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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발견

중년의 발견

: 과학이 밝혀낸 중년의 놀라운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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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618g | 152*225*30mm
ISBN13 9788935209859
ISBN10 8935209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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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을 정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의사에게 중년을 정의해 달라고 하면 폐경기를 들먹일 것이다. 사회학자에게 물으면 빈둥지증후군을 언급할 수도 있다. 경제학자는 노후 대비 등에 대해 설명하려들 게 뻔하다. 그런데 이 모든 답변 중에 중년을 제대로 정의한 게 있을까? 중년에 관한 정의 중 어떤 것도 명쾌한 설명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중년을 말해주는 가장 명쾌한 정의는 무엇일까? 나는 생식생물학과 동물학을 바탕으로 이 모든 혼돈을 정리해 줄 접근법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의 중년은 독특한 현상이다. 여타 동물에게서 볼 수 있는 삶의 중반부와는 사뭇 다르다. 나는 이 책에서 인간의 중년이 갖는 특수성이 애초에 우리를 진화하도록 만든 영향들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중년이 된다는 건 단순히 늙는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늙는 것과는 전적으로 다른 무엇이다. ---「들어가는 말」

이 책은 전적으로 인간의 중년이 수백만 년에 걸친 유전자의 진화에 기인한다는 전제에 기반을 둔다. 이 때문에 내가 다루어야 할 몇 가지 사안이 있다. 첫 번째는 증거의 문제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가 실제로 일어난다는 증거가 얼마나 있는가’ 진화는 아주 천천히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관찰하기는 쉽지 않지만 가능한 일이긴 하다. 과학자들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미생물 같은 유기체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았고, 뉴기니아 식인 종족에게서 발생하는 뇌 질환인 쿠루 병에 대해 지역사회 전체에 유전적 저항이 급속히 발생하는 것도 관찰했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의 증거들은 탄탄하며, 인간의 진화도 예외가 아니다. 두 번째는 심리와 행동의 진화에 관한 부분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우리의 심리가 물리적 속성이 진화해온 방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진화해왔을 것이라 생각했으며 그리하여 진화심리학 분야가 탄생했다. 진화심리학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그것이 인간 행동의 기원으로 접근하는 합리적은 방법이라 여긴다. ---「1장 어떤 과정이 중년의 인간을 만들어낼까?」

인지력의 여러 측면에 대한 테스트들은 여러 가지 결과를 내놓는다. 어떤 테스트는 우리의 인지적 절정기가 20세 무렵에 찾아오고 그 다음부터는 꾸준히 하락세를 탄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테스트들은 주로 사고 속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즉, 빨리 상황을 인식하고 지체 없이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테스트한다. 젊은이는 그저 빨리 생각하고 답을 도출하는 것으로 시간 압박에 반응하는데, 중년인은 이를 어려워한다. 하지만 나는 현대의 수렵-공동 채집 공동체는 경험이 빠른 생각보다 그 상황에서 더 유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를 염두에 둔다면 구술 능력, 공간 인식, 계산, 추리, 계획 세우기를 아우르는 다양한 인지 능력 검사가 중년인에게 더 어울린다. 개별 성인들이 살아온 과정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위 능력들 중 다수가 낮고 둥근 언덕 모양의 호를 그린다. 20대부터 증가해 중년기에 길고 완만한 정점에 다다르고 이후에는 느리지만 가파른 하락세로 접어든다. 물론 차이는 있다. 예를 들어 계산 능력은 40세 무렵에 정점을 찍는 반면, 구술 테스트에서는 그보다 늦은 60세쯤에 최고조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놀랍게도 많은 능력이 65세를 넘을 때까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어떤 퇴보도 나타내지 않는다. ---「7장 인지력이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최근의 연구에서는 중년은 심리적 교착기가 아니며 그렇다고 모든 심리적 카드들이 공중에 휙 날려져 완전히 새로운 패턴이 이뤄지는 시기도 아님이 확인되었다. 대신 이전 성격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진적으로, 그러나 부분적으로만 변한다. 이 때문에 긍정적이고 건강한 사람은 계속 긍정적이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부정적이고 건강치 못한 사람은 계속 부정적이고 건강치 못하다.
그런데 심리적 지속성에 대한 이런 성향 위에 겹쳐지는 것은 중년기 세계관의 일관된 몇몇 변화들이다. 중년은 사실상 사회적, 경제적 힘이 대부분 최고가 되는 시기인데도, 중년인들은 미래에 자기 삶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될 것을 더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중년기를 거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상황에 더 보수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한다. 좋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이기보다는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 애쓰는 성향이 강해진다. 다양한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중년인은 자신의 정체성에 더 확신을 갖게 되고, 더 성실해지며, 더 ‘쾌활하게’ 굴고, 더 열성적으로 여러 활동에 참여하려들며, 젊은이들을 더 열심히 돕고자 한다. ---「9장 중년기에 성격은 어떻게 바뀔까?」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자신의 모든 생각과 행동이 진화의 거만한 손길에 무기력하게 휘둘린다고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때때로 수많은 영향들의 원인으로 유전자와 생리적 상태 및 진화 역사를 든다는 건 인정하지만, 여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인간으로서 기능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너무나 많이 유전자 형태로 우리에게 전해져서 각 개인의 본성 중 아주 많은 부분이 유전자에 의해 정의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들에게는 서로 다른 한 가지 측면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진화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다. 각 개인은 스스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니 원한다면 진화적 유산과 맞서 싸워라. 그런다고 그것이 없어지진 않겠지만, 당신에게 과히 해로울 것도 없다. 젊은 외모를 유지하려 애쓰고, 늦둥이를 낳는 시도도 하고, 젊었을 때 못해봐서 아쉬운 짓도 한번 저질러보라. 우리는 인류사에서 중년이 되기에 가장 좋은 시대를 살고 있는 행운아들이다. 우리 각자에게는 자유가 있고, 중년과 더불어 즐거운 일을 할 시간과 지혜가 있다.
---「나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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