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관점은 생각보다 객관적이지 않다. 그래서 항상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특별히 힘든 상황이 되면 나만 세상에 남겨진 것처럼, 늪에 빠진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무엇 하나 걱정거리 없어 보이는 동료도, 세상 편하게 사는 것 같은 팀장도 다들 나름대로 고민과 갈등을 경험하며 하 루하루를 이어간다. 대표도, 임원도, 상사도, 동료도, 후배도 다들 비슷한 무게의 짐들을 힘겹게 짊어지고 살아간다.
이제 직장은 더 이상 생계 수단이 아닌 성장과 행복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 승진은 직급과 직책만이 아닌 ‘마음의 성장’에 대한 보상이어야 한다. 새 세대에게는 간접 경험을, 주도하는 세대에게는 공감을, 다음을 준비하는 세대에게는 정리할 시간과 새로운 가능성을 주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직장은 배움을 위한 교육 장소여야 하며 모든 세대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되어야 한다.
---「프롤로그」중에서
생존을 위한 외적 스트레스보다는 다양한 내적 욕구에 따른 스트레스로 우리는 조금씩 침몰해간다. 직장에서의 업무와 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스트레스를 뜯어보면 그 근원에는 나 스스로 형성한 가치와 기준, 즉 자기 욕구를 통해 현상을 바라보면서 자생적으로 키운 스트레스가 많다. 내가 선택한 가치와 기준을 통해 다양한 현상을 판단하고, 그 기준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갈등’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갈등을 스트레스라고 규정한다. 옳고 그름도, 맞고 틀림도 아닌 현상일 뿐인데 내 욕구 충족에 미치지 못하면 우리는 이것을 스트레스로 인식한다. 이러한 갈등구조가 바로 현대인이 느끼는 스트레스의 근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트레스 상황에 집중하고 힘들어하기보다는 내 가치와 기준 그리고 욕구를 조정하고 관리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며 이것이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1부. 02. 내가 만든 스트레스가 더 힘든 이유」중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꽤 가깝게 지냈던 40대 중반 후배가 어느 날 상담실을 찾아왔다. 생각이 복잡하다 보니 수면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집중이 되지 않아 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 번쯤 인생에 대한 중간 정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단다.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알 수 없는 답답함, 불안, 짜증 그리고 채워지지 않는 만족감이었다. 몇 주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자기 삶을 돌아보면서 본인 역시 아버지처럼 다람쥐 쳇바퀴 인생을 살다 끝나는 건 아닌가 고민이었다. 그저 생계형 직장인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꾸역꾸역 이어가는 듯한 느낌이 싫었다. 그 역시 이 정도 열심히 살았으면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고 백세 인생이 오히려 끔찍하게만 느껴졌다.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생각을 말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삶의 배경, 가치, 바람, 경험, 성격 등 그를 둘러싼 다양한 영역들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자기 이해의 과정을 거쳤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작업이라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어느 순간 문제의 근원을 직면하게 되면서 변화를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그가 찾아낸 불만족의 근원은 단단한 기준과 목표 없이 표류했던 시간에 있었다. 최선을 다했다고 해도 자기 자신을 평가할 기준이 없었기에 불안하고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기껏해야 안정된 직장을 얻으려고 달려왔지만, 그 이후 방향이 없으니 성장에 대한 만족은 채울 수 없었던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시작하면서 후배는 수많은 잡념과 걱정으로부터 어느 정도 해방된 듯했다. 삶의 어느 시기에 누구나 경험하는 성장 과정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1부. 04. 성공과 행복의 기준은 내 안에 있다」중에서
MZ 세대를 가리키는 대표적인 키워드가 “성장, 다양성, 자기애”라고 한다. 나를 중심으로 다양성을 인정받으며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들이다. 이런 그들을 조직이라는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려면 기업은 그들의 성장을 돕는 새로운 교육기관 역할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기업은 전문성을, 진로의 방향을 그리고 심리적 성장을 돕는 재교육 기관이 되어야 한다. 직장인은 이제부터 회사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는 교육 기관’이라는 관점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생계를 위한 도구가 아닌 인생의 방향을 정립하고 목적을 이루어가는 데 도움을 주는 성장 파트너로서 직장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2부. 12. 직장은 성장을 위한 재교육 기관」중에서
살다 보면 다양한 관계 속에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때론 상처를 받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다. 상처를 받을 때면 죽을 것같이 아프고 힘들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때는 우리 역시 그만큼 민감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일잘러들은 마음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의 위기를 경험하면서도, 어느 정도 안정되어 생각이 차분해지면 객관화 작업을 시작한다. 나 중심의 시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서 상황을 바라보며, 혹시나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는지, 상대방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등을 차분히 살핀다. 물론, 관점의 객관화는 쉬운 게 아니다. 그러므로 일잘러들은 필요에 따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3부. 16. 그 사람이 죽도록 미운 이유」중에서
일잘러들은 차분히 다음 스텝을 위한 작업을 시작해왔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직장을 다니면서도 차근차근 ‘1인 기업’으로 자신을 만들어갔고 스스로 그렇게 대우했다.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학문과 경험에서 요구사항을 충족해갔고 스스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그것이 회사를 대상으로 했든 대중을 대상으로 했든 한번도 이 기준을 놓지 않고 한 단계 한 단계 조금 더 요구를 충족시켜 왔다.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잠시 회사를 떠나 학위를 취득하기도 하고, 필요한 정보가 모이는 곳이라면 여기저기 가리지 않고 찾아 다녔다. 그러나 보니 어느덧 회사를 벗어나 나만의 인맥이 생기고 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했다. 더불어 회사에서 익힌 업무 시스템을 내 삶에 적용함으로써 그저 그런 직장인이 아닌 전문가로서 나를 한 단계 성장시켰다.
---「4부. 24. 고년차: 1인 기업가로 독립하는 시기」중에서
더불어 정신없이 바쁜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는 무엇을 통해 휴식을 취할지 미리 준비하고 계획한다. 여행, 취미활동, 지인과의 만남 등 장단기 휴식에 대한 계획을 통해 자칫 빠르게 지나가 잊히기 쉬운 쉼의 달콤함을 준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쉼의 시간에는 지금 그리고 여기here and now에 온전히 집중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생각이 떠올라도, 누군가가 방해해도 쉼의 시간에는 온전히 쉼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몸과 마음이 간절히 휴식을 원할 때를 알고 있다. 단지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자발적 쉼의 시기를 놓친다면 질병 등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강제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억울한 쉼이 아닌 준비된 쉼을 즐길 수 있도록 해보자.
---「6부. 33. 쉴 타이밍을 놓치지 마라」중에서
이렇게 20여 년간 크고 작은 즐거움을 경험하며 숱한 산봉우리를 오르내렸다. 그리고 이 기간의 직장생활은 나에게 마치 ‘생활 연구소’와 같은 경험이었다. 인위적이고 통제된 시공간이 아닌 실생활 그리고 직장인의 삶 자체가 연구의 연장선이었기 때문이다. 연구 주제를 찾기 위해 먼 곳을 돌아다닐 필요도, 데이터를 구하기 위해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되는, 직장생활 자체가 주제이며 데이터 집합이었고 치료 현장이었다. 이제, 심리 전문가로서, 선후배로, 때론 동료로서 함께 울고 웃으며 상담 과정을 통해 느끼고 배웠던 많은 것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취업 준비생, 이제 막 사회의 문턱을 넘은 MZ 세대, 한창 일에 전념할 Y 그리고 X 세대,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함께 공감하며 힐링과 변화의 시작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