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합류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이제 여기서 우리는 유럽식 사고의 흥미로운 모순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유럽인들은 러시아군이 너무 무능하여 국경에서 30km 떨어진 도시조차 점령할 수 없는 빈 껍데기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유럽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고 러시아군을 엄청난 위협으로 느낍니다. 말이 안됩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함으로써 그들이 얻는 것은 미국에게 유럽을 지배하라고 선물을 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냉전 기간 동안 오스트리아, 핀란드는 중립국이었고, 발트해 연안 국가에는 어떠한 위협도 없었습니다. 이미 말했듯이, 러시아 군대가 국경에서 몇 마일 떨어진 도시도 점령할 수 없다는 것을 보았는데, 오늘날 위협을 느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거의 모든 이야기가 이 전쟁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임을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뭔가가 빠져있습니다. 그런데 평화를 위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 있습니까? 우크라이나인들의 더 큰 비극을 막기위한 노력은 어떻습니까?
--- pp.53~54
- 우크라이나 사태는 전혀 우발적인 것이 아니다. 소련의 아프간 개입이 6개월 전 시작되었던 것처럼,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초 작업은 가시적인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파트너십 공동성명이 체결된 2021년 9월로만 계산해도 거의 아프간 전쟁의 6개월 전 도발과 유사하다. ‘아프간 함정’처럼 ‘우크라 함정’의 존재하는 것이다.
--- p.82
- 우리는 현재 오웰의 사회Orwellian society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조지 오웰이 형상화한 “1984년”에 의해 ‘오웰의’라는 형용사는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의 복지가 파괴된 것으로 선전, 감시, 허위정도, 진실의 부정, 과거의 조작 등에 대한 태도, 그리고 잔인한 정책, 억압적인 정부에 의해 공공기록이 말소된 상황’ 등을 일컫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게는 전범, 악의 축, 악마 등의 올가미를 씌우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웅으로 우상화시킨다. 이러한 이분법적 선악 구도에 대해 촘스키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쟁 범죄임은 틀림없으나 미국이나 영국이 그런 발언을 할 자격이 있는지를 묻고 있으며, 이것은 일종의 진실을 회피하기 위한 프로파간다로 보고 있다. 촘스키 교수는 과거로부터 미디어가 조작된 사회라 할지라도 정부는 언론을 장악하지 말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화를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 촘스키 교수의 비판은 궁극적으로 시정을 촉구하는 일종의 시위인 것이다.
--- pp.91~92
- 전범 처리 문제와 관련하여서 촘스키 교수는 가장 독설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것은 미국이 일으킨 숱한 전쟁과 그 사후 처리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아프가니스탄 자금 동결로 인해 돈이 있지만 은행에 가지 못해 굶고 있는 아프간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은 수시로 언급되며, 미국의 원조 하에 현재에까지 벌어지고 있는 숱한 대리전의 모습은 늘상 비추어진다. 반전주의자이자 인권운동가인 그의 눈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푸틴을 처벌하려는 미국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미국은 무수한 방어막을 둘러치고 모든 전범 재판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면서, 러시아와 푸틴을 국제형사재판소로 끌고가려고 한다. 그러니 촘스키 교수가, 이미 언급한 바 있듯이, “미국은 러시아를 처벌하려고만 하지 말고, 단 한 사람의 우크라이나인이라도 구하라.”는 일침을 놓는 것이다. 촘스키 교수는 전범 논란으로 러시아를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아님을 강조하며, 3차 대전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다. 가장 좋은 전쟁의 해결책은 협상의 타결이며, 푸틴을 궁지로 몰아넣는 순간 우리는 핵전쟁의 위험에 직면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지금은 처벌을 논할 때가 아니라 평화를 논할 때이다.
--- pp.100~101
- 돈바스 지역에 대해서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적절한 반응은 아마도 러시아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국민투표가 될 것입니다. 이 지역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볼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감독되는 국민투표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침공 이전에 가능했던 한 가지 가능성은 제2차 민스크 협정을 이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협정은 스위스, 벨기에와 같이 우크라이나 연방을 구성하거나 연방구조를 가진 다른 장소에서 자치권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분쟁은 있을 수 있으나 연방 구조 안으로 제한되는 것입니다.
--- pp.153~154
-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대중의 힘을 모아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 우리가 촉구해야 할 것은 강대국과 유엔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무기를 제공하여 전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무기 공급을 중단하여 협상을 위한 휴전을 촉구하는 것이다. 단결된 시민의 힘은 이제 모여서 집회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각자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 같다. 그것은 SNS 등 현대적 대중매체를 통할 수도 있고, 유엔이나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 차원의 조치를 촉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전쟁의 종식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그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촘스키 교수가 우리에게 던져준 숙제이다.
--- pp.167~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