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라는 새로운 공동체에 첫발을 내디딘 첫날은,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고 뭔지 모를 불편함도 느끼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첫날, 교회 공동체 안에서 경험한 것은 이후 거의 모든 주일이면 경험하게 될 내용이라는 점을 곧 알게 되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 첫 예배 때 생소하게 다가왔던 개념이나 모습들 또한 계속 경험하게 될 핵심적인 예배의 내용이자 신앙생활의 면면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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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로 번역된 헬라어는 ‘에클레시아’(?κκλησ?α)입니다. 헬라어란 기원전 300년에서 기원후 300년까지 헬레니즘 사회가 구축된 후, 헬레니즘 권역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쓰인 언어를 일컫는 말입니다. 특별히 이 시기에 일반인들이 주로 사용한 헬라어를 코이네 헬라어라고 부르며, 신약성경은 바로 이 코이네 헬라어로 기록되었습니다. ‘교회’로 번역된 헬라어 단어 ‘에클레시아’(?κκλησ?α)는 “…로부터”를 의미하는 ‘에크’(εκ)라는 전치사와 “부르다”, “소환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동사 ‘칼레오’(καλεω)의 합성어입니다. 따라서 에클레시아는 어원적으로 “…로부터 불러내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밖으로 불러내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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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은 ‘주의 날’(the Lord's day)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주님(the Lord)께 속한 날’이라는 의미입니다. 기독교인들은 흔히 ‘일요일’이라고 부르는 날을 ‘주일’이라고 부릅니다. ‘주일’이라고 할 때, 여기서 ‘주’는 기독교인들이 믿고 따르는 주님이신 예수님을 말합니다. 그리고 ‘주일’은 “The Lord’s Day”라고 소유격을 사용해서 “예수님께 속한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이날의 주인공은 바로 예수님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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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경에서 ‘예배’에 사용된 단어 중 먼저 “아바드”(ABAD)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단어의 뜻은 “하다”, “만들다”, “숭배하다”, “복종하다”인데, 본래 노예나 고용된 종들을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하나님을 섬기는 데 사용되면서, 제물을 드리는 행위와 레위인이 하는 회막에서의 봉사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이사야 19:21; 예레미야 44:3).두 번째 용어는 ‘샤하아’(SAHA-A)입니다. “굴복하는 것”, “엎드리는 것”, “경배하다”라는 뜻으로서 숭배, 순종, 봉사의 종교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개념은 예배하는 사람들이 몸과 마음으로 최대한으로 존경을 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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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聖經)은 영어로 바이블(BIBLE)이라고 하며, 이는 라틴어 비블리아(BIBLIA)에서 유래한 말로 ‘책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책이라는 말 앞에 한글로는 ‘성’(聖), 영어로는 ‘HOLY’라는 말을 붙여서 거룩한 글, 聖經, 즉 ‘The Holy Bible’이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성경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담고 있는 책이며, 하나님께서 자신을 온전하고 완전하게 드러내신 유일한 계시의 완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성품과 말씀을 담고 있기에 하나님을 보여주고 드러내는 책이라는 의미로 성경(The Holy Bible)이라고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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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에 있어 기도의 본질은 바로 그 하나님께서 깊은 교제의 자리로 우리를 초청하시는 사건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기도 행위는 늘 우리를 그 깊은 교제 가운데로 초청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입니다. 따라서 기독교 신앙에 있어 기도는 일방적인 요청이나, 요구나, 무작정 비는 행위가 아닌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반응이며, 그 깊은 교제로의 초청에 대한 응답입니다. 그래서 기도를 ‘하나님과의 대화’라고도 하며, 또한 기도를 ‘하나님의 긴 호흡을 공유하는 시간’이라고도 하고, ‘영혼의 호흡’이라고 정의합니다. 기도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과의 대화가 사라진 것이고, 하나님과의 교제는 끊어진 것이며, 영혼은 더 이상 호흡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기에 기도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영적으로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시금석 역할을 합니다. 하나님을 떠난 인생은 죽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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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신경의 기원에 대해서는, 2세기 무렵부터 영지주의 및 몬타누스주의 등 이단 사상이 대두되자 기독교가 신앙을 정립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입장이고, 이 신조에 의거하여 이단을 구분하는 주요 잣대로 활용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사도신경은 교회 공동체가 믿어야 할 기본적인 교의를 잘 요약, 정리하고 있으며, 이것의 가치는 초기 교부들과 공의회 등이 재확인했고, 재천명함으로 교회 안에서 권위를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사도신경은 공동체가 기독교 교리를 올바로 이해하고 함께 고백하기 위해 사용한 오랜 전통을 지닌 교회의 고백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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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교회의 일원으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예배당에 드나드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흔히 교회에 다닌다는 말을 종종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오히려 교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좀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선택하심을 받은 영광스러운 공동체이며, 장차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영광이 보장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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