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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46쪽 | 128*188*20mm
ISBN13 9791137294783
ISBN10 1137294787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어렸을 때부터 엉뚱한 곳에서 고집을 부리고는 했습니다
만나고 헤어지는 이치가 죽음보다 더 두려웠습니다
나는 우리가 존재함으로 내 인생에 일었던 사건들을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하여
언젠가부터 노래를 만들고 글을 쓰기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기획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때때로 내가 나 스스로보다 아끼는 벗에게
인생을 함께한 고맙고 장한 벗에게
수필로서 바쳤던 헌사를 엮겠다고

책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이 진정한 고난이었습니다
쓰는 시간은 지옥인데 쓰지 않는 시간은 더 지옥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 달구어진 칼날을 주저없이 올라타 위를 걸었습니다
가치가 있다고 믿었기에
인생에 다시없을 용기를 쥐어짰습니다

나는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습니다
문장은 늘 지저분하고
허울만 써댈 뿐 실체에 대해서는 부끄러워 논하지도 못합니다
삶이 이렇다 이렇다 말하기에는 이토록 아둔하고 걸어온 길 또한 무척이나 짧습니다
내가 조금 더 나이를 먹고 이 책을 스스로 읽을 때
부끄러워할지언정 후회하지만은 않도록
때로는 의아하고 때로는 우스울 치기 어린 이 글을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주기를
책을 펼친 당신에게 가장 먼저 양해를 구해봅니다
간곡히 부탁합니다

개막입니다
언제까지 누구에게까지 쓸지도 모르기에
서문은 있으나 발문은 없습니다
여기 36개의 조각은 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오직 한 가지 실로만 관통할 수 있습니다
그 진언을 이 서문에서 전합니다
잃어도 좋은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서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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