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자동차가 나온 지 140여 년 가깝도록 자동차의 성능, 디자인, 편이성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지만, 엔진의 기본 원리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140여 년 전 발명된 내연 기관이 너무나 훌륭해서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 것일까? 사실 그렇지는 않다.
--- 「내연 기관이 140년 동안 바뀌지 않은 이유」 중에서
최근 포드, GM,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재규어, 닛산 등 누구나 알 만한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가까운 미래에 내연 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 자동차만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철옹성과 같이 견고하던 내연 기관 기반의 자동차 산업에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보통 변화는 현재 상태를 그냥 유지할 때 얻는 이득보다 클 때 일어난다. 내연 기관 기반의 자동차 산업이 변화하도록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 「외적 변화: 친환경 자동차」 중에서
내연 기관 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로 변하는 것이 ‘외적 변화’라면, 자동차가 존재하는 이유의 근본을 뒤흔드는 ‘내적 변화’도 함께 일어나고 있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인에게는 엔진이 바뀌는 외적 변화보다 이 내적 변화가 더 중요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 「내적 변화: 자율주행 자동차」 중에서
자동차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도 변화하고 있다. 앞선 친환경 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는 기술적으로 아직 미완성 상태이거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현실 세계에 적용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렇지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동차와 사람, 사물, 장소, 정보 등의 모든 것을 연결하는 서비스는 이미 시작되었다.
--- 「서비스의 변화: 공유 자동차」 중에서
환경 문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일어난다. 환경을 파괴하는 어떤 원인이 계속 누적된다면 이에 따르는 결과는 당장 나타나지 않고 매우 한참 뒤에 나타난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그때서야 부랴부랴 원인을 제거하지만,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역시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성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리미리 대처하는 것만이 환경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범지구적 노력」 중에서
교토 의정서가 지정한 대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₂), 메테인(CH₄), 아산화질소(N₂O), 과불화탄소(PFCs), 수소불화탄소(HFCs), 육불화황(SF6) 6종류다. 과학자들은 이들을 산업혁명 이후 대기 온도를 높인 주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교토 의정서는 왜 이들 6개 기체를 대표 온실가스로 지정했을까? 그 전에 온실가스는 왜 문제일까?
--- 「대표 온실가스 6가지」 중에서
온실가스 배출에서 운송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4%이다. 적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산업 분야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게다가 여기에서 비행기, 선박 등을 제외하고, 또한 개인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로만 한정한다면 더 작은 비율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왜 자동차 산업만 철저하게 규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그건 자동차 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최신 환경 기술을 적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발전소나 대규모 생산 설비는 한 번 만드는 데 큰 비용이 들고 보통 수십 년을 운영한다. 이미 설치된 대규모 설비를 걷어 내고 온실가스를 적게 발생시키는 새로운 설비를 설치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발생시키는 신기술’은 아직 세상에 등장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온실가스를 발생시켜서 지불해야 하는 비용보다 새로운 설비 투자 비용이 높다면 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 「자동차 규제가 엄격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에서
놀랍게도 친환경 자동차인 전기 자동차는 내연 기관 자동차보다 더 먼저 발명됐다. 1834년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앤더슨이 ‘원유전기마차’라고 부르는 전기 자동차의 시초를 개발한 것이 시작이다. 최초의 내연 기관 자동차가 1885년 나왔으니 무려 50년이나 앞선다. (중략) 그럼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전기 자동차는 왜 외면을 받게 됐을까? 이유는 현재 전기 자동차가 가진 문제와 비슷하다. 충전이 번거롭고, 너무 무거우며, 주행 거리가 짧다는 단점 말이다. 자동차가 발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초기에는 이런 문제들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자동차 이용량이 늘어나면서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됐다. 게다가 당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기술력도 부족했다.
--- 「초기 전기 자동차의 몰락」 중에서
온통 거짓투성이던 클린 디젤로 불거진 일련의 사태를 ‘디젤 게이트’라고 부른다. 디젤 게이트로 내연 기관 자동차 시대에서 친환경 자동차 시대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디젤 게이트의 본질은 환경 문제로 설정한 배출 가스 기준을 내연 기관 기술이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 사건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즉, 이 사건으로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내연 기관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만으로는 강화된 배출 가스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로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앞으로는 친환경 자동차만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자동차 산업 전체가 친환경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다.
--- 「디젤 게이트」 중에서
120년 전의 전기 자동차와 현재 전기 자동차의 가장 큰 차이, 그때는 불가능했고 지금은 가능한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배터리의 성능이다. 배터리는 전기 자동차를 만들 때 가장 큰 비용이 드는 부품 중 하나다. 그래서 배터리 가격을 얼마만큼 떨어뜨릴 수 있느냐는 전기 자동차 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다.
--- 「전기 자동차의 핵심은 배터리」 중에서
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연비가 뛰어날까? 내연 기관에서 허공에 버리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사용하기 때문이다. 모든 자동차의 축에는 작은 발전기가 달려 있다. 여기에서 만든 전기는 배터리에 충전했다가 자동차의 다양한 전기 장치에 사용한다. 내연 기관 자동차의 경우 사용하는 전기량이 많지 않으므로 배터리의 용량도 클 필요가 없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배터리는 내연 기관 자동차의 배터리보다 크고, 전장에만 쓰는 게 아니라 모터를 돌려 달리는 데도 쓴다.
--- 「다른 접근법1 - 하이브리드」 중에서
미래 자동차의 또 다른 대안으로 ‘수소연료전지차’가 꼽힌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와 모터의 힘으로 달리므로 근본적으로 전기 자동차다. 그러나 전기 자동차가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쓰는 것과 달리,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를 즉석에서 만들어 쓴다. 연료는 수소이며, 이로부터 전기를 만드는 장치를 ‘수소연료전지’라고 부른다.
--- 「다른 접근법2 - 수소연료전지차」 중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란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한다. ‘무인(無人) 자동차’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는데, 이보다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1960년대 벤츠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이후 기초 수준의 연구가 조금씩 진행되며 발전했다. 초기에는 차선 감지 등 주행 보조의 수단 정도였지만, 컴퓨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 운전자를 완전히 대체하는 수준의 자율주행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 「자율주행 기술, 지금 몇 단계?」 중에서
현재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는 기업 중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를 하지 않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여기에 더해 이전까지는 자동차와는 무관해 보였던 IT 기업들도 자율주행 연구에 뛰어들었다. IT 기업들이 자율주행 자동차에 뛰어든 이유는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이 IT 기술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태생이 무엇이냐에 따라 자율주행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소 다르게 나타난다.
--- 「기업별 자율주행 접근법」 중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는 아직 도달하지 않은 미래의 기술이다. 적어도 레벨 3에 도달해야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이 구현됐다고 말할 수 있는데, 현재 상용차 중 가장 진보한 테슬라도 레벨 2에 머무르고 있다. 구글 웨이모가 레벨 3 이상을 구현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구축된 지역에 한정해 운행하므로 아직 기술에 도달했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
--- 「자율주행의 기술적 허들」 중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는 기존 사업과 갈등을 겪으며 성장한다. 모빌리티 기업이 기존 법령을 요리조리 피해서 서비스를 내놓는 모습이 약삭빠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기존 법령이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는 기술 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 수 있다.
--- 「상생하는 모빌리티」 중에서
미래 모빌리티를 완성하려면 자동차 외에도 자동차를 운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인프라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기 자동차가 정상적으로 운행하려면 전기 충전소를 많이 보급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중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는 도로와 교통체계다. 교통수단과 교통 시설 전반에 IT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체계를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 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이라고 부른다.
--- 「지능형 교통 시스템」 중에서
모빌리티 서비스가 완성 단계에 이르면 자동차를 이용하는 형태는 두 가지로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는 지금과 같이 개인이 자동차를 구매해서 소유하는 형태다. 내가 소유한 물건에 관한 욕구는 인간의 본능과 같은 것이기에 아무리 공공 서비스가 발전해도 대체할 수 없다. 개인화 서비스는 더 강화될 것이다. 공장에서 똑같은 형태로 찍어 내는 대신 구매자의 취향에 따라 만들어 주는 맞춤형 제작이 더 발전한다.
--- 「소유에서 공유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