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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의 소리로 여기까지

바닥의 소리로 여기까지

걷는사람 시인선-06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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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214g | 125*200*20mm
ISBN13 9791192333236
ISBN10 119233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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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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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밤은 오랫동안 불면이라
그대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네
다만 음성으로 오는 순례의 신호들이여
소리는 견뎌 온 세계로 삶의 무게를 견디는 것이니
밤이여 우리가 서로를 일으키는 무게였구나
그때에는 밤의 길을 따라 걸으며 모르고 있었구나
우리 스스로 깃들었네 길들의 바닥이여
이렇게 밤은 우리의 몸을 얻었구나
---「나의 밤은 오랫동안 불면이라」중에서

게스트 하우스에서 내 얘기를 들은 여행자들은 도대체 누가 물통 같은 걸 훔쳐 가냐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나는 대답들을 들을 때마다 어떤 목마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게스트 하우스」중에서

늦여름 새벽, 새벽마저 첫차를 기다리는 정거장에 서서 뒤돌아보니 그늘막 속 희미하게 밝아 오는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이 보였다 시간은 침묵하고 있었다 아니 침묵이 시간을 펼쳐 두고 있었다 그사이 마스크를 올려 쓴 몇몇 사람들이 정거장에 왔다 그들은 익숙하다는 듯 침묵에 귀를 기울이며 점멸하는 정거장의 안내판에만 가끔씩 눈길을 주었다 그늘막 뒤편 포도밭에는 줄지어 영그는 포도송이가 무심하게 가지런했다 농익은 포도 향이 시간의 침묵으로 스며들었다 포도알처럼 무슨 말인가 하고 싶었지만 하려는 말이 무언지 알아채기 전에, 환하게, 아침은 오고 버스는 승객들을 태우고 떠났다 정거장에는 현수막만이, 아침 햇살 속에 색이 바랜 글자들을 펼쳐 두고 남겨졌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자의 빛깔을 더듬으며 여전히 시간은 그 자리에 있었다
---「시간의 현수막」 전문

그는 종이를 꺼내고 잠시 이름을 고민한다. 그가 회사라고 이름을 쓰면 그것은 회사가 된다. 그가 시작한 이 일은 관찰자에 따르면 매우 병적인 모습으로 보였지만 놀랍게도 현실이 되곤 했다. 처음에는 출근할 곳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놀이였다고, 그는 주장했다. 관찰자들은 그에게 거리를 두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의 숭배자가 되었다. 그는 『페이퍼 컴퍼니-회사의 기원』 이라는 유작을 관찰자들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페이퍼 컴퍼니」중에서

그들은 시가 발굴한 유적이 다만 언어라고 했다
그들에 따르면 공중유적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은
언어일 뿐이라고 했다
(…)
언어가 지나간다
지나가며 그들은 시민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닦아 주었다
지나가는 일이 끝나면 추방자들은
그들의 언어인 공중에 도착할 것이다
오래전 그들처럼 추방된 자들이
공중에 먼저 세운 나라들의 이름을 부를 것이다.
---「공중도시」중에서

나는 한 문장도 읽을 수가 없었다. 내가 쓴 문장을 벗어난 문장들이 페이지를 채우고 있었다. 물론 그 문장들은 분명 언어였다. 언어라서 문장인 문장들은 거기 놓인 채 페이지를 흘러가듯 이어지고 있었다.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 그가 내게 말하고자 했던 바로 그 계곡이 펼쳐져 있었다. 그 계곡 사이의 텍스트를 읽으면서 나는, 아마 그도 그럴 것이겠지만 서로 다른 언어로 부드럽게 웃었다.
---「번역가」중에서

물고기들의 정거장이 있다
누구도 정거장이라 생각하지 않는
여름의 빛이 도착하는 파도
물결 위에 잠깐 정거장이 선다
(…)
어떤 언어도 수확하지 않는 것이 세계라니
누구도 먹이지 못하고 잠시 멈추었다 떠나는
떠나기에 풍성한 살의 신호들
거기에서 모든 언어는 헤엄쳐 이별한다
---「물고기 텍스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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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은 소리를 본다. 시인에게 “소리는 견뎌 온 세계로 삶의 무게를 견디는”(「나의 밤은 오랫동안 불면이라」) 일이며, 밝음과 어둠의 경계를 지우고 세상의 기원과 이치를 탐구하는 일이다. 지금 시인의 밤은 깊다. 소리는 깊은 밤을 무연히 횡단하며 노래가 되기도 하고 서로의 이름을 간절히 부르는 목소리가 되기도 한다. “흘러가면서 녹는” 시간을 두고 “잠시 안이자 바깥”(「암점」)인 여기를 두고 시인은 순례한다. “한 손에는 지팡이 다른 손에는 가죽의 책”(「테레시아스」)을 들었기에 그는 순례자이며 동시에 예언자이다. 그리고 처음의 노래와 어제의 없는 이름이 만드는 “대답이 없는 시간을 견뎌 온 자들”(같은 시)의 텍스트들을 기록한다. 완성된 적 없는 “기원을 잃어버린”(「빌라」) 우주宇宙와 “언어의 끝”(「사막의 시」)과 “언어의 물가”(「번역가」)에서 만난 신성神聖과 “아무 일 없이 가도 시간인 시간 속에서”(「세기 4」) 바로 이 세기에 표류하고 있는 우리라는 “빈 여백”(「레시피」)에 자신만의 문장을 남긴다. 이 “텍스트 가장자리에 구원자가 올 자리”(「필사자」)를 마련하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김학중은 그렇게 경전을 적고 있다. ‘세기’라는 시간의 강을 건너 세상의 ‘모든 텍스트’들이 “바깥의 안”(「바깥의 시작」)으로 “탈출하는 우리의 노래”(「모두의 텍스트」)를 완성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테레시아스이며 시온이며 재곤이자 K인, 비밀스런 레시피를 기록하는 시인 김학중이 풀어 둔 판에 ‘잠시 몸을 맡길’(「판」) 차례이다.
- 전형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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