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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리고 싶은 사람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산다
박성희
가지출판사 20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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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그리고 싶은 마음

그리고 싶다는 마음만 남기기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
준비물만 준비하면 준비물만 남는다
잘 그렸다는 말, 못 그렸다는 말
다 배우면 그릴게요
그리지 않아도 그리는 중
그리고 싶은 사람을 가르치는 마음

당신의 그림도 나아질 수 있다

‘빨리’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스케치북 한 장 두 장의 성실함
기준선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요
자주 쓰는 색을 찾아보세요
그림 안에 나 있다
다르게 보아야 보이는 것들

아이에게 배웁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
보여 주기를 두려워하지 않기
‘그림 멍’을 아시나요?
파란 똥과 현대 미술
아빠 지갑 속에 있는 명암

그리면 달라지는 것들

화딱지 나게 안 그려지는 날엔
잘못된 그림을 수정하는 방법
드로잉은 명상이다
그리는 것은 알아 가는 것이다
팬데믹이 가르쳐 준 것
그래서 그림을 가르칩니다
아직 그려야 할 그림이 있다

저자 소개 1

어렸을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미술을 전공하고 평생 그림에 대한 일심으로 살았다. 디자인회사에서 클라이언트 요구에 맞는 디자인 시안을 그리는 일에 지쳐가던 어느 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잘 어울린다’는 지인의 권유에 덜컥 화실을 열고 그림 가르치는 사람이 됐다. 요즘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그림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 마음속의 불씨를 지펴 화지 앞에 데려다 놓는 재미로 산다. 수업이 없을 때는 틈틈이 그림책을 그리며 다시 그리는 사람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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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174g | 115*188*20mm
ISBN13
9791186440933

책 속으로

가끔 가르치는 게 겁날 때가 있다. 자신의 온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과연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가늠이 안 돼서다. 그건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가, 하는 주제를 벗어난다. “초등학생 때 이후로 한 번도 그림을 그려 본 적이 없는데 괜찮을까요?”라고 물어 오면 “그건 전혀 상관없어요.” 하고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 장화였어요. 그는 더 이상 신을 수 없겠네요. 이걸 그려보고 싶어요.”라고 하면 말문이 막힌다. 그리움을 그리고, 추억을 그리고, 슬픔을 그리고 싶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지 못할까 봐 걱정이 앞선다. 이럴 때 장화는 사물이 아니라 마음이다.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중에서

그림의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배움에 단계가 있지만 작품 스타일이나 표현에 있어서 정답은 없다. 그림 대회나 공모전에서 순위를 매기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그것이 곧 실력의 척도는 아니라고 믿는다. (중략) 끝이 없다는 건 어쩌면 평생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의 그림을 그려 나가면 된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질 것을 믿으며.
---「다 배우면 그릴게요」중에서

질문을 조금 틀어 내게 그림 가르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그땐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런 다양한 이유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그 결과물이 궁금해서가 아닐까. 그들의 이야기가 그림이 되어 가는 과정을 돕고 그리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게 내게는 또 다른 그림을 그리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들에게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내게는 잘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리고 싶은 사람을 가르치는 마음」중에서

“지금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중이라고?” “네. 작품명은 ‘파란 똥’이에요.” 어이없는 대답이지만 마음에 든다. 아홉 살짜리 꼬마 아이가 자신의 물감 놀이를 현대미술과 연관 짓는 게 귀엽다. 둘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다는 걸까. 단순히 장난치는 건데 아이의 화려한 언변에 속아 줘야 하는 걸까. 아니, 가만 보면 그냥 장난은 아니다. ‘파란 똥’ 놀이를 반복하다 보면 물색이 파래져 더 이상 선명한 무늬를 관찰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때 마구잡이로 물감을 넣고 휘저으며 난장을 칠 수도 있겠지만, 색과 무늬의 변화를 관찰하는 호기심쟁이들은 자신이 발견한 아름다움을 망치지 않는다. 변화를 관찰하고 그것에 연결 지어 특별한 표현을 찾는다.
---「파란 똥과 현대 미술」중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오래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삶에서도 바라보는 순간이 많아졌다. 현재 상황을 바라보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바라보고, 어떤 게 옳은지 바라본다. 굳은 의지도, 흔들리는 마음도 똑같이 바라본다. 그러는 동안 틈만 생기면 올라오던 상처도 조금은 덜 아프게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상처를 가만히 바라보며 스스로 토닥거릴 용기를 내 보게 된 것이다. 아픔을 숨기려고 상처에 애써 덧칠을 하고 잊으려 노력하며 사는 것보다 담담히 마주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잘못된 그림을 수정하는 법」중에서

피카소나 고흐처럼 대단한 화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딴 세상 사람 같기도 하고, 뼈를 깎는 고통을 마주하지 않고서는 바랄 수 없는 경지라는 걸 모르지 않아서다. 하지만 일상에서 만나는 새로운 그림들은 불시에 나를 자극한다. 그림이 좋아 그린 사람의 삶이 궁금해지고, 사람이 좋아 그가 그리는 그림이 궁금해진다. 나는 그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들은 각자의 그림을 통해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경험, 다양한 가치관, 주체적인 삶의 자세, 선의가 담긴 지혜를 전해 준다.

---「팬데믹이 가르쳐 준 것」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는 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가?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하며 성장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도 맨 처음에는 아마추어였다.” _랄프 월도 에머슨
“방황한들 어떠리, 한 번 방황할 때마다 그만큼 성장하는 것을!” _앙리 마티스
“다른 사람을 감동하게 하려면 먼저 자신이 감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_장 프랑수아 밀레

많은 예술가가 남긴 그림에 대한 격언은 그리는 행위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그림 그리기에는 보이는 것을 묘사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보이는 것 너머를 바라보게 하고, 대상과 교감해 감응을 일으키며,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는 경험을 안겨준다. 그렇기에 수많은 사람이 그리는 일에 빠져들고, 평생 그림을 그려온 예술가들도 자신의 일에 대해 깊이 궁리하게 되는 것이리라. 그림 가르치는 일을 하는 저자는 화실을 찾아온 사람들의 그리고 싶은 수많은 이유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는 공통된 마음을 읽는다. 저자는 바쁜 일상과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좋아하는 일을 미뤄두었던 사람들의 마음속 불씨를 되살린다.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라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성장해나갈 수 있다고, 지금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그 일을 하라고 부추긴다.

그리고 싶은 마음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하나쯤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선뜻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 수 없는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 마음의 밑바닥에 깔린 것은 두려움이 아닐까. 막상 해보면 좋은 게 오래가지 않을까 봐, 예상만큼 잘하지 못할까 봐 걱정을 떨칠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선뜻 그림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두려운 마음을 알아주고 다독인다. 화지 앞에 막막해하는 사람에게는 그리는 데 법칙이란 없으니 손 가는 대로 해보라고 용기를 북돋고, 다른 이의 그림을 기웃거리는 사람에게는 자기 마음 안을 들여다보라고 조언한다. 행복해지는 것을 미룰 필요는 없다. 그리고 싶으면 지금 그리면 된다.

가르치고 싶은 마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려면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저자는 미술을 전공한 뒤 직업적 선택 앞에서 고민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디자인회사, 그림책 출판사 등 그림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거쳐 이르게 된 것이 그림 가르치는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그들의 이야기가 그림이 되는 과정을 돕는 것이 또 다른 그림을 그리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들에게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저자에게는 잘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중으로 미루지 말아요, 지금 그려 봐요”

그림 수업에 온 누군가는 지금 그린 것은 연습이지 작품이 아니라며 “다 배우면 그릴게요.”라고 말한다. 실력이 다 갖춰지면 제대로 그리겠다는 그 말은 인생에서도 예행연습이 있길 바라는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림이든 인생이든 연습할 시간이 따로 있지 않다. 그림은 기술적인 면에서는 배움의 단계가 있지만 스타일이나 표현에서는 정답이 없기에 배우는 데 끝이 없는 분야다. 끝이 없다는 것은 평생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자는 미래의 완벽한 그림 한 장보다 이 순간의 온 마음이 담긴 낙서 한 장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의 그림을 그려나가면 된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질 것을 믿으며.”

그림 안에 나 있다

그리기는 대상을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관찰은 대상과 새로 관계를 맺는 일이다. 무엇이든 그림의 대상이 되는 순간 그것에 대해 알고 있던 지식을 점검하고 새로 인식하게 된다. 펠리컨의 생김새, 악어 발가락의 개수, 나무의 생장주기 등으로 관심의 영역이 확장된다. 다 그린 그림을 보노라면 내가 보이기도 한다. 관심 있는 대상이, 자주 쓰는 색이, 좋아하는 구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는 방식에서 삶의 태도를 발견할 수도 있다. 기준선을 그려 안정적으로 그려나가거나 꼼꼼한 붓질로 여백을 채우는 것은 살아가는 방식과도 닮았다. 그림 그리기란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과 접속하는 일이다.

좋아하는 일은 함께하라

화실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준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나란히 앉아 그리는 것만으로도 나이와 직업을 뛰어넘어 마음이 통한다. 각자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가 선이 되고 색이 되어 화폭에 담기고, 서로의 그림을 바라보며 그 사람을 알아간다. 같이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내밀하게 소통하는 경험이다. 혼자 헤쳐가야 하는 인생에서 같은 것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힘이 된다.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시작할 용기를 얻고, 말하지 않아도 그림으로 위로받는다. 이 책은 그 느슨하고 따뜻한 연대로 당신을 초대한다. “우리에겐 함께 그려야 할 그림이 있다”고. 지금 함께 그려보지 않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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