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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 나쁜 기억 세탁소

아들러 심리학 나쁜 기억 세탁소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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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20g | 140*210*15mm
ISBN13 9791158773083
ISBN10 1158773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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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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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TV 속 한 셀럽을 보며 내가 ‘저 모습 참 멋지다’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녀의 대사 하나를 내 삶에 접목시킨 것임을 미리 밝힌다. 그 셀럽은 운동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고 차 운전대에 앉고서야 깨달았다. 자신이 운동복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을. 그때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어머, 나 너무 귀여워.”
그녀는 자신의 허술함을 웃어넘기며 정확히 그렇게 이야기했다. 참 멋있는 삶의 태도 아닌가. 나는 그 모습에서 여름밤 아파트 단지 앞에 서 있던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나는 그날 아이스크림을 사러 털래털래 집 앞 슈퍼마켓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나서야 현금도 카드도 들고 나오지 않았음을 깨닫고 말았다.
그리고 내뱉은 첫 마디.
‘(아, 삐- 삐--)’
생략된 그 외침은 당신이 상상하는 그대로다. 우리는 자신의 실수에는 참아주는 법이 없다. 다른 사람이 그랬다고 하면 ‘으이그’ 하며 귀엽게 봐줄 거면서 그것이 내 일이 되면 단전으로부터 깊은 자괴감이 끓어오른다. ‘불완전할 용기’란 ‘지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수 있는 용기’다.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실수가 아니라면 그냥 귀여워도 되지 않을까. 그냥 그렇게 웃고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진정 행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어야한다. 실수 앞에서 의기소침해져 있을 내게 말을 걸어보자. ‘괜찮아, 그럴 수 있어’라고.
--- pp.50~51

인생이 수월하게 흘러갈 때는 또 좋은 방향으로 잘 흘러가지만, 인생이 언제나 우리 마음처럼 흘러가지는 않는다.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 인생을 바라보며 낙담하고 좌절한 우리는 때로는 좋지 않은 수단과 목적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것은 때론 자기 파괴로 이어질 때가 있다. 만약 당신이 드라마를 한창 보고 있을 때 엄마가 당신에게 이렇게 소리친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아니, 들어가서 공부를 해야지, 뭔 드라마를 아직도 보고 자빠졌냐. 가시내가 고 3이 돼도 저러고 앉았네. 얼른 들어가서 공부 안 해!”
그렇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 안에서 뭔가가 솟구쳐 오른다. 나는 이미 이 드라마만 보고 방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려고 결심했는데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섭섭함이 폭풍처럼 솟아오른다. 갑자기 하려고 계획했던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싸-악 사라진다.
“아! 냅둬! 내가 다 알아서 할 거야!”
나는 한 발 한 발 있는 힘껏 쿵쾅거리며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엎드려 눕는다. 나도 분명히 알고 있다. 공부를 하는 것이 나에게 훨씬 좋은 선택이라는 것을.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는 나를 무시한 엄마에게 복수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인생 목표가 되어버렸다. 밥을 안 먹어서 엄마를 걱정시키고, 성적이 떨어져서 엄마가 오늘 한 일을 후회하게 해주겠다고 나는 결심한다.
--- pp.147~148

밑도 끝도 없는 기억이지만, 어느 날 엄마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엄마 딸 믿지?” 일이 잘 풀리지 않았던 때였던가, 딸의 미래를 걱정하며 이런 저런 잔소리 같은 이야기를 하는 엄마에게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으니 그만 말해’라는 말을 돌려서 했던 말이었을 것이다. “내가 알아서 할게. 걱정 좀 하지 마. 엄마 딸 믿지?” 그때 엄마는 엄마만이 가지고 있는 엄마의 눈빛으로 나를 보며 대답했다.
“믿어.”
그 순간 멍해졌다. 그렇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답답해하는 순간에서도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화내고 서운해하고 삐지고 섭섭해하며 때론 나쁜 말을 퍼부었던 그 모든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사랑하지 않아서 화낸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에 그러했다. 그렇다. 태어나 서로 만난 순간부터 생의 마지막까지 우리는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다. 웃고 울면서.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 있다면, 그것은 가족일 것이다. 내가 몇 살에 결혼하고 몇 살부터 운이 풀리는지가 아니라.

나는 그날 엄마의 눈빛을 떠올리며 우리의 만남이 갖는 경이로움에 대해 새삼스럽게 느꼈다. 태어나 이 사람을 만난 것이 내게 가장 큰 행운이었음을 말이다. 숨 쉬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던 갓난아이를 이렇게 키워내는 데는 사랑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저 존재하는 것이 사랑스러워서, 그 존재함이 자신을 살게 해서, 그 갓난아이를 품에 안았을 것이다. 젊을 적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희생을 웃으며 기꺼이 해냈을 것이다. 스스로 걸을 수도, 음식을 구할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던 한 아이가 살아남아 지금 이곳에 존재하기까지는 수많은 사랑의 손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를 낳아준 사람과 나를 키워준 사람, 내가 먹는 음식과 옷, 배우게 된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정성이자 사랑이다. 우리는 그런 사랑 속에서 키워졌다.
--- pp. 20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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