종교는 인간의 곤경의 원인을 다르게 이해하고 근본적으로 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따라서 기독교의 가르침이나 관습과 타종교 전통 사이에 진정한 유사성이 있는 경우에만 타종교 전통에 대한 하나님의 계시와 관련된 질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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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이 말하는 예수님의 본질은 예수님이 단순히 하나님과 화해하는 길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예수님 자신이 구원의 길(요 14:6)이라는 것이다. 많은 종교 지도자가 구원이나 깨달음에 도달하는 가르침이나 방법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신약성경은 예수님을 단지 구원의 길을 발견해 가르치는 분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예수님은 자신이 아버지께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씀하셨다. 단순히 예수님이 진리를 발견하신 것이 아니며, 우리가 그분의 가르침을 잘 따르면 우리도 우리 자신을 위한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고 가르치신 것도 아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믿고, 그 안에서 구원을 얻으라고 요청하셨다(요 5:24; 6:35-58). 예수님이 길과 진리와 생명 그 자체인 이유는 죄 없는 삶과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그가 우리를 위해 하신 일과 그가 하나님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의 인격과 이 진리의 존재론적인 본질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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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창조, 일반 계시, 일반 은총으로 인해 타종교 전통에서 진리, 선함, 아름다움의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에 대한 구원의 가능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구원은 타종교를 통해 오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는 구세주이지만, 타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하거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구원을 중재할 수 없다. 타종교는 예수님과 그의 복음의 다양한 측면을 반영한 진리와 선함과 아름다움을 발전시킬 수 있지만, 복음을 통해 역사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 자신만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 타종교는 복음을 위해 사람들을 준비시킬 수 있지만, 그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구원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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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시대에 복음주의자들은 모든 민족을 위한 주님이시며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충성된 제자이며, 동시에 서로 다른 종교의 신자들 사이에서 평화와 조화 그리고 상호 존중을 위해 일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에게는 타종교 신자들을 전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정의를 실현하고 소수 종교 공동체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책무도 갖고 있다. 따라서 불교, 힌두교, 이슬람 신자들을 우리와 같은 하나님 형상대로 창조된 피조물이며 시민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화해하도록 겸손하게 촉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많은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세상에 복음의 빛을 비추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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